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덮친 교실, 절반이 빈자리…의사·교사·부모도 '시름시름'
초·중·고교 학생 중심 독감 '연중 유행'
의사, 교사, 부모 등 어른도 과로 호소
유일한 '무기' 백신 접종률 더 높여야
"아이 한명을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고 하잖아요. 독감 걸린 아이 한 명이 있어도 온 마을이 다 아파요."
소아·청소년을 중심으로 독감(인플루엔자)이 확산하는 가운데 아이는 물론 어른들도 '몸살'을 앓고 있다. 감염 환자를 돌보는 의사, 학생을 지도하는 교사, 자녀를 키우는 부모 모두 '연중 유행'하는 독감에 과로와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현재로서 독감에 대항할 유일한 '무기'인 백신 접종에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42주차(10월 15~21일) 독감 의심 환자는 1000명당 18.8명으로 전주(15.5명) 대비 증가했다. 40주차(1000명당 14.6명)부터 3주 연속 늘어난 것이다. 7~12세의 경우 2023~2024년 절기 유행기준인 6.5명의 7.8배 수준에 달한다.
특히 전체 연령대 중 초등학생(7~12세)이 1000명당 50.4명, 중·고등학생을 포함한 13~18세는 1000명당 39.9명으로 전체 평균(18.8명)의 2~3배에 달할 만큼 환자가 폭증했다. 코로나19 방역 조치에 따른 면역력 감소에 실내 활동 증가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또 올해는 발열, 기침 등 의심 증상이 두드러지지 않는 '스텔스 독감'도 상당하다는 게 전문의들의 진단이다. 대한아동병원협회 이홍준 의약정책이사(김포아이제일병원장)는 "열이 나지 않고 가끔 기침만 하는데 증상이 장기간 지속돼 병원에 왔다가 독감 확진을 받는 환자가 예년보다 훨씬 많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창원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 마상혁 과장은 "평소 주말은 비교적 한산한데도 최근에는 오전에만 병원에 123명의 환자가 방문했는데 이 중 독감 환자가 22명이나 됐다"며 "날이 추워질수록 환자가 더 늘고, 이와 비례해 고위험환자도 늘어날 텐데 안 그래도 부족한 의료진이 이를 모두 감당할 수 있을지 벌써 우려된다"고 말했다.
유씨는 최근 고등학생이 독감 치료제를 맞고 환각 증세로 아파트에서 뛰어내렸다는 보도를 접하며 걱정이 더 커졌다고 한다. 유씨는 "독감 치료제를 써도 밤낮없이 아이 곁을 지켜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부작용이 어떻게, 얼마나 심한지 정보가 없어 불안함이 크다"고 했다.
독감은 휴식을 취하며 타미플루 등 항바이러스 제재로 치료한다. 항바이러스제제는 먹는 약(타미플루)과 주사(테라미플루) 등 다양한 제형이 있는데 증상이 나타난 후 48시간 이내에 투여해야 가장 효과가 크다. 조기에 사용해야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해 증상과 합병증 위험을 낮출 수 있다. 마상혁 과장은 "독감에 걸린 후 환각 등 신경정신과 이상 행동은 약물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독감의 합병증인지 대한 것은 논란이 있다"면서 "꼭 타미플루를 복용하지 않아도 고열, 수분 부족 등 독감 증상으로 이상 행동이 나타날 수 있으니 초기에는 환자를 혼자 집에 두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독감 확산을 막으려면 손 씻기 등 개인위생 신경 쓰고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은 피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집단생활을 하는 학생이 이를 지키기는 매우 힘들다. 교육부 등 정부 부처가 교실 내 감염병 확산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아직 독감 등 법정 감염병의 경우 의심 증상이 나타날 경우 검사, 확진 후 격리는 출석이 인정되지만 백신 접종은 출석 인정 결석이 허용되지 않고 있다.
초등학생 이하(생후 6개월~13세)는 국가예방접종 무료지원사업을 통해 독감 백신을 무료로 맞을 수 있다. 질병청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기준 백신을 1회 접종받은 어린이는 117만9775명으로 접종률은 25%를 기록했다. 마 과장은 "항체 형성 시간(약 3주)을 고려해 11월 중으로 독감 백신을 맞아야 유행 확산을 예방하는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난다"며 "더 늦기 전에 학생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독려하는 정부 차원의 캠패인 등 홍보 활동이 보다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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