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프·광군제 우리도 빠질 수 없지” 치열해진 국내 플랫폼 직구 경쟁

박홍주 기자(hongju@mk.co.kr) 2023. 11. 2.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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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인천시 중구 인천본부세관 특송물류센터 <사진=연합뉴스>
국내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체들간의 해외 직구 경쟁이 나날이 치열해지고 있다. 업체들은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중국 광군제 등 주요 쇼핑 일정에 맞춰 다양한 프로모션을 내놓고 있다.

국내 이커머스의 직구 경쟁은 소비자의 해외 직구 편의성을 높이고 있지만, 직구 수지가 악화하는 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이커머스 업체들은 이달 광군제(11일)와 블랙프라이데이(24일)를 앞두고 늘어날 직구 소비를 준비 중이다. 각각 중국과 미국의 유통업계에서 연중 가장 큰 폭의 할인 행사가 펼쳐져 국내 소비자들의 직구 참여도 절정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해외 직구가 늘어나는 반면, 국내 상품을 해외에 직판하는 역직구는 힘을 잃고 있어 전반적인 무역수지에는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직구가 보편화하면서 국내 소비자들이 저렴한 해외 상품을 곧바로 받아볼 수 있게 됐지만, 그만큼 상당량의 소비가 해외 업체들로 빨려들어가 거시경제 지표로는 악화요인이 되는 셈이다.

남은 하반기 일정상 이런 직구수지 악화 추세는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1일에는 ‘중국판 블프’로 불리는 광군제가 열려 중국산 제품들이 대폭 할인가로 나올 예정이다. 곧이어 24일(11월 넷째주 목요일인 추수감사절 다음날 금요일)에는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가 준비돼있다. 그 뒤 크리스마스와 연말 시즌에는 국내 유통사들로서는 호황기이긴 하지만 수출 대목으로 보기는 어렵다.

티몬, 가성비 의류 직구 기획관 ‘데일리 클로젯’ 운영 <사진=티몬>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은 직구 소비가 늘고 역직구는 줄어드는 추세에 맞춰 직구 서비스를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플랫폼에 따라 명품부터 1만원 이내 초저가 상품까지, 품목별로는 공산품부터 수입육 등 식자재까지 세분화해 경쟁에 뛰어드는 모양새다.

G마켓·옥션은 지난달 23일부터 명품 직구 전용 채널인 ‘캐치패션’을 출범하고 럭셔리 직구를 강화했다. 병행수입 없이 50여개 글로벌 파트너사와 연계해 아미·우영미·자크뮈스 등 하이엔드~명품 브랜드를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반대로 티몬은 최근 ‘해외직구 초저가샵’을 열고 1만원 이내의 상품에 대해 ‘무료배송·5일 이내 도착’을 내걸었다. 가성비 패션 기획관인 ‘데일리 클로젯’으로 1만원대 패션 직구상품까지도 무료 배송한다는 방침이다.

축산물 직거래 플랫폼 미트박스는 해외 수입육을 국내 배송지로 바로 배송하는 해외직구 서비스를 열어 운영 중이다. 원산지에서 검역·통관을 거쳐 다른 유통지를 거치지 않고 식당·정육점 등 대용량 구매 고객들에게 저가에 바로 전달하는 방식이다. 공산품 위주였던 직구 시장이 품목으로도 다변화되는 모양새다.

미트박스, 수입육 해외직구 서비스 출시 <사진=미트박스>
이 같은 치열한 ‘직구 전쟁’은 소비자 편의를 늘려 전체적인 직구 시장의 판을 키우는 긍정적인 영향을 끼쳐왔지만, 무역수지 악화의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한국 상품을 해외 구매자들에게 ‘직판’한 규모(역직구)는 2020년 약 6조34억원에서 2021년 4조3915억원, 지난해 1조8417억원으로 급락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약 7375억원에 그치면서 연간 판매액은 더 줄어들 전망이다. 온라인 해외 직구액이 최근 매년 5조원대를 기록하고 계속 늘어가는 것과는 정 반대 추세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일종의 ‘팬데믹 특수’를 봤던 역직구가 최근 계속해서 줄어들고, 반대로 직구는 늘어가면서 업계에서는 직구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기업들 입장에서는 시장 파이가 크지 않은 역직구보단 직구를 늘려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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