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평 땅도 얹어 줄게요”…수익성 쪼그라든 주유소 업주들, “일단 팔고 보자”

김양혁 기자 2023. 11. 2. 15:3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국내 주유소들이 매년 경영난을 이유로 적게는 수십개, 많게는 수백개씩 문을 닫고 있다.

그 결과 10년 이상 이어져 온 '전국 주유소 1만1000개' 기록도 무너졌다.

2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주유소는 총 1만990개로 집계됐다.

한국주유소협회와 한국석유관리원이 집계한 2010년 국내 주유소 수는 1만3349개였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작년 전국 주유소 1만990개…1만1000개 무너져
해마다 줄어드는 주유소…“매입시 땅 100평 얹어준다”
주유소 수익성 줄어, “현금화하려는 수요 증가”
폐업도 어려워…토지정화·철거비용만 1억~2억원
서울의 한 주유소에서 시민이 주유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주유소들이 매년 경영난을 이유로 적게는 수십개, 많게는 수백개씩 문을 닫고 있다. 그 결과 10년 이상 이어져 온 ‘전국 주유소 1만1000개’ 기록도 무너졌다. 휴업까지 하는 주유소를 더하면 실제 영업 중인 주유소 수는 더 적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일부 업주는 주유소 매매를 위해 100평 규모의 땅까지 얹어 주겠다고 나섰다.

2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주유소는 총 1만990개로 집계됐다. 전년(1만1188개)보다 198곳이 더 줄었다.

국내 주유소 수는 지난 2010년을 정점으로 매년 하락하는 추세다. 한국주유소협회와 한국석유관리원이 집계한 2010년 국내 주유소 수는 1만3349개였다. 이때를 최고점으로 매년 적게는 100개 안팎에서 많게는 200개까지 줄어들고 있다.

주유소 업계는 1995년 주유소 간 거리 제한이 사라진 이후 늘어난 주유소 간 경쟁 심화에 따른 결과라고 분석했다. 국내 정유사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지역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면 지역 유지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면서도 “최근에는 이익률이 쪼그라들면서 부동산업에 투자하는 게 낫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 국내 휘발유·경유 가격이 3주 연속 하락세를 보인 29일 서울의 한 주유소에서 시민이 휘발유를 주유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10월 넷째 주 기준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1763.6원으로 전주 대비 11.5원 하락했고 경유 평균 가격 또한 전주 대비 4.8원 내린 1684.5원을 기록했다. 2023.10.29/뉴스1

주유소 업계 안팎에선 국내 적정 수준의 주유소를 8000개 정도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추정치일 뿐이다. 국내서 적정 수준의 주유소를 위한 통계 관련 조사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유소협회는 현재 상태로는 주유소 평균 영업이익률이 1~2%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이는 전체 도소매업종 가운데 최하위 수준이다. 경기도 포천시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A씨는 “보유한 주유소를 구매할 경우 인근 100평 규모의 부지를 얹어주겠다”고 했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주유소 매매·임대를 전문으로 하는 한 공인중개사는 “큰 부지를 활용해 주유소업을 하기보다는 부지를 이용해 현금화하려는 분위기”라고 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도 “최근 서울과 같은 도심 지역을 제외한 외곽 지역에서는 꾸준히 매물이 나오고 있다”며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은 지역에서는 충분히 가능한 거래”라고 말했다.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가 폐업으로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스1

주유소 사업자들은 휴업을 결심하더라도 폐업까지 이르기까지는 비용적인 측면에서 부담이 크다고 주장한다. 주유소 부지를 일반 용도로 바꿀 경우 토지 정화 비용만 1억~2억원가량이 드는 것으로 추산된다. 정화 업체 관계자는 “토지 정화 비용을 비롯해 서류 절차까지 기존 주유소를 일반 용도로 변경하는 작업이 까다롭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주유소가 여전히 수익성이 나쁘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 정유사 한 관계자는 “출퇴근길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주유소에 차량이 줄지어 서 있는 풍경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라면서 “대부분 주유소가 적은 마진으로 많이 파는 박리다매 방식인데, 비싸게 팔지 싸게 팔지는 사실 업주 판단에 달렸다”고 말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