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서울 김포구요? 우선 교통부터 좀"…23분이 '2시간30분' 같았던 출근길
송혜수 기자 2023. 11. 2. 15:24
"서울시 김포구가 된다면 어떨 것 같아요?"
오늘(2일) 아침 JTBC 취재진은 김포골드라인에서 출근길에 오른 시민들을 만나 이렇게 물어봤습니다.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추진하는 경기 김포시의 서울 편입 방안에 대해 김포 시민의 의견을 직접 들어보러 간 겁니다.
국민의힘은 오늘 '메가시티 서울' 구상을 위한 수도권 주민 편익개선 특별위원회(가칭)를 발족하고 당 차원의 특별법 제정 등 각종 후속 조치를 예고했습니다.
기대와 우려의 시각이 공존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단순히 행정구역만 서울로 편입하는 것이 아닌 김포시의 교통문제 해소가 동반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실제로 김포와 서울을 잇는 김포골드라인에서는 출퇴근 시간대 혼잡률이 높아 호흡곤란 등의 사고가 잇따르며 '김포골병라인'으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취재진은 아침 7시 35분 지도상으로 아파트가 가장 밀집한 김포시 장기동으로 가 서울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시청역까지 이동하며 서울로 출근하는 김포시민이 겪는 교통난을 살펴봤습니다.
김포골드라인을 타기 위해 장기역과 가장 가까운 아파트 단지에서 출발하니 도보로 15분 정도 걸렸습니다. 역사는 생각보다 한산했습니다.
약 3분마다 전동차가 들어왔으며 전동차 안에는 여유 공간이 충분해 보였습니다.
그러나 종착역인 김포공항역으로 갈수록 전동차 안으로 인파가 몰렸습니다.
특히 걸포북변역에서부터 승객들이 많이 타기 시작해 풍무역에서는 앞뒤 양옆으로 다른 승객과 엉겨 붙어 완전히 몸이 끼었습니다.
이때 한 승객은 바로 옆 승객에게 '몸을 흔들지 말라'며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전동차 안은 시간이 지날수록 숨쉬기 불편했고 답답함이 느껴졌습니다. 다리에 쥐가 날 것 같다고 느낄 때쯤 김포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장기역에서 김포공항역으로 가는 23분이 2시간 30분처럼 길게 느껴졌습니다. 이날 취재진은 김포골드라인 김포공항역에서 내려 공항철도를 거쳐 1호선으로 갈아탔습니다. 장기역에서 시청역까지 가는데 걸린 시간은 약 1시간 25분입니다.
전동차 안에서 만난 40대 김관중 씨는 "매일 이렇게 김포에서 여의도까지 출근하고 있다"며 "김포가 서울시로 편입된다고 해서 교통문제가 아주 해결될 것 같지는 않다. 교통편이 더 편리해지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60대 김난호 씨도 "행정구역 편입 이전에 서울과의 접근성이 더욱 수월해지면 좋겠다"며 "서울 지하철 5호선 연장이 필요하다"고 호소했습니다.
또 다른 승객 A씨 역시 "김포의 서울시 편입 방안이 조금 뜬금없다고 생각한다"며 "수도권 지역에서도 김포는 서울 접근성이 다소 떨어지기 때문에 편입보다 교통문제 해소가 우선"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김현수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는 "김포시 서울 편입과 관련해 불거진 게 김포 광역교통 문제"라며 "이대로 3기 신도시 입주가 시작되면 통근자가 많아져 상황은 더욱 나빠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교수는 "이를 행정구역 통합 편입으로 해결할 것인지, 여러 가지 광역교통에 대한 협의를 통해 우선 풀어가야 할 것인지는 논의해야 할 문제"라고 했습니다.
김 교수는 "서울시 김포구를 하자는 방안은 아직 뜬금없는 이야기 같다"며 "이로 인한 편익과 기대 효과가 무엇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삶의 질이 올라가는 방향으로 행정이 움직여야 하지 않겠나"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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