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아시아나 이사회 요청받은 로펌 "김앤장 인사 사퇴" 권했었다

검토 결과 늦게 전달돼 윤창번 사외이사 표결 참여…이사회 표결 공정성 논란 지속
사외이사 1인 "합의 어긋나" 이사회 퇴장…尹이사 등 4명 중 3명 찬성으로 화물사업 매각 가결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 매각안이 가결된 2일 인천국제공항 전망대에서 바라본 계류장에 아시아나항공 항공기가 이동하고 있다. 2023.11.2/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아시아나항공(020560) 이사회가 진통 끝에 화물사업부 매각안을 가결시켰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 이사회 내에서 다시 한번 절차적 공정성 문제가 제기되며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이사회는 이날 대한항공(003490)이 유럽연합(EU) 경쟁당국에 제출할 시정조치안에 대한 동의 여부를 논의한 결과 과반수 찬성으로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방안을 가결했다.

앞서 아시아나항공 이사회는 지난달 30일 화물사업 매각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임시 이사회를 열었지만 8시간의 논의에도 결론을 내지 못하고 정회했다. 사내이사를 갑작스럽게 사임한 진광호 아시아나항공 전무 문제에 더해 대한항공의 법률대리인 김앤장 법률사무소 소속 윤창번 사외이사의 표결 참여 가능 여부를 놓고도 논란이 불거지며 예상보다 이사회가 길어졌다.

당시 아시아나항공 이사회는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윤 사외이사의 표결권 문제에 대해 이번 기업결합과 무관한 제3의 법무법인을 통해 이해충돌 여부를 판단받는 것으로 상황을 정리하고 정회했다.

이후 사외이사 측에서 제3의 법무법인에 법리 검토를 의뢰했으나 이날 오전 이사회 개최 시간까지도 결과가 나오지 않았고, 이에 아시아나항공 측이 다섯 곳의 로펌에서 받은 검토 결과를 보이며 윤 사외이사의 이해충돌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이에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을 반대하던 사외이사 측에서 사전에 합의가 되지 않은 법무법인에서 검토 결과를 가져왔다는 점을 들어 윤 사외이사의 표결에 반발해 퇴장하는 일이 벌어졌다. 결국 남은 4인의 이사가 찬성 3명, 기권 1명으로 해당 안건을 가결 처리했다.

사외이사 측이 의뢰한 법무법인에서는 뒤늦게 "윤창번 사외이사가 김앤장 고문이라는 점에서 기업결합에 이해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직접 증거는 찾기 어렵다"면서도 "공적자금을 3년간 투입한 공익성이 큰 결합 건으로 국익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사안에서 사외이사의 역할이 중요하다. 윤 이사가 스스로 사퇴할 것을 권고한다"는 결론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논란 끝에 화물사업부 매각을 결정하며 결과의 공정성에 대해서는 지적이 이어질 전망이다.

rma1921k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