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악몽’ 뒤로하고··· 텍사스 62년 만의 창단 첫 WS 우승, 3홈런 시거 MVP
62년의 기다림이 끝났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텍사스가 1961년 팀 창단 후 첫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시즌까지 6년 연속 승률 5할 미만을 기록하며 터널 속을 헤매던 과거의 강자가 화려하게 비상했다.
텍사스는 2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센터에서 열린 월드시리즈 5차전에서 애리조나를 5-0으로 꺾고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올가을의 영웅 코리 시거가 7회초 애리조나 선발 잭 갤런의 ‘노 히트’ 행진을 끊는 경기 첫 안타를 때렸고, 후속 에번 카터의 2루타로 선제득점을 올렸다. 1-0, 살얼음판 리드를 이어가던 텍사스는 9회초 마커스 시미언의 ‘투런 축포’까지 대거 4득점 하며 우승을 사실상 확정했다.
포스트시즌 내내 맹타를 휘두른 유격수 시거가 월드시리즈 MVP에 선정됐다. LA다저스 소속이던 2020년을 포함해 생애 2번째 월드시리즈 MVP다. 이제까지 2회 이상 월드시리즈 MVP를 차지한 선수는 MLB 역사를 통틀어 샌디 쿠팩스, 밥 깁슨, 레지 잭슨 등 3명뿐이다. 양대 리그에서 각각 월드시리즈 MVP를 경험한 건 시거가 처음이다.
시거는 월드시리즈 5경기 중 3경기에서 홈런을 때렸다. 시리즈 1차전 9회말, 극적인 동점 투런을 때렸다. 3차전 3회말 결승 2점 홈런, 4차전 5-0으로 달아나는 2점 홈런까지 모든 홈런이 ‘영양가’ 가득한 한 방이었다. 시거는 “정말로 믿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감격했다. 그러면서 “나뿐 만의 공이 아니다. 클럽하우스 전체가 리더십을 발휘했다”고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텍사스는 2010년대 들어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의 강자로 올라섰지만,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2011년 월드시리즈가 특히 뼈아팠다.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앞서던 6차전, 우승까지 스트라이크 1개만 남긴 9회말 세인트루이스 데이비드 프리즈에게 2타점 동점 3루타를 맞았고, 연장 들어 프리즈에게 다시 끝내기 홈런을 맞았다. 허무하게 우승 기회를 날린 텍사스는 7차전마저 무기력하게 패하며 2시즌 연속 월드시리즈 준우승에 그쳤다.
그 후로도 한동안 강팀으로 군림하던 텍사스는 2017년을 시작으로 처참하게 몰락했다. 지난해까지 6시즌 연속 승률 5할 미만을 기록했다. 2020년과 2021년은 3할대 승률에 머물렀다. 최근 5년간 승률 0.417은 창단 후 최악의 성적이었다.
그러나 텍사스는 공격적인 투자를 멈추지 않았다. 시거와 시미언, 우완 선발 존 그레이를 영입했고, 올겨울에는 제이컵 디그롬까지 품에 안았다. 디그롬이 부상으로 이탈하며 시즌 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할 위기에 몰렸지만, 텍사스는 오히려 가속 페달을 밟았다. 트레이드 시장에서 맥스 셔저와 조던 몽고메리를 영입하며 우승 의지를 분명하게 드러냈다. 부상으로 제대로 던지지 못한 셔저를 제외하고, 이들 영입 선수들이 가을 내내 맹활약했다.
브루스 보치 텍사스 감독은 MLB 역사상 최고의 감독 중 1명으로 자신의 이름을 확고히 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2010, 2012, 2014년 3차례 우승을 이끌었던 보치 감독은 이번 월드시리즈에서도 강단 있는 불펜 운영 등 벤치 지략싸움에서 토리 루벨로 애리조나 감독을 압도했다. 감독으로 통산 4번째 우승을 차지하며, 조 토레 등과 함께 감독 최다 우승 기록 공동 3위에 올랐다.
텍사스가 우승을 차지하면서 이제 MLB 30개 구단 중 우승 경험 없는 팀은 샌디에이고, 밀워키, 시애틀, 콜로라도, 탬파베이 등 5개 팀만 남았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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