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리커창 전 총리 가는 길…삼엄한 경계 속 '국화꽃'도 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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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중국의 '2인자'였던 리커창 전 중국 총리의 화장식이 2일 베이징 바바오산 혁명열사묘역에서 진행됐다.
리 전 총리의 화장식을 앞두고 바바오산 혁명열사묘역 인근 교통은 당국에 의해 통제됐다.
당국의 통제가 강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시민들은 바바오산역 인근의 육교나 도로 양쪽의 인도에 서서 리 전 총리의 마지막 길을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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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추모 못하게 하느냐" 실랑이도…톈안먼 등엔 조기 게양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한 때 중국의 '2인자'였던 리커창 전 중국 총리의 화장식이 2일 베이징 바바오산 혁명열사묘역에서 진행됐다.
중국 당국은 이날 화장식이 열린다고만 공식 발표했을 뿐 시간이나 장소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날 화장식은 오전 10시께 진행된 것으로 추정된다. 리 전 총리의 화장식을 앞두고 바바오산 혁명열사묘역 인근 교통은 당국에 의해 통제됐다.
바바오산 혁명열사묘역 인근의 6차선 도로인 스징산(石景山)로를 비롯한 인근 도로앞에는 수십명의 경찰과 공안 차량이 배치돼 차량을 통제했으며 사전에 허가된 일부 차량의 이동만 허용했다. 진입이 허용된 차량 대부분은 중국 관용차량으로 쓰이는 '훙치' 차량이였다.
한 시민은 "평소에는 이 길이 이렇게 막히지 않는다"며 "아마 오늘 리커창 전 총리의 화장과 관련된 행사가 있어 교통통제를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바바오산 지하철역 역시 혁명열사묘역과 이어지는 출구는 폐쇄해 운영했다.
당국의 통제가 강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시민들은 바바오산역 인근의 육교나 도로 양쪽의 인도에 서서 리 전 총리의 마지막 길을 함께 했다. 이에 육교와 인근 인도에 배치된 경찰, 보안, 사복경찰 등은 시민들에게 "사진을 찍지 말라", "육교에 머물지 말라" 고 경고하기도 했다.
10시가 임박하자 혁명열사묘역 인근의 스징산로의 교통 통제는 해제됐으나 혁명열사묘역 입구까지 이어지는 상좡동(上庄東)가의 교통 통제는 이어졌다.
중국 당국의 통제와 감시 강화가 무색하게 일반 시민들은 경찰 통제선 인근에서 리 전 총리를 추모했다. 한 시민은 가방에 국화꽃 세송이를 들고 인도를 지나가려다 사복경찰에 저지당해 국화꽃을 빼앗겼고, 또 다른 시민은 근조 리본 등을 반입하려다 당국에 의해 제지당했다.
당국의 통제는 10시30분이 넘어선 시간까지도 이어졌다. 공안과 사복경찰들이 "활동이 끝났으니 시민들은 조속히 해산하라"고 요구하자 일부 시민들은 "이게 왜 '활동'이냐", "우리는 좋은 백성이고 애국자인데 왜 이렇게 대하느냐", "누굴 보내주고 말고하는 것은 인민들이 하는 것이다"이라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경찰의 통제에도 시민들이 해산할 기미를 보이지 않자, 당국은 인도 앞에 대형 공안 차량을 배치해 시민들의 시선이 닿지 않게 하는 등으로 추모 분위기를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 당국은 리 전 총리의 추모 열기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데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는 모습이다.
중국 주요 쇼핑몰인 타오바오에선 리커창을 검색하면 관련 검색이 되지 않고 있으며, 일부 배송서비스 업체에서도 국화 등 민감한 물품의 배송은 자제하라는 메시지가 확산되고 있다.
이날 베이징 톈안먼, 신화문, 인민대회당, 외교부, 각 성·자치구·직할시의 당 위원회 및 정부 소재지, 홍콩·마카오 특별행정구 및 각 국영의 항구, 재외공관 등에서 조기가 게양됐다. 이 가운데 톈안먼 인근 역시 이날 오전부터 교통 통제 등을 강화한 것으로 알려진다.
ejj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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