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심사…"이제 美·日만 남았다"

김동현 기자 2023. 11. 2.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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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간 합병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EC)의 최종 승인을 받을 경우 나머지로 남은 미국과 일본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심사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매각을 통해 화물 독점 우려를 해소한 만큼 대한항공이 미주 노선 일부를 에어프레이미아에 넘기고 슬롯을 반환하는 식으로 미국 법무부로부터 합병 승인도 얻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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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에어프레미아 앞세워 여객 독점 해소 추진 예상
日, 운수권 및 슬롯 반납 통해 합병 승인 얻어낼 듯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9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승인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심의를 진행했다. 합병은 대한항공이 공항 내 이·착륙 허용 횟수를 뜻하는 슬롯(Slot)과 유럽·중국 등 특정 지역 노선 운수권 일부를 반납하는 조건부 허용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9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 양사 항공기가 주기돼있다. 2022.02.09.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간 합병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EC)의 최종 승인을 받을 경우 나머지로 남은 미국과 일본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심사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미국과 일본도 양사간 합병으로 인한 화물 사업 독점에 대한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는데 EU에 독과점 우려를 줄이는 조치를 담은 시정안을 제시하면서 논란이 예상되는 부분은 상당 부분 해결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 인수합병을 추진하면서 한국을 포함한 미국, EU, 중국, 일본, 터키, 대만, 태국, 베트남 등 14개국으로부터 기업 결합 심사를 받아왔다. 현재 심사가 남은 국가는 EU, 미국, 일본 등이다.

대한항공은 EU에 유럽 노선 중 4개 노선을 반납하고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매각안을 담아 시정안을 보내 최종 승인을 얻는다는 각오다. 화물 사업에 대한 독점 우려를 해소한 만큼 EU가 합병을 승인할 가능성이 높다.

EU가 기업 결합 심사를 승인하면 합병후 여객·화물 노선 독점을 우려하고 있는 미국과 일본 등에서도 비교적 수월하게 합병에 대한 허가를 받아낼 수 있다는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미국 법무부(DOJ)에 합병 승인을 요청하기 위해 대체 항공사로 에어프레미아를 앞세우는 전략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보유 기재와 조종사, 승무원을 에어프레이미아에 넘기는 방안 등이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지난 5월에 미국 법무부가 합병을 막기 위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소문이 돈 이후 조원태 회장과 미 법무부 차관 등이 면담을 실시했고 이 자리에서 독점을 해소할 수 있는 항공사를 찾아오라고 요구한 것에 대한 시정조치 차원이다.

에어프레미아는 지난해 국제선에 처음 취항한 이후 현재까지 미주를 비롯해 유럽, 동남아, 일본 등의 국제선 노선을 운영하고 있으며 미주 노선 중 시애틀과 하와이 등 장거리 노선 운항을 추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매각을 통해 화물 독점 우려를 해소한 만큼 대한항공이 미주 노선 일부를 에어프레이미아에 넘기고 슬롯을 반환하는 식으로 미국 법무부로부터 합병 승인도 얻어낼 수 있다.

합병과 관련해 사전 협의를 진행 중인 일본 경쟁당국 심사도 중복 노선을 반납하는 방안을 추진하며 합병 승인을 얻어낼 가능성이 제기된다. 일본과는 항공자유화협정을 맺은 만큼 일부 노선 및 슬롯 반납 파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하지만 일본 경쟁당국이 통합 저비용항공사(LCC)의 경쟁 제한을 문제 삼을 경우 사태가 커질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통합은 진에어, 에어서울, 에어부산의 통합으로 이어지는데 여기서 LCC 독과점을 문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일본은 자국 항공사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운수권 및 슬롯 반납과 함께 통합 LCC가 보유할 운수권과 슬롯 반납을 주문할 수 있다. 이에 대한항공은 합병 승인을 위해 또 다시 타협점을 찾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EU와 미국, 일본 등 단 한곳의 경쟁당국과의 협상이 불발되면 합병은 무산된다"며 "미국의 경우 EU와 달리 협상기한을 정하지 않은만큼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협상을 진행할 수 있고, 일본은 운수권과 슬롯을 반납하더라도 항공자유화협정을 맺은 만큼 한국 항공사들의 경쟁력 저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j100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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