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의 포니 복원에 숨은 명품업체 전략
헤리티지가 브랜드 가치 높이는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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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봄 이케아는 창립 80주년을 기념하며 1970~80년대 제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뉘틸베르카드 컬렉션을 발표했다. 디자인 정체성이 확립된 당시의 정신을 되새기며 헤리티지를 전승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앞서 2016년에는 최초 매장이었던 스웨덴 엘름훌트 매장을 창업 이념과 기업의 발자취를 담은 박물관으로 리모델링했고, 2020년에는 1951년 이후의 카탈로그를 빠짐없이 저장한 디지털 아카이브를 공개했다.
명품업계에서 주로 하던 헤리티지 마케팅이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오랜 역사 속에 보존해 온 전통과 원칙, 문화를 부각해 차별화된 이미지를 심어주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미국 아웃도어 시장을 개척한 에디 바우어는 2024년부터 로고에 ‘1920년 설립(EST. 1920)’을 추가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에 다운재킷을 공급한 스토리도 재조명한다.
창업자 아디 다슬러 사망 후 나이키에 주도권을 뺏기고 표류하던 아디다스는 헤리티지에서 재기의 기회를 찾았다. 최고를 지향하던 아디의 열정을 상기하며 기능성에 집중한 라인을 출시하고 브랜드 역사를 상징하는 제품을 부활시켜 호응을 얻었다. 1963년 제작한 최초의 가죽 테니스화 스탠 스미스는 2014년 재출시된 후 전 세계적으로 1억켤레 이상 팔렸다. 아카이브 구축을 전담하는 역사관리팀도 신설했다. 아디다스 디자이너와 마케터는 물론 외부 협업 파트너까지 상품 개발 전 과정에서 아카이브 자료를 활용한다.
앞선 기업을 추격하느라 미래 혁신에 집중해 온 한국 기업도 이제 과거를 발판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한다. 현대자동차는 최초 자체 생산 모델인 포니를 복원하며 선대의 정신과 열정을 계승하는 헤리티지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동안 몰랐던 브랜드 역사와 스토리를 접하고 호감과 자부심을 느끼는 젊은 고객과 임직원이 많다고 한다.
역사는 누구도 모방할 수 없는 우리만의 자산이다. 글로벌 전통 강자와 신흥 기업 사이에서 헤리티지와 혁신의 조화를 이루며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지혜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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