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북한이 러시아에 단거리탄도미사일 지원’ 징후 포착
군정찰위성 기술 자문 받느라 3차 발사 늦어지는 듯
북한과 러시아가 지난 9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직전부터 무기 거래 동향을 크게 늘린 것으로 파악됐다고 군 당국이 2일 밝혔다. 군 당국은북한이 러시아에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지원한 징후도 포착했다고 전했다.
군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지난해 중순부터 현재까지 북한 나진항을 통해 러시아로 이동한 컨테이너는 2000여개로 추정된다며 크기는 길이 6m, 폭 2.5m짜리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 8월 말에서 9월까지는 일주일에 한 척, 10월부터는 일주일에 두 척 정도의 선박이 북한과 러시아를 오가는 것으로 파악됐다.
컨테이너에 실린 물품은 명확하게 파악되지 않고 있지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쓸 수 있는 무기로 양국 간 호환이 가능한 122㎜ 방사포탄과 152㎜ 포탄, 전차 포탄, 휴대용 대공미사일 등으로 추정된다고 군은 설명했다. 컨테이너가 122㎜ 방사포탄으로 가득 찼다면 총 20만 발 이상, 152㎜ 포탄이라면 100만 발 이상이 반출됐다는 뜻이다.
북한 내륙 지역에서도 러시아 컨테이너가 많이 식별되고 있다. 주로 열차 조차장과 북한 탄약 시설 인근에서 집중적으로 발견된다고 군 관계자는 밝혔다.
북한은 러시아에 SRBM도 지원한 것으로 보인다. 군 관계자는 “열차나 항공기로 운반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민감한 문제여서 상세하게 설명하기에는 제한되는 측면이 있지만 다양한 출처에 의해 그런 정황을 파악한 것”이라고 말했다.
북·러 군사 거래 정황이 포착되기 시작한 것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다. 군 관계자는 “작년 중순부터 산발적으로 북·러가 선박과 열차를 이용해 무기 거래를 하고 있다는 정황이 신뢰할 만한 출처로부터 많이 포착됐다”고 했다. 김 위원장의 방문 직전인 지난 8월부터는 해상 무기거래가 집중적으로 늘어났다고 한다.
북한의 군사지원 대가로 러시아는 북한이 두 차례 실패한 군사정찰위성 관련 기술을 전수했을 것으로 군 당국은 보고있다. 군 관계자는 “최근 북한이 (우주발사체) 엔진 시험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 러시아의 기술 자문을 받고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며 문제점을 보완하느라 3차 발사 시기가 지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북한은 지난 8월 2차 발사 실패 후 10월 내 재발사를 예고했지만 아직 발사 임박 징후는 포착되지 않고 있다. 군은 3차 발사가 연내 이뤄질 가능성도 “장담할 수 없다”고 했다.
북한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노획한 서방 무기와 장비도 전달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서방 장비는 한국 무기와 비슷하기 때문에 노획 장비의 성능을 분석하면 한국 무기에 대한 정보를 뽑아낼 수 있다고 군 당국은 진단했다.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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