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 100년’ 위한 구의회의 역할

서울앤 2023. 11. 2.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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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성 l 노원구의회 의장

[서울&]

지난 3월 노원구의회 의장실에서 ‘2022 회계연도 노원구 결산검사위원’ 위촉장 수여식 뒤 위원들이 김준성(가

운데) 의장과 차담을 나누고 있다. 노원구의회 제공'>

지난달 전남 신안군 안좌도에서 개최된 ‘노원의 섬, 안좌도’ 선포식에 다녀왔다. 신안군은 자매도시를 대상으로 섬들을 하나씩 명예 섬으로 공유하고 자매도시를 상징하는 조각작품을 설치해왔다. 보라빛 ‘퍼플섬’으로 유명한 안좌도가 우리 노원구의 명예 섬이 됐다. 노원구의회에서는 의원 6명과 사무국 직원들이 함께 행사에 참여했다. 그냥 의례적인 행사겠지 하고 별 기대 없이 참석했는데, 강렬한 임팩트와 함께 어려운 숙제를 안고 돌아왔다.

신안군 하면 천일염과 함께 ‘수백 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남쪽 끝의 인구 4만도 되지 않는 작고 소멸위기인 지자체’로 여겨졌다. 하지만 자치단체장의 작은 아이디어와 결단이 무인도가 될지도 모르는 섬을 세계유엔관광기구 선정 최우수 관광마을로 만들면서 수십만 관광객의 발길을 이끌었다. 지붕과 담벼락 심지어 송전탑에도 보라색을 입히고 계절별로 보라색으로 피어나는 꽃과 나무를 심고, 섬마다 문화와 예술계의 저명한 아티스트들을 유치해 섬 전체를 미술관, 박물관으로 만드는 사업을 이어왔다.

우리 노원구도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 노원에 남은 최대 부지인 창동차량기지 개발사업이 있으며, 월계동의 중심부인 광운대 역세권의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태릉골프장의 활용과 관련해서도 ‘보존이냐 개발이냐’로 갑론을박하고 있다. 또한 1980년대 지어진 아파트의 재건축이 줄줄이 추진될 예정이다. 아파트가 80%가 넘는 주택 구조상 어쩌면 노원구 도시 전체가 리모델링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는 최소 100년 앞은 내다봐야 한다. 당리당략과 눈앞의 경제적 이득을 위해 근시안적 판단을 한다면 어쩌면 노원이 발전하고 도약할 최고의 기회를 놓치고 말지도 모른다. 이런 중요한 시점에 지혜를 모으고 좀 더 신중하게 정말 노원에 필요한 시설이 무엇이며 향후 어떤 구조와 평형의 주거시설이 필요할 것인지 심사숙고해 개발하고 재건축을 추진하는 것이 가장 시급히 해야할 일이다. 이 과정에서 베드타운의 이미지를 걷어내고 노원만의 문화와 예술을 상징하는 색깔을 입히는 것도 중요한 숙제다.

구의회의 많은 역할 중 가장 중요한 기능은 예산 심사다. 1988년 노원구청 개청 이래 해마다 증가하던 예산이 내년에는 처음으로 3천억원 정도 줄어들게 된다. 경기침체, 인구감소, 주택거래 건수 감소 등 여러 세수 감소 요인으로 인한 결과이다. 이는 구의회의 역할과 책임이 더 무거워졌음을 의미한다. 불필요한 사업예산은 삭감하고 핵심사업에는 예산이 부족하지 않도록 배정해야 한다. 기존 사업예산들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평가해서 예산 축소의 위기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하도록 하겠다.

지난해부터 행정 사무감사에 준하는 자료를 연 2회 요구해 각종 사업의 적정성과 예산의 효율성 등을 살펴보기 위해 준비해오고 있다. 활용도가 적은 기존의 방대한 공통 요구자료는 과감히 줄이고 핵심자료 위주로 요청해 종이를 절약하고 제출되는 자료의 완성도도 높일 수 있게 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추진되는 사업들에 대한 구의원들의 이해도와 접근성을 높여 의정활동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매년 재위촉해 운영하던 결산검사위원을 수준 높은 회계와 결산 전문가로 공개채용해 철저하고 공정한 결산검사를 수행하도록 했다. 지난해 결산검사와 비교하면 올해는 4배 이상의 지적 건수가 나왔으며 이를 바탕으로 정례회 때 진행될 행정 사무감사와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도 반영할 수 있을 것이다. 기존의 불합리한 타성과 관례를 과감히 개선하고 의원들이 마음껏 의정활동을 펼치고 결과가 주민들에게 돌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인공지능과 로봇으로 인한 일자리 감소에 대비하여야 하고 지역별·계층별 균형 잡힌 발전을 위한 지속적인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노력은 중앙정부의 결단과 역할이 중요하겠지만, 지방정부도 함께 해야 한다. 어떤 정책이나 사업이든 실행은 지방정부의 몫이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 혁명 시대에 뒤처지지 않고 오히려 한발 앞서 준비하고 대비해 구민들이 안전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그런 노원구가 될 수 있도록 고민하고 고민해본다.

김준성 l 노원구의회 의장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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