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군단도 끝내 사라졌던 무덤… SSG ‘손시헌 퓨처스 감독 선임’이 의미하는 것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오랜 기간 육성이 더디다는 평가를 받았던 SSG는 2022년 시즌을 앞두고 퓨처스팀(2군) 코칭스태프를 대대적으로 바꾸는 승부수를 던진다. 가장 눈에 들어오는 대목은 외국인 코치의 전면 배치였다.
당시 스캇 플레처 총괄 코치를 비롯, 브랜든 나이트 투수 코치, 데릭 메이 타격 코치, 세리자와 유지 배터리 코치까지 굵직한 메인 파트가 모두 외국인 코치로 채워졌다. 외국인 지도자들의 선입견 없는 눈과 육성 능력에 기대를 건 것이다. 한편으로는 구단 프랜차이즈 출신 코치들을 뒤에 붙여 경험을 쌓게 하는 부수적인 기대 효과도 있었다. 비용도 적잖이 들인 파격적인 구성이었다. 적어도 육성에 대한 구단의 확실한 의지를 느끼기는 충분했다.
효과는 어느 정도 있었다. 각 파트별 코치들이 나름대로의 전문성은 가지고 있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였다. 그러나 SSG는 1년이 지난 뒤 퓨처스팀 외국인 코치 사단을 해체하는 결정을 내린다. 미국인 코치들과 모두 재계약하지 않았다. 효과도 있었지만 외국인 코치라고 100% 옳은 건 아니었다. 마이너리그 상황과 국내 2군의 현실이 같지도 않았다. 몇몇 문제가 있었고, 유지하기보다는 고심 끝에 다시 코칭스태프를 짜는 게 더 낫다는 판단을 내렸다.
SSG는 10개 구단 중 육성이 더딘 축에 속한다. 아무래도 오랜 기간 좋은 성적을 유지하면서 최고 유망주 수준의 선수를 수혈하지 못한 것이 크다. 하필 연고지인 인천 팜의 수준도 떨어지기 시작했고, 설상가상으로 기대를 걸고 지명한 상위 라운드 선수들을 잘 키우지도 못했다. 2군에서 좋은 선수를 만들지 못하다보니 1군에서도 선택지가 좁아지는 것은 물론, 때로는 2군에서 애써 올린 선수들을 1군에서 잘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2023년이 딱 그런 해였다. 선수 풀도, 활용하는 1군 코칭스태프도 양쪽 다 문제였다.
SSG는 근래 들어 강화SSG퓨처스필드에 바이오 메커닉스 장비를 설치하는 등 육성 현대화를 위해 공을 많이 들였다. 시설 투자만 놓고 보면 다른 구단이 부럽지 않은 수준이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그 시스템을 운영하고, 유지하고, 보수하는 것은 다 사람이 하는 일이다. 일부 퓨처스팀 코치는 새 문물에 대한 이해도가 다소 부족했고, 일부는 거부감이나 피로감도 적지 않다는 게 구단의 냉정한 자기 진단이었다.
시즌 중반부터 이런 현실에 대한 구단의 자성이 있었다. “선수 영입도 중요하지만 육성을 이끌고 선수들을 잘 키울 만한 능력 있는 코치가 더 필요하다”는 의견이 비등했다. 물론 당시에는 예상하지 못했을 정도로 지금은 판이 커진 상태지만, 1군과 별개로 퓨처스팀 코칭스태프에 대한 고민과 구성은 시즌 중반부터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2일 손시헌 신임 퓨처스팀 감독 선임을 발표하면서 이제 막바지 단계에 이르고 있다.
SSG는 2일 손시헌 퓨처스팀 감독 선임을 공식 발표했다. 손시헌 신임 퓨처스팀 감독은 2003년 두산에서 KBO리그 1군에 데뷔, 2019년 NC에서 1군 마지막 시즌을 보낼 때까지 KBO리그 통산 1559경기에서 타율 0.272를 기록한 견실한 스타 유격수 출신이다. 은퇴 이후에는 NC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다 최근에는 미국 연수를 진행 중이었다. NC에서도 나름대로 공을 들인 지도자 자원임을 의미한다. 이번에 SSG의 제안을 받고 팀을 옮긴다.
SSG는 “현역 시절 안정적인 수비와 뛰어난 작전 수행능력을 보여줬고 허슬 플레이의 대표적인 선수로 평가받았다. 그리고 두산베어스와 NC다이노스에서 주장을 맡으면서 리더십을 인정받았고, 은퇴 후 수비코치를 수행하면서 젊은 선수들을 이끄는 지도자로 활약했다. 또한 스포츠사이언스를 바탕으로 선수를 육성하는 미국의 팜시스템에 대한 관심을 갖고 관련 분야의 스터디를 꾸준히 진행해왔다”면서 “이러한 경험과 역량을 갖추고 있는 손시헌 퓨처스 감독이 스포츠사이언스를 근간으로 하는 구단의 육성 방향성을 이해하고 이를 활용해 퓨처스 유망주들의 변화와 성장을 이끌 육성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SSG는 지속적인 시설 투자로 이제 선수들의 데이터가 꽤 많이 모인 상황이다. 2024년 정도까지만 이 과정을 이어 가면 미래를 위한 데이터 풀은 완성될 수 있다는 게 구단의 기대다. 이 시기를 앞두고 스포츠 사이언스와 데이터 등 미국에서 선진 문물을 배워 이 부분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손 감독이 퓨처스팀을 이끌 적임자라고 판단한 것이다. 성적보다는 ‘육성의 과정’에 오롯이 포커스를 맞췄다고 볼 수 있다. 한편으로는 추후 1군에 올라갈 만한 좋은 지도자 자원을 확보했다고도 풀이할 수 있다. ‘코치와 지도자도 육성’이라는 최근 KBO리그 트렌드와 부합한다.
손 감독은 올해 43세의 지도자다. 2군 감독 중에서도 젊은 축에 속한다. 이 때문에 SSG 퓨처스팀 코칭스태프는 확 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구성이 거의 다 끝난 가운데, 손 감독보다 나이가 많은 퓨처스팀 코칭스태프는 소수다. 자연스럽게 젊은 코칭스태프 구성이 이뤄졌다.
네임밸류로 보면 사실 팬들의 공감을 사기 어려울 수도 있다. 다만 화려한 현역 경험보다는 기본적인 파트에서의 기술적 이해도, 과학과 데이터, 그리고 멘탈 관리 등 최근 퓨처스팀에서 기본적으로 필요한 덕목들을 우선적으로 봤다는 게 SSG의 자신감이다. 이름값보다는 현재 퓨처스팀에 부족한 능력을 채워 넣기 위해 움직였다. 어떤 결말과 성과로 이 인사가 기억될지는 시간이 조금 더 지나봐야 알 수 있다.
한편 손 감독은 “2군 감독 직을 맡겨 주신 SSG구단에 감사드리며,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그 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코칭스태프 및 프런트와 소통하고 협업하면서 좋은 선수들이 육성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그리고 누구나 기회를 받고 성공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손 감독은 2일 강화 훈련 시설을 방문해 상견례를 한 뒤, 3일 유망주 캠프가 진행 중인 일본 가고시마로 떠나 훈련을 지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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