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저금리 예금에 기금 방치…연 1035억 원 이자손실

국민권익위, 31조 4035억 원 규모 통합재정안정화기금 관리‧운용 강화 권고

스마트이미지 제공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각종 여유자금을 관리하는 통합기금 운용자금이 저금리 상품에 방치돼 연간 1천억원 이상의 이자손실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국민권익위는 2일 지자체 30곳의 통합기금 운용실태를 표본 조사한 결과, 6개월간 70억 6301만 원의 이자손실이 있었는데, 이를 220개 지자체로 환산할 경우 1년간 약 1035억 9086만 원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권익위에 따르면 전국 220개 지자체는 일반‧특별회계, 각종 기금의 장‧단기 여유재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통합기금을 설치‧운용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권익위 실태조사 결과, 통합기금 운용자금을 저금리 상품에 방치하거나 기금운용심의위원회에 전문성이 불분명한 민간위원을 위촉하는 등 여러 문제가 확인됐다.

먼저 통합기금은 공금횡령 방지를 위해 입‧출금이 제한되는 공금예금계좌로 관리해야 하지만 지자체 26곳(11.8%)은 자동이체와 입출금이 자유로운 보통예금계좌로 관리하고 있었다.

통합기금 운용자금을 저금리 상품에 방치하는 경우도 많았다.  국민권익위가 지자체 30곳의 통합기금 운용실태를 표본 조사한 결과, 6개월간 70억 6301만 원의 이자손실이 있었는데, 이를 220개 지자체로 환산할 경우 1년간 약 1035억 9086만 원으로 추정된다.

한 지자체의 경우 통합기금 1550억 6957만원을 54일 금리 0.1%의 보통예금에 방치한 결과 3.22%가 적용되는 정기예금 대비 7억원 이상의 이자수입이 감소하는 등 6개월간 총 12억 5787만원 이자손실을 본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지자체 118곳(53.6%)은 법률을 위반해 기금 통합 심의위원회가 아닌 일반 심의위원회에서 심의업무를 처리하고 있었고, 기금 분야 전문성이 불분명한 민간위원 상당수도 심의에 참여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권익위는 이날 31조 4035억 원의 자금을 운용하는 통합기금의 관리 강화를 위해 '지방자치단체 통합재정안정화기금 관리‧운용 합리성 제고' 방안을 마련해 행정안전부와 전국 지자체에 제도개선을 권고했다.

권익위는 △공금예금계좌 개설‧운영 △고금리 예금 예치 등 효율적 관리 의무 명문화 △재정안정화계정 적립 사항을 심의에 포함 △재정안정화계정 적립요건 완화 △비(非) 기금 심의위원회의 심의 금지 △민간전문가 비율(1/3) 미준수 시 '기금운용 성과분석 평가' 감점 △심의내역‧금융기관 예치현황 관리 강화 등 제도개선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정승윤 국민권익위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은 "이번 제도개선을 통해 막대한 자금을 운용하는 통합기금이 합리적으로 운용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며 "지자체 스스로도 지방재정에 대한 책임의식을 갖고 재정누수 방지에 더욱 노력해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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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권혁주 기자 hjkwon2050@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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