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징계 해제’ 혁신위 겨냥해 안철수 “오진… 두려워할 것은 민심” 강력 비판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 등 징계 2일 해제…“대승적 차원에서 혁신위 제안 수용”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뉴스1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등 ‘대사면(징계 일괄 취소)’을 들고나와 당 지도부의 수용으로 이어진 징계 해제에 안철수 의원은 2일 연세대 의대 교수인 인요한 혁신위원장의 ‘오진’이 있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안 의원은 이날 오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새로 출범한 혁신위가 가장 우선순위로 통합을 주장했고 당에서는 징계자를 사면했다”며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으로 징계받아 당 대표를 내놓은 이준석의 징계가 취소됐으면 당 대표를 복원시켜 주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안 의원은 “그들이 나가서 얻게 될 지지율로 인해 총선이 두려워 끌어안았다면, 일부 국민들이 왜 그들을 지지하는지 그 뜻을 살펴 민심 회복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정도’”라고 강조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같은 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혁신위가 제안한 이 전 대표 등의 징계 취소 제안을 의결했다. 인 위원장이 이끄는 혁신위는 당내 화합을 내걸며 이 전 대표 등의 ‘대사면’을 1호 안건으로 내걸었었다.

김기현 대표는 회의에서 “당 윤리위의 징계 결정은 합리적 사유와 기준을 갖고 이뤄진 것으로 존중되어야 마땅하지만, 보다 큰 정당을 위한 혁신위의 화합 제안 역시 존중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회의가 끝난 후 “최고위는 혁신위의 당 화합 제안을 대승적 차원에서 수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는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과 윤석열 대통령과 당에 대한 거듭된 공개 비난 등의 이유에서 지난해 당원권 정지 1년6개월 징계를 받고 내년 1월에 징계가 풀릴 예정이었다. 올해 7월 ‘수해 골프’ 논란으로 당원권 정지 10개월 징계를 받은 홍 시장의 징계 기간은 내년 5월까지였다.

광주 5·18 민주화운동과 제주 4·3 사건 등에 관한 잇단 ‘설화’로 당원권 정지 1년 징계를 받은 김재원 전 최고위원의 징계 기간은 내년 5월까지였으며, 김 전 최고위원은 최근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7월 이 전 대표의 성 상납 증거인멸 의혹에 연루됐다는 이유로 당원권 정지 2년 징계를 받았던 김철근 전 대표 정무실장도 해제 대상에 포함됐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안 의원은 혁신위의 건의와 당 지도부 수용은 눈앞의 지지율이 떨어져 나갈 것을 우려해 ‘일단 덮고 보자’ 식의 대응이라는 취지로 지적했다. 두려워할 것은 이준석이 아니라 이반된 민심이라면서다.

아울러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념정치를 멈추고 깨끗하고 유능한 인물로 정부를 구성해 합리적인 국정운영으로 나아가라는 요구가 있다면서, 당을 향해서는 “대통령실 뜻이라면 무조건 수용할 게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같은 맥락에서 “민심과 다를 경우 지도부가 할 말을 하라는 게 국민의 요구”라면서, 안 의원은 “그것이 건강하고 바른 당정 관계이고, 이번에 기회에 확 바꾸면 당도 살고 대통령 지지도도 올라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안 의원은 ‘중진 스타 험지 출마론’은 국민의힘 혁신의 근본 처방이 될 수 없다고 봤다.

안 의원은 “좋은 인물을 찾아 이길 생각을 해야지, 영남권 중진이 수도권에 오면 경쟁력이 있다는 근거가 무엇인가”라며 “전국에 걸쳐 더 좋은 인물을 찾아 국민 눈높이에 맞추는 게 ‘정도’ 아니겠냐”고 물었다.

나아가 “혁신위가 가장 중요한 혁신 주제인 대통령과 당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없고, 엉뚱하게도 당내 화합과 영남 중진 차출만 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움직이는 건 잘못이라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