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과 섬김의 사역 "제주 집·교회 고쳐주며 사랑나눠요"
사랑의 집짓기 프로젝트로 마을에 봉사
코로나 이후 미자립교회 수리로 봉사 전환
은사대로 섬기는 삶, 기쁘고 감사
은퇴까지 3년, 좋은 후임 목회자 모시고 싶어
■ 방송 : CBS 라디오 <로드인터뷰_사람꽃>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 방송일시 : 2023년 10월 28일(토) 오후 5시 30분
■ 대담자 : 서귀포동원교회 정정일 목사
삶이 아름다운 크리스천을 만나는 시간, 로드인터뷰 사람꽃. 오늘은 서귀포동원교회 정정일 목사를 제주CBS 목회자 기자인 서귀포성결교회 이기원 목사가 만나봅니다.
◆이기원> 교회 소개를 간단히 해주시죠.
◇정정일> 1959년 9월 28일 한국장로교 총회가 분열될 때 제주의 모든 장로교가 통합 교단으로 가면서 10년 동안 제주에는 합동 교단의 교회가 없었습니다.
1968년 제55회 합동 총회에서 제주의 합동교회를 복구하자고 결의하고 1969년 9월 6일, 이 교회가 세워졌습니다. 지금은 제주에 우리 합동 측 교단의 교회가 한 55개 정도 있습니다.
◆이기원> 부임한지 얼마나 됐습니까.
◇정정일> 한 4년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는 65세에 여기서 위임목사가 되었죠. 저는 원래 경상남도 진주 사람인데, 서울하고 부산에서 약 30년 목회를 했습니다. 부산 초원교회에서 약 21년 목회를 했습니다.
그 전에는 중부산노회 노회장으로 지내다가 총회에 실망을 하고 목회를 접어야겠다는 생각에 57세에 은퇴를 한 적도 있습니다. 그때 제 아내가 서귀포 사람이라 솔직히 이사갈 곳이 없어서 제주로 왔습니다.
제주에 올 때 저는 제가 하고 싶은 목회가 있었습니다. 한 마을 전체를 목회하는 건데요. 농촌교회로 가서, 교회를 오는 분이나 안 오는 분이나 어르신들을 도와주는 사역을 하려는 목적을 갖고 있었습니다.
◆이기원> 코로나 이후에 마을 목회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는데, 목사님의 부르심이 특별한 것 같습니다.
◇정정일> 하지만 그대로 하지 못했고, 하나님께서는 제가 하고 싶은 방향과 성질은 같은데, 약간 다른 방식으로 사용 하셨습니다.
나이가 한 60살 가까이 되니까 오라는 교회가 없었고요. 그러던 차에 방주교회에 출석하면서 방주 사회복지지원센터라는 곳에서 센터장으로 사역하게 됐습니다. 서귀포 전역의 불우이웃이나 독거노인들의 집을 수리하고 가사도우미를 파송하는 일들을 한 6년 간 하게 됐습니다.
◆이기원> 목사님은 사랑의 집짓기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우리에게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에는 미자립교회, 작은 교회들을 돕는 걸로 압니다. 우선 집짓기 프로젝트가 어떻게 시작된 겁니까.
◇정정일> 집짓기 프로젝트는 제가 방주교회 사회복지지원센터에서 사역하고 한 3,4년쯤 지났을 때 중국에서 어떤 선교사님이 들어와서 농촌 집을 수리해 달라는 의뢰를 하셨습니다. 그 집 전체를 고치고 사진을 찍어서 면사무소 직원에게 보여주면서 '이런 분야는 제가 봉사할 수 있다'는 말을 전했습니다.
그 후에 그 직원이 사랑의 집짓기 프로젝트 제안을 하더라고요. 빈집을 수리해서 집 없는 사람에게 3년 동안 무료로 빌려주는 일이었는데, 참 힘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그렇게 총 6채의 사랑의 집짓기를 하게 됐습니다.
◆이기원> 목사님이 직접 하셨습니까.
◇정정일> 사랑의 집짓기는 처음에 혼자 했습니다. 1호 집은 혼자 했는데, 해를 거듭할수록 도와주는 사람이 참 많았습니다. 그래서 맨 마지막 한 집은 두 달 동안 약 200명 정도의 인원이 함께 했습니다. 참 보람이 있는 일이었습니다.
◆이기원> 집 짓는 기술은 어디서 배우셨나요.
◇정정일> 자격증은 없는데요. 필요에 의해서 하나님께서 주시는 것 같습니다. 부산에 있을 때 재정적으로 상당히 어려운 교회에서 목회를 21년 했는데, 사람을 불러서 교회를 수리할 수도 없는 작은 교회였습니다. 그때부터 제가 하나 둘 하다 보니까 전체를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기원> 지금까지 수리하거나 지어 준 집은 어느 정도 됩니까.
◇정정일> 작은 것부터 시작해서 큰 것까지 다 합치면 제가 방주사회복지지원센터에서 마지막까지 했던 게 한 204채 정도 됐고요. 그 가운데 교회 리모델링은 한 15개 정도 했습니다. 간단한 것부터 복잡한 것까지 합치면 한 250채 정도는 한 것 같습니다.
◆이기원> 사랑의 집짓기 프로젝트를 서귀포동원교회에 부임하기 전부터 했는데 지금은 끝났습니까.
◇정정일> 사랑의 집짓기는 이미 끝났습니다. 코로나가 닥치니까 대면으로 일할 수 있는 것들이 딱 줄어들더라고요. 그 일을 동사무소나 면사무소를 통해서 소개를 받았는데, 코로나로 다 끊어진 거죠.
그래서 대면을 해도 전혀 상관없는 교회를 하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합동제주노회 중에 미자립교회, 농촌교회를 리모델링하는 일을 사회부에서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처음에는 사회부에서 한다고 해도 목사님들의 도움을 받기는 힘들었는데요. 그래서 우리교회의 '동원 봉사단' 사람들을 데리고 가서 수리를 했고요. 작년에 11개 교회를 고쳤습니다.
근데, 이게 소문이 나니까 젊고 일 잘하는 목사님들이 영입돼서 올해는 6명의 목사님들이 열심히 도와주고 있습니다. 올해는 상반기까지 한 5개 교회, 얼마 전에 1개 교회를 했습니다.
◆이기원> 하고 있는 일들에 교회들이 어떤 관심을 가져주길 바랍니까.
◇정정일> 우리가 대가를 바라고 하는 건 아닌데요. 어느 교회를 도와줬는데, 그 교회에서 고마워서 그런지 다른 힘든 목사님들을 후원하는 일을 하더라고요. 이렇게 교회를 고쳐주는 사역을 하다보면 우리는 한 30% 했는데 하나님께서 100%를 채워주시는 걸 경험합니다.
대평교회 같은 경우는 본당 전체를 리모델링을 해줬는데요. 그 교회를 후원하는 전주의 어느 교회 목사님이 오셔서 보고는 그 옆에 새 교회를 하나 지어주시더라고요.
◆이기원> 재원 마련에 어려움은 없습니까.
◇정정일> 전혀 없습니다. 동홍교회 박창건 목사님이 도와주셔서 서울의 광염교회의 후원을 받게 됐습니다.
그 교회는 제가 알기로는 매주 100만 원을 빼고는 모든 헌금을 이웃과 나누는 곳에 씁니다. 광염교회를 연결시켜 준 박창건 목사님에게 제가 사회부에서 같이 일하자고 요청해서 현재는 함께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일했던 모든 재료비는 광염교회에서 해주셔서 어려움 없이 풍성하게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기원> 수리해주는 교회는 어떻게 신청을 받습니까.
◇정정일> 합동제주노회 사회부에서 신청을 받는데요. 교단을 초월해서 받습니다. 신청만 들어오면 언제든지 도와줄 준비가 돼 있습니다.
저는 이제 목회사역을 마무리하기까지 3년이 남았는데요. 저는 평생 총무로 이 일을 끝까지 감당할 생각입니다.
◆이기원> 체력적으로도 힘이 드실 텐데, 이 사역을 계속하는 이유가 뭘까요.
◇정정일> 너무 즐겁고 기쁘다는 거죠. 이건 하나님께서 나에게 주신 은사라고 봅니다. 저는 강의를 할 때도 '은사대로 목회합시다'라고 하는데요. 저 같은 경우에는 도와줘야 할 교회가 선정되고 내일이 가는 날이면 그 전날에 흥분이 돼서 잠이 안 옵니다.
◆이기원> 이런 나눔과 섬김의 사역이 목사님에게 특별한 행복감을 주는 것 같습니다.
◇정정일> 너무 행복하니까 이 일을 계속할 수 있는 것이고 또 어떻게 보면 하나님께서는 빈틈이 없으신 것 같습니다. 현재 제가 67세인데, 제가 방주사회복지시원센터에 있었다면 지금까지 일하기는 힘들었을 겁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저를 이곳 동원교회로 보내주셔서 65세에 위임목사가 되게 하셨고, 이 교회 전문가들을 만나게 하셔서 조직적으로 제가 많이 움직이지 않아도 일을 할 수 있게 해주셨습니다.
◆이기원> 앞으로 남은 목회 비전을 소개해주세요.
◇정정일> 비전이라고 하기는 그렇지만 좋은 후임자에게 물려주는 일입니다. 이 교회 왔을 때도 사실은 우리 동원교회 성도들 중에서 새로 오시는 목사님이 나이가 많다고 하신 분들이 더러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동원교회는 당시에 필요했던 게 교회 안정이었습니다. 교회 안정을 위해서 저한테 요구했던 것들 가운데 하나가 좋은 후배 목사님을 모시고 오는 것이었습니다. 그게 부탁이었습니다. 후배 목사님이 이 교회를 흔들림 없는 교회를 만들게 하는 것이 제 목회비전입니다.
그리고 사회부에서도 젊은 목사님들을 계속 찾고 있습니다. 사회부의 일이 내 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고 저 이후에도 계속 지속될 수 있도록 후배들을 발굴하는 일이 또 목회비전입니다.
또한 좋은 후임자들을 세울 수 있는 건강주시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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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미PD ymi74@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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