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꿈 많을 나이에…" 과속차량에 여고생 참사, 현장엔 딸기우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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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많을 여고생이 버스를 기다리다 허망하게 떠났다니 가슴이 미어집니다."
2일 오전 전남 보성군 벌교읍 한 고등학교 인근 버스정류장 앞 편의점 점주 심다남(59·여)씨는 전날 오후 벌어진 사고를 생각하며 가슴을 내리쳤다.
사고 운전자 B씨(78) 또한 이 내리막길 길목에서 우회전 하던 중 버스정류장을 들이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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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 운전자 '급발진' 주장
(보성=뉴스1) 이승현 기자 박지현 수습기자 = "꿈 많을 여고생이 버스를 기다리다 허망하게 떠났다니 가슴이 미어집니다…."
2일 오전 전남 보성군 벌교읍 한 고등학교 인근 버스정류장 앞 편의점 점주 심다남(59·여)씨는 전날 오후 벌어진 사고를 생각하며 가슴을 내리쳤다.
70대 운전자가 몰던 승용차가 내리막길을 내려오던 중 버스정류장을 들이받았고, 이 사고로 버스를 기다리던 A양(16)이 숨졌다.
편의점에서 물건을 정리하고 있던 심씨는 '펑' 소리가 나자 원룸 건물에서 가스통이 터진 줄 알고 곧장 가게 앞으로 뛰쳐나왔다.
그러나 눈 앞에 펼쳐진 건 종잇장처럼 구겨진 공중전화 박스와 버스정류장이었다.
사고 여파로 자욱한 연기가 퍼졌는데, 그 사이로 한 여학생이 쓰러져 있는 것을 목격했다. 심씨는 '큰일이 났다'는 것을 직감했다.
인근에서 마트를 운영하는 박두섭씨(43)는 사고 직후 경찰과 함께 마트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로 사고 현장을 확인했다.
그는 "한눈에 봐도 커브를 돌기 힘든 정도의 속도로 차량이 달려왔다"며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고 회상했다.
당시 A양은 병원 진료를 위해 학교를 조퇴한 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가만히 앉아 버스를 기다리던 여고생이 허망하게 참변을 당했다니 가슴이 미어진다"고 토로했다.
이어 "한창 꿈이 많을 나이의 학생인데 꿈을 펴보지도 못하고 떠난 게 마음이 아파 힘이 빠지고 일도 손에 안 잡히는 지경이다. 부모 마음은 오죽하겠냐"고 안타까워했다.
사고 현장에는 버스정류장은 온데 간데 없이 사라졌고, 으스러진 차량 파편과 유리 조각들만 널브러져 있어 사고 당시 충격을 짐작게 했다.
또 A양을 추모하는 국화꽃 3송이와 딸기우유, 초코과자가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국화꽃을 준비해 왔다는 송외숙씨(54·여)는 "일면식도 없는 학생이지만, 자녀가 다니던 학교의 학생인만큼 안타까운 마음에 발걸음을 했다"고 말했다.
송씨는 "어제 저녁 사고 소식을 들은 아들이 후배를 위해 딸기 우유를 두고 왔으니 엄마도 함께 추모해줬으면 한다는 부탁을 받았다"고 힘겹게 입을 뗐다.
그러면서 "안쓰러운 마음에 국화꽃과 함께 곧 빼빼로 데이인 만큼 초코과자를 좋아할 것 같아 준비해봤다"며 "부디 좋은 곳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추모했다.
사고가 난 곳은 순천에서 보성으로 들어오는 길목으로 평소 차량 통행이 많은 곳으로 전해졌다. 사고 운전자 B씨(78) 또한 이 내리막길 길목에서 우회전 하던 중 버스정류장을 들이받았다.
현장에서 시민들은 이곳에서 과거에도 사망 사고가 있었다며 과속단속 카메라와 과속 방지턱 등이 마련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전남 보성경찰서에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입건된 B씨는 "브레이크를 밟았는데 차가 과속됐다"며 '급발진'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pepp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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