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 상품 만나보세요” 대놓고 홍보하는 쇼핑몰이 있다고?

박창영 기자(hanyeahwest@mk.co.kr) 2023. 11. 2.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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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중국 직구 쇼핑몰
지재권 침해 문제 심각
건강위해·정보유출 우려도

“짝퉁 의류 특가를 찾고 계신가요? AliExpress에서 다양한 짝퉁 의류 상품을 탐색하며 고객님께 꼭 맞는 베스트 상품을 만나보세요!”

최근 구글에서 ‘알리익스프레스’ ‘짝퉁’ 키워드 조합으로 검색해서 알리익스프레스에 접속한 결과 위와 같은 소개 문구가 떴다. 4만원대에 판매 중인 ‘디스커버리 남성용 겨울 패딩’부터 다양한 모방 상품을 찾을 수 있었다. 사이트 하단에는 “간단히 베스트 짝퉁 의류 셀렉션으로 폭넓게 검색한 후 베스트 일치 또는 베스트 가격으로 가장 적합한 상품을 찾을 수 있습니다”라는 검색 팁도 보였다. 국내 주요 이커머스(전자 상거래) 업체가 다양한 짝퉁 근절책을 시행하는 것과 다소 거리가 있는 모습이다.

구글에서 ‘짝퉁’ ‘알리익스프레스’로 검색해서 들어갔을 때의 페이지. ‘AliExpress에서 다양한 짝퉁 의류 상품을 탐색하며 고객님께 꼭 맞는 베스트 상품을 만나보세요’라는 소개 문구가 눈에 띈다. [사진=알리익스프레스 홈페이지 캡쳐]
파격가를 내세운 중국 직구 업체가 폭발적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지만, 짝퉁과 낚시성 상품의 우려는 여전하다는 평가다. 정품을 원했던 소비자에게 모조품을 제공한다는 문제와 더불어, 소비자가 ‘짝퉁’을 원한 경우에도 업체의 지적재산권(IP)을 침해하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올해 8월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1년 이내 해외 물품 구매 경험이 있는 500명 중 가품 등 피해 경험이 가장 많은 플랫폼은 알리익스프레스(31명)였으며 피해 해결률도 61.3%로 최저였다.
알리 대표 “가품 이의 제기는 0.015%에 불과”
지난달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야는 알리익스프레스의 중국산 짝퉁 상품 판매에 대한 우려를 일제히 제기했다. 의원들은 ‘한국 블랙야크의 30만원짜리 겨울 패딩 점퍼의 모조품이 알리익스프레스에서 1만∼3만원에 판매돼 브랜드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거나, ‘국회의원 배지가 1만5000원에 게시돼 있다’는 등의 문제를 제기했다.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한국 대표는 “한국 전체 거래량 대비 가품 이의제기는 0.015%”라며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해 지식재산권을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서울 4호선 회현역 광고판에 마동석, 고규필 배우가 출연한 알리익스프레스 선전이 떠 있다. [최재원 기자]
정보 탈취 목적의 ‘낚시 상품’ 의심도
개인 정보 탈취를 목적으로 한 ‘낚시 상품’ 우려도 나온다. 중국 온라인 쇼핑몰에서 물건을 구매한 30대 남성 B씨는 “한 개에 40원짜리 묶음 배송 상품이 끝내 오지 않은 경우가 있었다”며 “‘낚시 상품’을 걸어두고 내 고객 정보를 빼간 건 아닌지 의심돼 불쾌했다”고 전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는 ‘AliExpress.com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해 수집된 개인정보를 제3자인 판매자에게 이전할 수 있고, 그 처리를 위탁업체에게까지 맡길 수 있다는 내용을 고지하고 있다.

아울러 ‘급박한 생명, 신체, 재산의 이익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해’ 동의 없이도 판매자인 제3자에게 개인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돼 있다. 강 의원은 알리익스프레스의 중국 판매자 제품을 구입하면 고객의 개인정보는 모두 중국으로 이전될 수 있지만 중국 판매자에게 제공된 개인정보가 어떻게 관리되는지는 확인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안전이 검증되지 않은 위해식품을 구매할 위험도 존재한다. 2일 식품의약품안전처 수입식품정보마루에 따르면 해외 직구 위해식품은 3,420개에 이른다. 이들 중 상당수는 여전히 해외 직구 쇼핑몰에서 구매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해외 직구 상품은 수입법을 적용받지 않아 일반적으로 통관할 때 검역 절차를 거치지 않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해외 직구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만큼 정부에서도 해외 직구 상품에 엄격한 검역 절차를 적용해 소비자 보호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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