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2위' 기적의 팀, 역사상 단 두번뿐 '2연패→3연승' 기적까지 만들까. 3차전 이기면 모른다[창원 포커스]

권인하 2023. 11. 2.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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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KT 위즈의 경기가 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KT 고영표가 역투하고 있다. 고척=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9.01/
3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NC와 KT의 PO 2차전, 9회말 2사 만루 NC 유격수 김주원이 KT 오윤석의 타구를 몸을 날려 잡고 있다. 수원=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10.31/
3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NC의 PO 2차전. 경기에서 패한 KT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10.31/

[창원=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KT 위즈의 올시즌은 기적이었다. 5월 한달 동안 꼴찌로 떨어져 있었다.

매년 시즌 초반 하위권에 있다가 반등을 해 온 것이 '루틴'처럼 굳어져 있었지만 이번엔 선수들도 다르다는 것을 피부로 체감하고 있었다. 주전들의 줄부상이 심해도 너무 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전들이 조금씩 돌아오고 부진했던 외국인 투수 보 슐서를 내보내고 에이스 윌리엄 쿠에바스를 영입하고, 내야수 이호연을 트레이드로 영입해 타선을 보강하면서 KT는 다시 반등을 했고, 무려 8계단이나 오른 2위까지 올랐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KT는 예상외의 2연패를 당했다. 1차전 쿠에바스와 에릭 페디의 선발 맞대결서 비슷하게만 간다면 불펜 싸움에서 KT가 유리하다고 생각했지만 결과는 페디의 압승이었다. 페디는 6이닝 동안 역대 플레이오프 최다 탈삼진 신기록인 12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6이닝 1실점을 했고, 쿠에바스는 3이닝 7실점(4자책)의 기대와는 정반대의 피칭을 했다. NC 타선은 준플레이오프에서 보여준 그 불같은 방망이가 살아있었고, 3주를 쉰 쿠에바스의 구위도 그 방망이를 막지 못했다. 초반에 NC 방망이가 터졌고, 당황한 KT는 수비 실책까지 연이어 나오면서 4회에 이미 8-1로 벌어졌다. 9회말 배정대의 만루포가 터졌지만 승부는 너무 빨리 기울었다.

그래도 2차전은 희망이 있었다. 선발 싸움에서 KT는 15승의 다승 2위 웨스 벤자민이 나오고 NC는 신민혁이 등판하기 때문. 정규리그 성적에서 벤자민의 압도적 우위. 신민혁이 준플레이오프 1차전서 5⅔이닝 무실점을 했다지만 또 잘던질 수 있겠나 하는 의문이 있었다.

하지만 NC의 기세는 2차전에도 이어졌다. 1회초 박건우가 투런포를 치면서 단번에 전날 승리의 분위기가 이어졌고, 신민혁은 페디보다 더 잘던졌다. 6회까지 단 1안타로 KT 타선을 틀어막았다. KT가 7,8,9회에 계속 찬스를 잡았지만 9회말 2사 만루서 오윤석의 타구를 유격수 김주원이 그림같은 다이빙 캐치로 잡아내며 NC가 또 이겼다. KT는 2연패의 벼랑 끝.

KT의 올시즌이 기적이었듯이 플레이오프에서도 기적을 꿈꾼다. 그 시작은 3차전이다.

3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NC의 PO 2차전. 8회말 2사 3루 KT 김상수가 적시타를 날린 뒤 환호하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10.31/
3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NC의 PO 2차전. 2회말 2사 KT 문상철이 안타를 날린 뒤 환호하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10.31/
3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NC의 PO 2차전. KT 이강철 감독이 유한준 코치와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10.31/

선발은 고영표다. NC 선발은 태너 털리다. 일단 선발 싸움에선 고영표가 우위다. 고영표는 올시즌 28경기서 12승7패 평균자책점 2.78을 기록했다. 와이드너의 대체 선수로 온 태너는 11경기서 5승2패 평균자책점 2.92로 대체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에선 부진했다. KT에 우타자들이 많아 왼손인 태너가 유리하지도 않다.

아직은 걱정이 더 앞선다. NC 타선이 워낙 좋았고, KT 타자들이 NC 선발을 공략하지 못했기 때문. 태너가 이전 포스트시즌에서 좋지 않았다고 해도 이번엔 좋은 컨디션을 보일 수 있기에 결코 낙관할 수는 없다.

그래도 NC는 2차전서 조금 지친 모습을 보여줬다. 안타는 단 5개 뿐이었고 그것도 박건우 혼자 3개의 안타를 기록했다. 박민우와 김주원이 1개씩을 더했을 뿐이다. 빠른 구속의 공에 대처라 잘 안되는 듯했다. 정규시즌을 쉬지 않고 치렀고 막판엔 순위싸움을 치열하게 했다. 게다가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6경기를 했기 때문에 체력에 대한 부담이 없을 수 없다. 마운드 역시 과열 조짐이다. 그동안 필승조가 류진욱 김영규 이용찬으로 버텨왔는데 이용찬이 계속 부진한 모습이다. 김영규는 피로도가 쌓여 2차전에 등판하지 못했다. 아무리 휴식이 있다고 해도피로는 어쩔 수 없다.

KT는 3차전만 이긴다면 흐름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 3주의 휴식이라 타자들의 타격감이 아직 덜 올라온 탓에 1,2차전에 좋지 못했다는 것. 시리즈가 갈수록 타자들이 좋아질 수 있기에 3차전만 이긴다면 4,5차전도 기대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마운드 역시 힘이 있는 KT가 유리하다는 입장.

역대 5전 3선승제의 플레이오프에서 2연패한 팀이 3연승을 한 경우는 17번 중 단 두번 뿐이다. 1996년 4위 현대가 2위 쌍방울을 상대로 기적을 연출했고, 2009년 2위 SK 와이번스가 3위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2연패 뒤 3연승을 했었다.

2위 팀의 5년 연속 탈락의 저주냐. 역대 3번째 2연패 3연승의 기적이냐. KT의 운명은 어디일까.
창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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