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교도소 인기남"… 구속후기 쓴 살인예고자, 檢항소에 급사과

최재혁 기자 2023. 11. 2.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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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커뮤니티에 '흉기난동' 예고글을 올린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20대 남성이 장난스러운 교도소 후기 글을 올려 논란을 빚고 있다.

이에 검찰은 반성의 태도를 보이지 않자 항소를 결정했고 그러자 이 남성은 죄송하다며 해명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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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커뮤니티에 '춘천 흉기 난동' 예고 글을 올린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20대 남성이 장난스러운 교도소 후기글을 올려 검찰이 항소를 결정했다. /사진=뉴스1
온라인 커뮤니티에 '흉기난동' 예고글을 올린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20대 남성이 장난스러운 교도소 후기 글을 올려 논란을 빚고 있다. 이에 검찰은 반성의 태도를 보이지 않자 항소를 결정했고 그러자 이 남성은 죄송하다며 해명글을 올렸다.
지난달 31일 뉴스1에 따르면 춘천지검은 협박과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돼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20대 남성 A씨의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춘천 흉기 난동' 예고 글을 올린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20대 남성이 장난스러운 교도소 후기글을 올려 검찰이 항소를 결정했다. /사진='디시인사이드 바이크 갤러리' 캡처
A씨는 지난 8월4일 저녁 7시쯤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바이크 갤러리'에 '춘천 저녁 7시30분 칼부림할 예정'이라는 제목의 글과 흉기 사진을 게재해 불특정 다수에게 공포심을 일으킨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IP 추척 등을 통해 글이 게시된지 3일 뒤인 8월7일 춘천에서 A씨를 붙잡았다. A씨는 당시 경찰 조사에서 "다른 사람들도 칼부림 예고 글을 올리니까 재미로 그랬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A씨는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았다. 검찰은 A씨에 징역 1년을 구형했지만 재판부는 "실제 범죄를 실현할 의사는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과 사회적 유대관계가 분명한 점, 잘못을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그렇게 A씨는 석방됐지만 지난달 26일 '디시인사이드 바이크 갤러리'에 '구속 후기 쓰겠습니다'라는 제목의 장난스러운 게시글을 올려 문제를 샀다. 해당 글에서 A씨는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며 "'(경찰에) 내가 ('흉기난동' 예고글) 썼는데 뭐 문제있음?'이라고 했더니 수갑채우고 끌고 가더라"며 구속 경위를 전했다.
남성은 다시 한 번 글을 올려 교도소 후기에 대해 해명하며 죄송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사진='디시인사이드 바이크 갤러리' 캡처
이어 "유치장에 있는데 또 살인 예고 글 쓴 사람이 내 옆에 잡혀 왔다. 웃겼다. 그 사람이랑 도원결의 맺고 같이 교도소로 이송됐다. 교도소 가서 (사람들이) '뭐로 들어왔냐'고 물어서 '협박으로 들어왔다'고 하니 '아 살인예고글?' 하면서 소문나서 인기남 됐다"며 반성하지 않는듯한 태도를 보였다.

A씨의 해당 글이 논란이 되자 검찰은 "A씨가 집행유예로 석방된 뒤 '교도소에서 인기남'이라는 글을 올려 공권력을 조롱한 점 등을 고려해 죄에 상응하는 더 중한 형의 선고를 구한다"며 1심 판결에 항소했다.

이후 A씨는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해명에 나섰다. 그는 "글을 장난스럽게 쓴 건 맞지만 반성을 안 한 건 아니다"며 "내 글이 퍼질지 몰랐다. 나를 진심으로 걱정해 주는 사람들에게 그냥 잘 지냈다는 느낌을 전하고 싶었고 나를 조롱하는 사람들에게는 내가 아무렇지 않다는 걸 표현하고 싶어서 장난 식으로 적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 업보라고 생각하고 다 받아들이고 있지만 나도 사람인지라 욕 같은 거 보면 우울해 진다. 교도소에 있던 80일 동안 정말 힘들고 죽고 싶었다. 글에 반성 전혀 안 한 것처럼 재밌게 놀다 왔다는 느낌이 있었을 거 같은데 그 부분은 다시 한번 죄송하다"고 적었다.

이어 "지금 심리상담치료센터를 다니며 인터넷중독을 치료하고 있다"며 "그동안 못 돌아봤던 가족들,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나는 그냥 흔하고 흔한 장난기 많았던 20대 청년일 뿐이다. 그 글을 썼을 때도 사람을 죽일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었고 유머글로만 생각했다"며 "더 이상 내 얘기가 안 나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최재혁 기자 choijaehyeo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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