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어때’ 최대주주 CVC캐피탈, 유럽 증시 상장 내년으로 연기
ARM·버켄스탁 등 유럽 IPO 부진에 상장 연기
10% 지분 IPO 통한 자금 조달 계획 차질 불가피
국민연금 등 한국서도 다수 사모펀드 투자 유치
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 등은 지난 1일 CVC캐피탈 고위급 경영진이 참여한 내부 회의를 거쳐 그간 추진해 오던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증시 상장 계획을 내년으로 연기했다고 보도했다.
운용자산(AUM)만 1610억유로(약 230조원)에 달하는 대형 사모펀드인 CVC캐피탈은 주로 바이아웃(경영권 거래) 사모펀드를 주력으로 운용하는 회사로 FT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기준 기업가치는 150억유로로 평가돼 유럽 내 대형 IPO 거래가 될 것으로 기대를 받았다.
연내 상장 계획이 내년 이후로 기약 없이 미뤄지면서 CVC캐피탈의 기업공개(IPO)를 통한 자금 조달에도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CVC캐피탈 주요 주주인 싱가포르투자청(GIC), 쿠웨이트투자청(KIA), 홍콩 통화청(HKMA), 미국 자산운용사 블루아울캐피탈 등은 최소 15억유로(16억달러)를 조달하기 위해 이번 IPO로 약 10%의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었다.
앞서 외신들은 지난 10월 초 무렵까진 CVC캐피탈이 이르면 연내 유럽 증시에 상장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10월 한달간 기업공개(IPO) 유망주로 투자자들의 기대를 받던 ARM, 버켄스탁 등 유럽 기업들이 상장 이후 부진한 성적을 받으면서 CVC캐피탈 상장 연기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11일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독일 샌들업체 버켄스탁은 상장 첫날 공모가(46달러) 대비 12.6%나 급락한 40.2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최근 2년간 신규 상장한 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상장사 가운데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올해 미국 IPO 시장 최대어로 꼽혔던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도 지난 9월 19일 나스닥에 상장했지만 10월 20일과 30일 각각 주가가 공모가(51달러)를 7% 넘게 하회한 47달러선까지 내린 뒤, 1일에도 공모가 아래인 50.52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FT는 “CVC캐피탈이 가까운 시일 안에 시장 상황이 개선되면 다시 상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CVC캐피탈은 상장에 앞서 전통적인 바이아웃 펀드 분야를 넘어 인프라 펀드와 세컨더리 펀드 부문으로 투자 포트폴리오 확장을 위해 노력해 왔다. 이를 위해 CVC캐피탈은 2021년 세컨더리 펀드 전문기업 글렌다우어캐피탈(Glendower Capital)을 인수한 데 이어 올해 네덜란드 인프라 투자회사 DIF캐피탈 파트너스 지분을 약 10억유로에 사들였다.
CVC캐피탈은 지난 2019년 국내 숙박 플랫폼 ‘여기어때’를 약 3000억원에 인수하고, 국민연금으로부터 여러 사모펀드에 대한 투자 유치도 받는 등 국내 자본시장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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