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 오타니'보다 비싸다? '마치 ML서 6시즌 던진 듯', FA 투수랭킹 1위, 2억달러 기정사실

오타니 쇼헤이는 내년 시즌 투수로는 마운드에 오르지 못한다. AP연합뉴스

야먀모토 요시노부의 포스팅 입찰시 계약 규모가 2억달러 이상이라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올겨울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일본프로야구(NPB) 최고 에이스 야마모토 요시노부(25·오릭스 버팔로스)의 몸값이 2억달러를 상회한다는 현지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미국 스포츠매체 디 애슬레틱의 팀 브리튼 기자는 2일(이하 한국시각) 올해 FA 시장에 나올 투수들의 랭킹과 몸값을 매기면서 야마모토를 1위에 올려놓았다. 계약 규모는 '7년 2억300만달러'로 예측했다. 이는 어떤 방식으로 산출된 숫자일까.

브리튼 기자는 FA 예상 계약 규모에 대해 '최근 10년간 성사된 FA 및 연장계약들, 그 이전 대형 계약들을 당해 시즌 기록, 특히 팬그래프스 WAR(fWAR)과 연결해 분석했다. fWAR이 오픈 시장에서 계약 수준을 예측하는데 탄탄한 기반이 된다는 걸 알아냈다'면서 '예비 FA들을 기존 자료에 집어넣어 비슷한 기록을 낸 선수들과 비교해 몸값을 산출했다'고 설명했다.

수치화된 기록과 역사적으로 쌓인 통계와 사례를 바탕으로 예비 FA들의 예상 계약 규모를 계산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리그가 다른 NPB 출신 선수들은 조금 다른 방식을 써야 한다.

WBC에 참가한 야마모토 요시노부. 스포츠조선 DB

브리튼 기자는 'NPB에서 메이저리그로 진출하는 투수들은 이 계산 방식이 맞지 않지만, 앞서 먼저 미국으로 건너온 선수들의 NPB 시절 기록과 비교해서 들여다 보면 야마모토의 가치를 알 수 있다'며 '메이저리그 진출 이전 3시즌 ERA+를 보니 야마모토는 역대 일본인 투수들 가운데 가장 좋다'고 했다.

브리튼 기자에 따르면 야마모토의 최근 3시즌 합계 ERA+는 235로 기존 1위였던 다나카 마사히로의 230을 능가했다. 따라서 야마모토가 다나카가 2014년 뉴욕 양키스에 입단할 때 맺은 7년 1억5500만달러 이상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 브리튼 기자의 논리다. 여기에 인플레이션을 적용해서 나온 숫자가 2억300만달러다.

브리튼 기자는 '당시 양키스가 라쿠텐에 건넨 포스팅 피(posting fee)는 2000만달러로 다나카에 투자한 금액은 총 1억7500만달러였다. 이를 현재가치로 환산하면 2억2500만달러'라며 '이 금액을 야마모토에 적용하면 포스팅 피를 빼고 1억9500만달러에 계약하면 되는데 다나카보다 NPB에서 ERA+가 좋기 때문에 7년 2억300만달러로 계산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원소속팀 오릭스가 받는 포스팅피는 3230만달러가 된다. 즉 야마모토를 영입하는데 드는 총 투자비용은 2억3530만달레 이른다는 얘기다. 매우 객관적이고 논리적이며 현실에 가까운 접근법이다.

NPB 출신 투수들의 메이저리그 진출 직전 3시즌 ERA+와 진출 후 3시즌 ERA+. 출처=The Athletic

앞서 같은 매체 칼럼니스트 짐 보든은 '야마모토가 7년 2억1100만달러에 계약할 것이며 시카고 컵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토론토 블루제이스, 뉴욕 양키스, 뉴욕 메츠, LA 다저스, 시애틀 매리너스, LA 에인절스,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등 9팀이 영입 후보'라고 전했다. 브리튼 기자보다 다소 후하게 평가한 셈이다.

뉴욕포스트 마이크 푸마 기자는 '보든과 브리튼 기자가 예상한 계약 규모가 타당하다'면서 '야마모토 입찰에 참가할 예정인 모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6~7년 2억달러 정도에 입찰 경쟁이 시작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올겨울 FA 시장에는 유독 정상급 선발투수들이 즐비하다. 하지만 이들 모두 시장 가치는 야마모토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브리튼 기자는 애런 놀라는 6년 1억8000만달러, 조던 몽고메리는 5년 1억500만달러, 블레이크 스넬은 5년 1억3500만달러에 계약할 것으로 내다봤다.

오타니 쇼헤이는 2017년 12월 만 25세 이전에 포스팅을 신청해 메이저리그가 아닌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을 수밖에 없었다. USATODAY연합뉴스

그런데 브리튼 기자는 오타니 쇼헤이를 이 랭킹에 포함하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하다. 오타니는 지난 9월 20일 팔꿈치 수술을 받아 내년에는 마운드에 오르지 못한다. 적어도 1년 동안은 투타 겸업으로 볼 수 없다. 그렇다면 영역을 확대해 야마모토는 7년 전 '투수' 오타니보다 가치가 높다고 봐도 될까.

오타니는 LA 에인절스 입단 직전 NPB에서 3시즌 동안 ERA+ 172를 기록했다. 이는 야마모토, 다나카, 다르빗슈 유(219)에 이어 역대 NPB 출신 투수들 중 4위에 해당한다. 적어도 포스팅 시점에서는 야마모토가 '투수' 오타니보다 낫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오타니는 2017년 12월 만 25세 미만이라 국제 아마추어 FA 신분으로 포스팅을 신청했다. 즉 미일선수협정에 따라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을 수밖에 없는 나이였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