5년 전 광주 투자촌극 주인공 제니퍼 정, 다시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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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회사를 몰라요? 녹색 수술복 100년 전에 만든 미국 의료용품 회사잖아요."
미국에 본사를 둔 의료기업 A사가 광주 빛그린국가산업단지에 3천200억원을 투자해, 의료용품 멸균 및 패키징 공정을 처리할 공장을 신설한다는 내용이었다.
광주시는 그의 투자 약속만 믿었을 뿐, 그 과정에서 미국 본사에 확인하지 않았고, 제니퍼 정이 본사로부터 대표성을 위임받았는지 등도 살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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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등 전문직 상대로 43억원 규모 사기 행각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그 회사를 몰라요? 녹색 수술복 100년 전에 만든 미국 의료용품 회사잖아요."
일반인들에게는 낯설지만 의료계에서는 유명한 글로벌 의료기업 A 회사, '제니퍼 정'은 그 회사의 한국총판(지부) 대표 직책의 명함을 들고 다녔다.
그의 이름이 광주에서 처음 알려진 것은 2018년으로, 광주시는 그해 2월 투자유치 소식 하나를 발표했다.
미국에 본사를 둔 의료기업 A사가 광주 빛그린국가산업단지에 3천200억원을 투자해, 의료용품 멸균 및 패키징 공정을 처리할 공장을 신설한다는 내용이었다.
연 매출 10조원에 달하는 외국기업이 광주에 투자하겠다는 의향에 당시 광주시는 확인보단 장밋빛 미래를 그리기에 바빴다.
비전 선포식 등으로 청년 일자리 등 350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날 전망을 발표하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 광주전남본부 등과 투자의향서(LOI)까지 체결했다.
당시 A사 국내 파트너 회사 대표 자격으로 광주시에 투자 의향을 알리는 등 협약과 진행 과정을 모두 함께 논의 한 인물이 바로 제니퍼 정이었다.
하지만 이후 광주시가 미국을 직접 방문해 확인한 결과 A사 본사는 투자 계획을 세우지도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광주시는 그의 투자 약속만 믿었을 뿐, 그 과정에서 미국 본사에 확인하지 않았고, 제니퍼 정이 본사로부터 대표성을 위임받았는지 등도 살피지 않았다.
제니퍼 정의 신분 자체가 의심스러운 상황이었지만, 광주시는 "투자 정보 유출을 문제 삼겠다"는 그의 엄포에 휩쓸리다 사건의 진위를 파악하지 않고 유야무야 없던 일로 정리했다.
제니퍼 정의 이름이 5년 만에 광주에서 다시 회자됐다. 이번에는 의사 등 전문직들을 상대로 투자사기를 벌인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그는 최근 광주·전남 지역 병원에 휠체어나 위생용품 등 의료용품을 기부하고 병원장과 사진을 찍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물품을 기부하고 찍은 사진을 들고 제니퍼 정은 의사 등 의료계 인사들과 친분을 쌓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게 알게 된 의사 등 전문직 4명에게 A사 이름을 내세워 투자를 권유했다.
미국 본사인 A사에 투자하면 투자 이민 등으로 영주권도 획득할 수 있고, 교환학생이나 유학도 갈 수 있다는 꼬드김에 자녀를 둔 의사나 교수 등 전문직들이 속아 넘어갔다.
결국 피해자 4명의 고소로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제니퍼 정이 43억원 상당의 투자금을 받아 가로챈 것으로 보고 사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이번 사기 사건을 수사하며 A사에 제니퍼 정과의 관계에 대해 문의하기도 했다.
A사는 "그는 우리와 아무런 관계가 없는 인물"이라는 답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사기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추가 피해 접수 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pch8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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