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수업 틈타 컴퓨터 부품 빼돌린 중학교 교사… “투자금 잃어서”

서보범 기자 2023. 11. 2.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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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피해액 1300만원 추산”
코로나19로 온라인 개학을 앞둔 한 교실 안 책상에 손 소독제가 얹혀져 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한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 교실. /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수업이 진행되면서 학생들이 등교하지 않는 틈을 타 교내 컴퓨터 부품을 빼돌린 중학교 교사가 경찰에 체포됐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자신이 근무 중이던 중학교 교실에 설치된 컴퓨터 수십여 대의 내부 부품을 뜯어내 저가 제품으로 바꿔치기한 40대 교사 A씨를 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21년 6월부터 8월까지 서울 영등포구의 한 중학교에 설치된 컴퓨터 26대에서 한 개당 50만원 상당의 중앙처리장치(CPU)를 뜯어내 4만원짜리 제품으로 바꿔치기한 혐의를 받는다. CPU는 컴퓨터의 프로그램 연산과 실행 등을 담당하는 핵심 부품으로, 가격대는 수만원에서 수백만원대까지 다양하다.

A씨의 범행은 지난 9월 학교 측이 성능이 저하된 컴퓨터 수리를 맡긴 뒤 CPU가 바뀐 사실을 알아채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발각됐다. 경찰에 따르면 학교 측은 교실과 교무실 등 컴퓨터 30대를 의뢰했지만, A씨는 목격자가 없는 교실 컴퓨터만을 대상으로 범행했다고 한다. 경찰은 A씨가 설치한 4만원대 CPU의 국내 유통 과정을 역추적해 A씨를 특정했다. 경찰이 추산한 피해 금액은 약 1300만원이다.

A씨는 조사 과정에서 “대부업체에 약 7000만원을 투자했다가, 업체가 잠적하면서 투자금을 잃고 이를 충당하고자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자신이 빼돌린 CPU를 모두 판매했으며, 자신의 범행을 시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A씨는 피해 학교가 아닌 다른 학교에서 근무 중”이라며 “추가 범행이 없는지 검토하며 수사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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