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용택표 생태미술 ‘산넘고 물건너’ 아트스페이스 감에서
돌과 캔버스에 백두대간의 생태, 삶과 역사를 표현해온 권용택 화백의 개인전 ‘산넘고 물건너’가 15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아트스페이스 감에서 열린다.
1974년 수원문화원에서 첫 개인전을 열고 현실 참여 미술을 오랫동안 해온 권용택 화백은 환경·생태 문제에 관심을 갖고 평창 백석산 작업실 하오개 그림터에 정착했다. 산책과 등산을 하며 시간을 보내던 그는 정착 초기 백두대간 겹겹이 굽이치는 산과 깊은 산 속의 폭포, 또 크고 작은 계곡들을 만났다. 그 속에 기대어 살아가는 물까마귀와 고라니, 산양, 멧돼지, 수달, 황조롱이, 물까치, 어치 등 온갖 생명들의 아우성 역시 보고 들으며 이를 작업에 녹여냈다.
권 화백의 대표 작업이 된 돌작업은 이때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자연 속에서 살고 자라는 생명들을 직접 마주하면서 우연히 발길에 채인 돌을 재료 삼아 자연을 녹여내기 시작한 것.
“권용택의 돌그림은 자연 이미지의 환영이기 보다 실제적인 자연에 기초한 실제의 존재,즉 실재가 된 것”이라고 밝힌 김성호 미술평론가의 평처럼 돌의 형태와 굴곡을 따라 백두대간 곳곳을 담아낸 그의 돌그림 작업은 권 화백만의 독특한 형식으로 평가 받고 있다.
캔버스 작업에서도 권 화백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역사적이거나 지나간 삶의 궤적을 표현한다. 수묵기법을 차용해 밑 작업을 한 후 아크릴이나 유화로 덧입히는 최근의 평면 회화 작업 역시 과거와 현재, 거시적인 것과 미시적인 것 등 중층적인 표현 방법으로 소통을 중시하는 작가의 생각을 드러낸다.
권 화백은 24번의 개인전과 2회의 부스 개인전, 광주비엔날레, 평창비엔날레, 강원국제 트리엔날레 등 500여회의 전시에 꾸준히 작품을 발표하며 자연과 인간에 대한 독자적 회화철학을 지금까지 펼쳐 내고 있다.
박은충 스페이스 감 관장은 “생태계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으로 작가만의 생태미술이 체계화 됐다. 전시엔 이에 따른 내용과 형식을 조화롭게 진전 시키는 작가의 고민이 잘 드러나 있다”고 전했다.
정자연 기자 jjy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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