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세수 펑크에 '적금통장' 턴 제주도교육청
전년비 0.2% 증액...코로나19 당시 증가율 수준
중앙·지자체 세수 감소에 재정안정화기금 등 투입
제주자치도교육청이 내년도 예산을 올해와 비슷한 1조 5천억 원대 규모로 편성했습니다.
특히, 정부의 역대급 '세수 펑크' 여파로 줄어든 세입을 메꾸기 위해 이제까지 '적금통장'처럼 쌓아온 재정안정화기금 등을 대거 풀기로 했습니다.
도교육청은 1조 5,963억 원 규모의 '2024년도 교육비특별회계 세입·세출예산안'을 편성하고, 내일(3일) 제주자치도의회에 제출한다고 오늘(2일) 밝혔습니다.
이는 올해 예산안(1조 5,935억 원)보다 28억 원(0.2%) 늘어난 규모입니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0.4%), 2021년(-3.0%) 당시 예산 증감률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2022년과 2023년엔 모두 16.7%의 증가율을 기록했습니다.
우선 내년도 예산안의 주요 세입 내용을 살펴보면, 보통교부금 및 특별교부금을 포함한 중앙정부 이전수입 1조 1,388억 원이 반영됐습니다. 이는 전년도 1조 2,701억 원과 비교해 1,313억 원 줄어든 규모입니다. 감소분 대부분은 보통교부금 항목(-1,282억 원)에서 줄었습니다.
지방자치단체 이전수입도 타격을 입었습니다. 지자체 이전수입은 올해 2,726억 원으로 전년도 2,848억 원 대비 122억 원 감소했습니다.
즉, 중앙정부와 지자체로부터 들어온 세수가 전년에 비해 1,435억 원 축소된 것입니다.
도교육청은 이러한 세입 감소분을 메꾸기 위해 재정안정화기금 312억 원과 교육시설환경개설기금(시설기금) 1,160억 원 등 기금예산 1,578억 원을 반영했습니다.
300억 원이 넘는 재정안정화기금이 투입되면서 남은 기금 잔액은 92억 원으로 줄어들게 됐습니다.
지난해 1,251억 원이 적립됐던 시설기금도 현재 적립 기금(2,342억 원)의 절반에 육박하는 1,160억 원을 사용하게 생겼습니다.
이러한 기금 성격의 재원은 중장기 교육 계획을 위해 사용되기 위해 조성된 것으로, 올해는 세수 악화에 따라 불가피하게 반영된 것이라고 도교육청 관계자는 설명했습니다.
김광수 제주도교육감은 이날 예산안 발표 브리핑에서 "세입분야는 부동산 시장 침체, 경기 둔화 장기화로 세수가 감소한 영향으로 인해 중앙정부이전수입 및 지자체이전수입이 모두 전년도에 비해 줄어들어 재정안정화기금 등 활용 가능한 기금을 투입해 부족한 부분을 충당했다"고 밝혔습니다.
도교육청은 이러한 재정 여건 속에서 △기존 사업에 대한 재검토 △불요불급한 재정지출 감축 등 재정사업 관리를 강화해 건전재정의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내년 본예산 편성 방향으로 △더불어 성장하는 민주시민교육 △핵심역량을 키우는 맞춤형 교육 △모두가 건강하고 안전한 교육환경 △따뜻하고 행복한 교육복지 △소통과 참여로 열린 교육행정에 중점을 두고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습니다.
분야별로 살펴보면, '더불어 성장하는 민주시민교육'에 437억 원을 지원합니다. 자연과 함께하는 인성학교 운영 등 인성교육 분야에 370억 원, 민주시민교육 운영 등 참여·실천하는 역량 강화 분야에 34억 원, 글로벌 교수학습 역량강화연수 등 공존과 상생의 교육 분야에 33억 원을 투입합니다.
'핵심역량을 키우는 맞춤형 교육'에는 721억 원을 투입합니다. 학습역량 도움 프로그램 및 기초학력 보장 선도학교 운영 지원 등 학생 성장 지원 교육과정 운영에 219억 원, 진로·진학 준비를 위한 고3 진로지원비 등 꿈을 디자인하는 진로·진학교육 분야에 272억 원 등을 편성했습니다.
'모두가 건강하고 안전한 학교환경'에 3,567억 원을 지원합니다. 대표적으로 친환경급식비 지원단가 인상, 마약류 예방교육 전문강사 지원 등 건강한 교육환경 조성에 956억 원, CCTV통합관제센터 운영 지원, 학교폭력 예방사업 지원 등 안전한 교육환경 조성에 1,641억 원을 투입합니다. 가칭 서부중학교와 아라월평초중학교 신설, 초등학교 4학년 태블릿PC 지원 등 미래 교육환경 조성에도 970억 원을 편성했습니다.
'따뜻하고 행복한 교육복지'에 1,729억 원을 배정했습니다. 도내 원거리 통학 중·고등학생 교통비 지원과 통학버스 임차료 지원 등 균등한 교육기회 보장에 1,114억 원, 모든 학교 방과후 수강료 전면 무상 지원 등 행복을 채워가는 희망교육 사업에 555억 원을 투입합니다.
'소통과 참여로 열린 교육행정'에 1,126억 원을 편성했습니다. 학교운영기본경비 및 학교운영비 재정결함보조 지원 등 신뢰로 여는 교육행정 분야에 976억 원, 교육활동 침해 예방 프로그램 운영 지원 및 교육활동보호센터 운영 등 현장 지원 교육행정 분야에 112억 원을 배정했습니다.
이외에 인건비 8,220억 원, 예비비 45억 원, 예수금 이자 38억 원, 기관기본운영비 등 80억 원 등을 편성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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