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역대 최고의 재무장관, 정적을 대통령으로 민 이유
미국 역사상 최고의 재무장관으로 꼽히는 알렉산더 해밀턴의 삶을 그린 뮤지컬 ‘해밀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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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아, 고아, 카리브해 창녀의 자식이 어떻게 미국의 영웅, 건국의 아버지가 되었는가?”
‘해밀턴(Hamilton)’은 이렇게 묻는 단체곡으로 시작됩니다. 미국 초대 재무 장관 알렉산더 해밀턴(배우 린마누엘 미란다)은 여섯 명의 핵심 건국자 중 유일한 이민자입니다. 가난한 집안 출신이고 가장 어렸습니다. 해밀턴의 후원자였던 조지 워싱턴(크리스 잭슨)과 해밀턴의 정적 토마스 제퍼슨(다비드 디그스)이 모두 버지니아의 농장주 집안 자식인 것과 달랐습니다.
해밀턴이 1789년 조지 워싱턴 정부의 초대 재무부 장관에 취임했을 때 미국은 전쟁으로 많은 부채를 지고 있어서 사실상 파산과 다름없는 상태였습니다. 해밀턴은 전쟁 부채를 ‘자유의 대가’로 정의하고 반드시 갚아야 한다는 원칙을 표명합니다. 모든 부채를 연방 정부가 책임져야 하고, 조세의 중심을 주 정부에서 연방 정부로 옮겨야 한다고 역설합니다. 또 연방 정부의 허가를 받은 민간 은행의 설립도 추진합니다.
하지만 제퍼슨은 생각이 달랐습니다. 그는 미국의 미래를 제조업과 금융이 아니라 농업에서 찾았습니다. 또 채권을 산 ‘투기꾼’들이나 음험한 은행가들이 이익을 보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해밀턴은 논리를 갖추는 동시에 제퍼슨과 밀실 담판을 짓습니다. 그가 원하는 대로 수도를 뉴욕에서 버지니아에 가까운 포토맥 강가(지금의 워싱턴 DC)로 옮기는 데 동의하는 대신 자신의 경제 정책을 의회에서 통과시킵니다.
영국과 프랑스 사이에 벌어진 1793년 전쟁을 둘러싸고 해밀턴과 제퍼슨은 다시 격돌합니다. 제퍼슨은 영국을 경멸하는 친프랑스파입니다. 독립 전쟁 당시 프랑스에서의 지원을 상기시키며 의리를 지키기 위해 영국을 제재하자고 주장합니다. 현실주의자 해밀턴은 영국과 대립하면 관세 수입이 급감하고, 미국 시민들에게 높은 세금을 물려야 한다며 반대합니다. 워싱턴이 해밀턴의 손을 들어줘 제퍼슨은 다시 한번 패배를 당합니다.
1800년 대통령 선거는 유례없이 치열했습니다. 제퍼슨과 에런 버는 같은 수의 선거인단을 확보해서 하원으로 결정이 넘어갑니다. 재무부 장관에서 물러났지만 여전히 정계의 실력자였던 해밀턴은 “제퍼슨과 수많은 논쟁을 치르고 한 번도 의견이 같았던 적이 없지만 내 표는 제퍼슨의 것”이라고 선언해서 많은 사람을 놀라게 합니다. 제퍼슨은 신념이 있지만 버에게는 없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해밀턴의 지지 덕에 제퍼슨은 제3대 대통령에 오릅니다. 앙심을 품은 버는 결투를 신청하고, 해밀턴은 버의 총탄을 맞고 죽습니다.
‘해밀턴’은 2015년 브로드웨이 뮤지컬로 초연된 이래 토니상, 퓰리처상, 그래미상 등을 석권했습니다. 2020년 월트디즈니는 실황 장면을 촬영해서 상영 중인데, 영화 역시 흥행에 성공해 최다 스트리밍 기록을 세웠습니다. 미국 경제를 설계한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재무부 장관으로 평가받는 해밀턴의 진면목을 살펴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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