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경제학상 조셉 스티글리츠 “기후위기 대응…좋은 기업지배구조서 출발”

김유진 기자 2023. 11. 2.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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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셉 스티글리츠 미 컬럼비아대 석좌교수가 기후변화와 같은 복합적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주주가치 극대화에만 집중하지 않고 모든 이해관계자를 고려한 지배구조(거버넌스)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선제적 행동을 하기 위해서 기업들에 필요한 부분은 좋은 지배구조라는 게 스티글리츠 석좌교수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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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ESG 글로벌 서밋: 지속가능한 내일을 위한 위대한 걸음’ 국제 컨퍼런스
세계경제연구원·하나금융그룹 공동 개최
조셉 스티글리츠 노벨경제학상 수상자가 2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3 ESG 글로벌 서밋: 지속 가능한 내일을 위한 위대한 걸음' 컨퍼런스에서 영상으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김유진 기자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셉 스티글리츠 미 컬럼비아대 석좌교수가 기후변화와 같은 복합적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주주가치 극대화에만 집중하지 않고 모든 이해관계자를 고려한 지배구조(거버넌스)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출발점이 지배구조인 만큼 기업이 선진화된 지배구조 체계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스티글리츠 석좌교수는 2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3 ESG 글로벌 서밋: 지속가능한 내일을 위한 위대한 걸음’ 국제 컨퍼런스의 기조연설을 통해 “기후변화는 실존적 위기”라며 “강력한 기후 행동을 조기에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국제 컨퍼런스는 세계경제연구원과 하나금융그룹이 공동 개최했다.

스티글리츠 석좌교수는 한국의 기후 위기에 대한 선제적 행동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 스티글리츠 석좌교수는 “기후변화에 대해 조기에 강력한 대응을 하면 대응 과정에서 배울 수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행동을 한) 당사자에게 이익”이라며 “이미 한국은 수십년 전에 한국전쟁 이후 개발 과정을 거치면서 이를 깨달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런 것을 기반으로 한국은 다른 이들이 어려워하는 경쟁상대가 됐다”며 “친환경 수소 전환에 있어서도 움직임이 있다고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선제적 행동을 하기 위해서 기업들에 필요한 부분은 좋은 지배구조라는 게 스티글리츠 석좌교수의 주장이다. 그는 “좋은 거버넌스가 확립돼야 다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며 “주주만이 아닌 이해관계자 모두를 위하는 좋은 거버넌스는 ESG 가치 실현을 위한 다른 목표들이 달성될 수 있도록 하는 출발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ESG 공시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스티글리츠 석좌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표준화된 ESG 표준을 만들어 기업들의 활동을 투명하게 공개해야만 기후 변화와 불평등을 비롯한 현 시대가 처한 복합위기에 공동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했다.

이날 또 다른 기조연설자로 나선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은 “오늘날 81억 인류가 내디뎌야 할 지속가능한 내일을 위한 위대한 걸음은 두말 할 나위 없이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기후행동”이라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2050 탄소 중립이나 2030 온실가스감축목표와 같은 의욕적인 선언으로 결의를 다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부과 기업, 시민사회를 비롯한 기후대응의 주체들이 기후변화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구체적인 행동과 실천에 즉각적으로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반 전 총장은 “국제사회의 분쟁과 글로벌 공급망 불안 등으로 국제사회가 화석연 료로 회귀하는 경향을 보이면서 민간부문에서 ESG 활동이 다소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점”이라면서 “정부가 기업들이 ESG 경영 자체를 늦춰도 된다는 잘못된 신호를 주지 않도록 보다 세심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은 금리 급등으로 인한 시장 변동성 확대가 아닌 좀더 구조적인 변화에 기인하고 있다”며 “지정학적 갈등으로 인한 세계 질서 변화, 기후 변화 등으로 글로벌 금융 시장 경제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이런 전환기에 단순히 눈앞의 시장 충격을 대응하는 차원을 넘어 새로운 조직과 시스템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며 “찰스 다윈이 공동위협에 맞춰 협력, 변화에 대처하는 종이 생존하는 것이라고 강조한 것처럼 정부와 금융회사, 주요 투자자가 대응하면 경제가 저성장의 굴레를 벗어나 재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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