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프 카드 혜택 예전만 못하네… 엔저에 日 직구 선호
조달금리와 원·달러 환율 상승에 부담
해외직구족 선택은 일본… “블프 관심 떨어져”
미국 블랙프라이데이가 약 2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카드사가 해외 직구족을 잡기 위해 각종 혜택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예전만큼 다양한 혜택을 선보이기는 힘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조달금리가 오르는 등 업황이 좋지 않아 많은 비용을 감수하면서까지 마케팅에 나서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면서 해외직구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도 소극적 마케팅의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 블랙프라이데이 이벤트 나오지만
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하나카드는 전날부터 블랙프라이데이 이벤트로 해외직구 라운지를 경유해 알리익스프레스 등에서 50달러 이용 시 최대 7만하나머니를 적립해 주기로 했다. 또 해외직구로 50달러 이상 구매 시 몰테일에서 이용하는 카드에 따라 5~10달러를 할인해 준다.
KB국민카드는 블랙프라이데이 기간인 이달 23~30일 이벤트 대상 카드로 100달러 이상을 결제하면 11달러를 즉시 할인하는 이벤트를 내놨다. 우리카드는 12월 31일까지 패션몰 파페치에서 300달러를 구매할 경우 10%, 엘엔씨씨에서 일부 상품을 구매할 경우 15%를 각각 할인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그밖에 다른 카드사도 블랙프라이데이 기간에 여러 혜택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카드사의 블랙프라이데이 마케팅은 젊은 고객이나 해외 직구족 등 신규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해외 결제 건수 증가에 따른 수수료 이익보단, 신규 고객이 계속 카드를 사용하는 미래수익 기대감으로 마케팅에 돈을 쓴다는 것이다.
하지만 올해는 조달금리가 오르는 등 업황이 좋지 않아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기는 어렵다는 게 카드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카드사는 예·적금 등 수신기능이 없어 여신전문채권(여전채)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데, 지난 3월 3% 후반이던 여전채 금리가 현재 5%에 육박하면서 비용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무이자 이벤트를 줄이겠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과거처럼 (블랙프라이데이 마케팅에) 드라이브를 걸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블랙프라이데이에 대한 관심도도 예전보다 떨어졌고, 유통업체도 비용을 부담하지 않으려는 측면이 있어 카드사 혼자 나서서 하기엔 부담이 된다”고 했다.
◇ 블프 관심 떨어져…일본 직구는 인기
블랙프라이데이 마케팅이 저조한 또 다른 이유는 원·달러 환율 상승이다. 통상 환율이 상승하면 해외직구 규모는 줄어든다.
관세청에 따르면, 2018년 3225만건(27억5500만달러)이던 해외직구 규모는 매년 증가해 지난해 9612만건(47억2500만달러)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전년 대비 해외직구 건수 증가율을 보면 2019~2021년은 33~47%였는데, 지난해에는 8.8%에 그쳤다. 2021년 11월 평균 1183원이던 원·달러 환율이 지난해 11월 평균 1359원으로 뛰면서 해외직구 시장이 주춤한 것이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1100~1200원이던 지난해 상반기 해외직구 건수는 4640만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늘었지만, 1300원 수준이던 같은 해 하반기에는 4972만건으로 전년 대비 5% 상승에서 멈췄다. 지난해 10월 연중 최고 환율(1431원)일 때는 전년 동월 대비 1.8% 감소했다. 현재 1340원대인 환율이 계속되면 올해 블랙프라이데이 수요는 줄어들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소비자들은 엔저 심화에 일본 직구를 더 선호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온라인 쇼핑을 통한 일본 직구 규모는 1201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928억원)보다 29.1% 늘었다. 2021년 1분기(729억원)와 비교하면 64.7% 늘어난 수치다. 2021년 1월 1030원 수준이던 일본 엔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지난해 상반기 1000원 아래로 떨어졌고, 현재는 890원대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재 해외직구 시장이 활발하지 않아 차라리 여행을 가서 직접 구매하는 게 더 이득인 상황이라 블랙프라이데이 관심도도 떨어지고 있다”며 “카드업계가 영업활동을 강하게 진행할 여건이 안 되다 보니 이벤트도 저조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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