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보다 무섭다"…암사망률 2위 간암, 70%는 '이것' 때문

백영미 기자 2023. 11. 2.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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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형간염, 대부분 무증상 지속돼다 간암으로
예방접종 권장…보균자 정기검진 치료해야
백신없는 C형간염, 간경화 전 진단 치료해야
[서울=뉴시스]연말이 다가오면 건강검진을 받기 위해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검진 결과 간에서 혹이 발견된 경우 양성 종양도 많지만 악성 종양(간암)일 수도 있다. 간암의 최대 위험인자인 B형 간염은 대부분 무증상으로 지속되다가 간경화나 간암 등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정기 검진을 통한 관리가 중요하다. (사진= 뉴시스DB) 2023.11.0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연말이 다가오면 건강검진을 받기 위해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검진 결과 간에서 혹이 발견된 경우 양성 종양도 많지만 악성 종양(간암)일 수도 있다. 간암의 최대 위험인자인 B형 간염은 대부분 무증상으로 지속되다가 간경화나 간암 등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정기 검진을 통한 관리가 중요하다.

2일 의료계에 따르면 국내 암 사망률 2위인 간암(5년 생존률 약 38%)의 원인 중 70%는 두 가지 간염 바이러스(B형 간염 60%·C형 간염 10%)다. 이밖에 과다 음주와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각각 10%를 차지하고 있다.

B형 간염은 B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 돼 간에 염증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1983년 국내에서 B형 간염 예방 백신이 개발된 후 매년 신규 B형 간염 환자는 500명 이하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약 130만 명이 이미 만성 B형 간염에 걸려 있다.

정숙향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B형 간염 바이러스는 암을 유발하는 능력이 매우 높은 바이러스로 간경변으로 진행하지 않아도 간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간암은 대부분 만성 감염의 형태로 무증상으로 지속돼 조기 발견이 어렵다. 혈액 검사나 초음파 검사 등 정기 검진으로 만성 바이러스 간염이나 지방간 등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최근에는 술을 전혀 마시지 않아도 서구화된 식생활과 운동 부족으로 간에 지방이 축척되는 비알코올 지방간 환자가 늘고 있다. 국민의 25% 정도가 과체중, 비만, 당뇨병으로 인한 비알코올 지방간 환자로, 매년 증가 추세다.

정 교수는 "간암은 상당히 진행돼도 무증상이 대다수"라면서 "증상이 있어도 오른쪽 윗배의 불쾌감, 소화불량 정도이고 체중 감소나 황달, 복수 등의 증상이 나타날 즈음에는 이미 많이 진행돼 치료하기에 너무 늦은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아직 B형 간염에 걸리지 않았고 항체가 없다면 예방 접종이 권장된다. 특히 알코올성 간질환 등으로 이미 간이 좋지 않다면 반드시 B형 간염 접종을 챙겨야 한다. 가까운 병원에 가서 피 검사로 B형 간염 바이러스 항체 유무, 예방 접종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총 3회의 예방 주사를 맞으면 접종자의 95% 이상에서 항체가 생기고 평생 감염되지 않는다.

B형 간염 보균자는 이미 B형 간염에 걸린 상태여서 예방 백신이 효과가 없기 때문에 정기 검진이 중요하다. 정 교수는 "간염 보균자는 만성 간염과 똑같이 위험하다고 생각해야 한다"면서 "정기 검사로 적절한 시기 항바이러스 치료제로 치료하면 간경화로 진행되는 것을 막고 간암을 조기 발견할 확률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B형 간염 치료제는 대부분 평생 복용해야 한다. 약을 중단하면 간염이 재발될 수 있다. 꾸준히 약을 복용하면 간경변증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고, 간암 발생 위험이 절반으로 줄어들게 된다.

매년 8000명 안팎의 환자가 새롭게 발생하는 C형 간염의 경우 아직 예방 백신이 개발돼 있지 않다. 하지만 완치율 95% 이상의 항바이러스 치료제가 있어 간경화로 진행하기 전 진단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간경화 상태에서 치료하면 이 후에도 간암 검진을 지속적으로 받아야 한다.

국내 40세 이상의 B형·C형 간염 환자와 간경변증 환자는 간암 고위험군으로 1년에 2번 간암 검진 초음파 검사와 혈액 검사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만 40세 이상 대상 국가 암 검진, 군 입대 전 신체검사, 임신 검사 등을 통해 B형 간염이 있다는 것이 확인되면 정기적으로 병원을 다니며 관리해야 한다. C형 간염은 군대 신체검사나 국가 검진에 포함돼 있지 않아 40세 이상 성인의 경우 한 번은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정 교수는 "B형·C형 간염은 혈액 접촉이나 성관계로 전염될 수 있어 혈액이 노출될 수 있는 면도기, 칫솔 등은 공유하지 않는 것이 좋다"면서 "간염 보균자는 B형 간염 예방 접종, B형·C형 간염의 적절한 약물 치료와 정기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ositive10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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