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경적에 '분노'…보행자 치고 너클로 주먹폭행한 대학생

1심 재판부 징역 1년8월 선고…항소심서 '집유' 감형
2심 재판부 징역 1년6월, 집행유예 3년 선고

수원법원종합청사. 2019.5.24/뉴스1 ⓒ News1

(수원=뉴스1) 배수아 기자 = 분노를 삭이지 못하고 길가던 보행자에게 아무 이유없이 상해를 가한 대학생에게 법원이 원심의 징역형을 파기하고 항소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제4형사항소부(부장판사 김경진)는 특수상해, 특수협박,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운전자폭행 등) 혐의로 기소된 A씨(19·대학생)에게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앞서 A씨는 원심에서 징역 1년8월을 선고받은 바 있다.

A씨와 검찰측 모두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항소심 과정에서 검찰은 A씨의 범죄 행위로 인해 피해자의 왼쪽눈이 실명됐다며 A씨의 특수상해 혐의를 '특수중상해'로 변경했고, 법원은 이를 허가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너클을 착용한 주먹으로 피해자의 눈 부위를 때려 실명에 이르게 했으며, 계속해서 다른 피해자를 때릴듯이 위협하고 또 다른 피해자에게 사시미칼을 꺼내보이며 위협한 것으로 피해자의 상해 정도 등에 비춰 죄책이 무겁고 보호관찰기간 중에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점은 불리한 정상"이라고 판시했다.

다만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원심에서 피해자들과 합의하고, 항소심에서도 실명된 피해자와 합의해 피해자들 모두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피고인이 아직 어린 나이로 이 사건으로 9개월 이상 구금돼 있었던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지난 1월7일 오전 1시쯤 경기 수원시 팔달구의 한 도로에서 운전 중 뒤따라오던 택시가 상향등을 켜고 경적을 울렸다는 이유로 택시기사 얼굴에 침을 뱉은 혐의로 기소됐다.

이어 같은날 새벽 2시20분쯤 수원시 인계동 한 도로에서 자신의 차량을 후진하며 보행자 B씨(27)를 충격해 B씨가 항의하자 총 길이 11cm의 금속재질 너클을 착용한 손으로 B씨의 왼쪽 눈 부위를 1회 가격한 혐의도 받는다.

또 차량 후진 중 보행자 C씨(19)를 또다시 충격해 C씨가 항의하자 너클 낀 손으로 "한 번 쳐드려요?"라며 위협했다.

이후 B씨가 자신의 차량을 가로막자 차 안에서 총길이 32.5cm의 흉기를 운전석 창문 밖으로 꺼내 보이며 "5초안에 안 비키면 내려서 죽여줄까"라고 말하며 위협했다.

A씨는 수원가정법원에서 폭행죄로 두 번 보호 처분을 받아 보호관찰을 받는 중에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

sualuv@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