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된 의뢰인 대학생 딸 성추행한 50대 변호사…“죄책 무겁다”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자신의 의뢰인이던 기업 회장이 구속수감된 뒤 그의 딸을 수차례 성추행한 50대 변호사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단독 하진우 판사는 2일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변호사 A(58)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A씨는 자신이 법률 조언을 하던 한 기업 오너가 수감된 뒤 그의 대학생 딸인 B씨를 2019년 6∼7월 총 7회에 걸쳐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피해 당시 B씨는 해외 유학 생활을 중단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A씨가 관리하는 아버지의 자금으로 주거·생활비를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가석방 관련 논의를 위해 A씨를 지속적으로 만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B씨 부친의 가석방 심사를 앞두고 B씨를 한강공원으로 불러내거나 집을 찾아가 강제로 입맞춤 하는 등 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전송한 메시지를 보면 피해자에게 이성적 호감을 느꼈고, 피해자가 충격을 받을 정도의 실수를 저지른 사실을 알 수 있다"며 "피고인은 강제추행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나 피해자가 법정에 이르기까지 사건 경위와 전후 상황에 대해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뢰인의 딸인 피해자가 피고인의 도움을 받고 있어 명확한 거부 의사를 표시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여러 차례 추행해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피해자에게 용서받지 못한 점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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