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자식은 사교육NO"...'목동키즈' 전현무, '티처스' 온 이유 [현장의 재구성]
[OSEN=연휘선 기자] '언론고시 그랜드슬램' 전현무, '강남 8학군 출신' 한혜진, '목동맘' 장영란까지. 사교육 좀 겪어봤다는 스타들이 '티처스'에 뭉쳤다. 답 없는 입시와의 전쟁 해답을 '티처스'에서 찾을 수 있을까.
2일 오전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스탠포드호텔 서울에서 채널A 신규 예능 프로그램 '성적을 부탁해-티처스(약칭 티처스)' 제작발표회가 치러졌다. 이 자리에는 방송인 전현무, 배우 한혜진, 방송인 장영란, 인터넷 강사 정승제와 조정식, 김승훈 CP, 윤혜지 PD가 참석해 방송인 박경림의 진행 아래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티처스'는 공부와 성적이 고민인 중, 고등학생에게 대한민국 최고의 강사진이 직접 코칭해 성적을 올려주는 에듀 솔루션 버라이어티다. '일타강사'로 이름 난 정승제와 조정식이 한달 동안 도전 학생의 성적을 얼마나 끌어올려줄지 기대를 모은다.
특히 이들을 관찰할 3MC로 전현무, 한혜진, 장영란이 뭉쳤다. '목동 키즈' 출신으로 연세대학교를 졸업하고 어렵다고 정평난 언론사 입사 과정을 두루두루 거쳐본 전현무, 강남 8학군 얼짱 출신으로 현재 초등학생 딸을 둔 한혜진, '목동 엄마'로 남매 교육에 힘쓰고 있는 '공감 요정' 장영란이 뭉친 것이다.
3MC는 프로그램 시작에 앞서 수학과 영어 '레벨테스트'에 임했다. 실제 학생들이 접하는 문제를 풀고 학생들의 마음을 체험해본 것이다. '소수'가 무엇인지부터 시작해 영어 지문 해석까지, 중학교 1학년 수준의 문제에도 3MC는 "말이 안 된다", "이걸 어떻게 중학생이 푸냐"라고 하소연했다.
전현무는 "당황스러운 걸 떠나서 중학교 1학년이 굉장히 어려워졌더라. 깜짝 놀랬다. 이건 기사가 많이 안 났으면 좋겠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레벨테스트' 의도에 대해 윤혜지 PD는 "출제위원으로서 실망스러웠다. 농담이다"라고 운을 떼며 "제가 성인이 되고 10대 때 얼마나 시험 치는 게 고통스러운 과정이었는지 까먹게 되더라. 그 상황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 보기 위해 내봤다"라고 밝혔다.
이들의 레벨 테스트에 대해 정승제는 "딱 중학생 수준 문제였다. 쉬운 계산 수준부터 조금 어려운 x, y가 들어간 수식까지. 이 분들이 수학에 마음을 닫고 있다는 걸 알았다. 졸업한 지 오래 됐으니 마음을 열고 보면 기억할 수도 있는데 닫혀있다는 걸 알았다"라고 평했다. 이어 조정식은 "장영란 님은 사랑이 가득하고 지혜로운 분이다. 이 정도만 하겠다. 전현무 씨는 딱 연세대학교 가실 수 있을 정도다. 한혜진 씨는 문제를 푸는 자세만 봐도 교실에 저런 학생만 있으면 10시간도 강의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정승제는 "소위 '킬러 문항'이 있었는데 한혜진 씨만 맞췄다"라고 거들었다.
'사교육의 메카' 목동 출신인 전현무. 그는 학창시절에 대해 "저랑 비슷한 나이의 분들이 있으실 거다. 저는 본고사, 수능을 다 해야 했던 세대다. 공부양이 너무 많았다. 특목고를 나와서 학교 공부만 해서는 따라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전혀 달라진 게 없다고 느꼈다. 교육제도가 달라졌다 생각했는데 학습량이 너무 많고 어렵다. 저는 옛날 세대라 공감 능력이 떨어지지 않을까 싶었는데 오히려 너무나 비슷해서 학생 입장에서 공감하는 게 많았다"라고 밝혔다. 이어 전현무는 "어머님이 심하게 저를 잡았을 것 같다. 못하는 학생은 안 보게 하고 우등생을 보여주며 '너는 뭐하고 있니'라는 말을 귀에 딱지가 않게 하셨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학부모이자 '목동맘'인 장영란은 자녀들이 엄마의 레벨 테스트를 본 반응에 대해 "초반에는 제가 엄마는 공부 잘하고 완벽했다고 저도 모르게 가면을 쓰고 알려줬는데 어느 순간, 초등학교 1학년부터 아이들이 물어볼 때 모르는 게 오더라. 그래서 '엄마 공부 못했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오랜만에 MC를 하는 거라 사활을 걸고 해야 하는데 레벨 테스트 때는 정말 뛰쳐나가고 싶었다. 아이들이 중학교 1학년 문제인데도 어려운 걸 풀고 있다는 건 옆에서 더 하라고 하는 게 아니라 위로하고 사랑하고 안아줘야 한다는 걸 느꼈다. 학부모로서 공감하는 것도 있지만 제가 공부를 진짜 못했는데 공부 못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대변하게 되더라. 선생님들이 아무리 설명해도 구구단을 못하는데 두 자릿수 계산은 또 얼마나 힘들겠나 생각이 들 정도였다"라고 말했다.
한혜진은 "아이가 레벨 테스트를 못 봤으면 좋겠다. '엄마도 안 했잖아'라고 말할 것 같다"라고 했다. 이어 그는 "프로그램을 하면서 왜 이렇게 아이들처럼 치열하게 공부하지 않았는지 후회가 많이 됐다. 지금이라도 선생님들이 가르쳐주시는 걸 보면서 영어를 열심히 해보는 건 어떨까 생각이 들었다. 저희 프로그램을 보면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정말 많이 드실 거다. 학부모님들도"라고 했다.
스타 강사들과의 촬영은 어땠을까. 전현무는 "확실히 선생님들이 스타강사라고 느낀 게 단순한 요령을 알려주는 게 아니다. 아무리 시험 양상이 바뀌어도 본질은 똑같지 않나. 그걸 알려주신다. 한 달 만에 성적이 오르는 것도 포인트이긴 한데 실질적으로 수학을 어떻게 대하고, 영어를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를 알려주신다. 예전에 이 두 분을 만났다면 제 학교가 달라졌을 거라 생각이 들 정도다. 실제 예제로 풀어보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학부모님 뿐만 아니라 학생들에게도 도움이 많이 될 거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정승제는 "공부를 어떻게 하는지가 보인다. 알고 푸는지 모르고 푸는지. 딱 보면 보인다"라며 "세 분 모두 6~7개월 정도 열심히 하면 최소 3등급 최고 1등급까지 가능할 것 같다"라고 평했다. 조정식은 "말을 아끼겠다. 다들 자녀도 있으시고"라 너스레를 떤 뒤 "킬러 문항은 난이도가 좀 있는 문제였는데 머리를 잘 쓰면 정확하게 맞출 수 있는 문제다. 사회생활에서 나오는 연륜은 무시 못한다 생각했다. 전현무 씨는 영어를 다 맞았다. 현역 고3들이 푸는 문제였다"라고 강조해 웃음을 자아냈다.
YTN과 KBS까지 각종 입사 과정과 시험에는 통달한 전현무. 그는 '티처스'를 통해 어떤 변화를 기대하고 있을까. 먼저 그는 '멘탈 케어' 역할로 학생들을 지도할 계획에 대해 "제가 예전에 홍진경 씨한테 유튜브에서 수학을 가르친 바 있다. '멘탈 케어' 생각이 있다. 선생님들처럼은 아니지만 본인이 자력으로 풀고 행복해 하는 모습을 봐서 너무 행복했다. 홍진경 씨, 남창희 씨, MC그리를 가르쳤다. 그 변화에 희열이 있어서 영어 같은 경우는 또 가르치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라고 했다. 이에 조정식은 "경쟁자가 업계에 들어오면 좋지 않다"라며 반대해 웃음을 자아냈다.
전현무는 "저 공부할 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문제들이 나왔을 때 겁을 먹는 게 있다. 저는 수학에 아직도 트라우마가 있을 정도로 뭐가 던져지면 아직도 쫄게 된다. 레벨 테스트 때도 아무 생각 없이 시간이 가게 되더라. 저는 오히려 '티처스'를 하면서 멘탈 케어를 배우고 있다. 지금이 수능이 아니니까 그 문제에 지지 말자는 마음으로 하다 보면 수능 때는 다 풀게 되는 거다. 저는 공부할 때 모의고사부터 쫄고 수학을 놓게 됐다. '지지 말자'는 걸 배우게 됐다. 해답지 보고 타협하려고 하지 말고 혼자 생각하고 싸워보자고 정승제 선생님이 매일 얘기한다. 저는 그 시간이 없었다"라고 변화를 밝혔다.
실제 학무모인 장영란, 한혜진도 '티처스'를 하며 자녀들의 교육관에 변화를 체험했다. 한혜진은 "저희 딸은 한국 나이로 9세라 말이 아직 안 통한다. 공부 얘기를 하면 안 받아들인다. 재미있는 게 많아서 그렇다. 그래서 진지한 대화를 못하는데 엄마한테 후회되는 게 뭐냐 물어보면 '공부 안 한거'라고 얘기한다. 프로그램을 하면서 이 아이가 공부를 싫어하게끔 만들면 안 되겠다는 걸 깨달았다. 우리 프로그램에 나오는 모든 친구들이 보면 의지가 굳건하다, 동기부여를 주는 게 재미있게 하는 비결이라는 걸 깨닫게 됐다"라고 했다.
장영란은 "저도 '티처스'를 하면서 되게 많은 걸 느끼고 있지만 아이들이 공부를 본인 스스로 해야 한다. '이거 해'라고 해봤자 본인이 삼켜야 한다. 그런데 '티처스'를 하면서 가정 분위기도 굉장히 중요하다는 걸 알았다. 한 친구가 공부 못하는 걸 숨기고 싶지 않아서 엄마한테 숨겼고, 나중엔 엄마한테 짜증을 내게 되더라. 저희 선생님들이 '이거 못 알아듣지? 거기부터 해야돼'라고 하니까 펑펑 울더라. 그걸 보고 아이가 모른다고 얘기할 수 있는 엄마가 되자고 생각했다. 어차피 학생이 혼자서 긴 여정을 가야 하니까 옆에서 엄마가 채워줄게 말해줘야 한다는 걸 되게 많이 느꼈다"라는 것이다.
더불어 전현무는 "저는 제가 자녀를 낳는다면 입시 교육을 시킬 생각이 없다. 아기 때 외국어 하나 시키고 독서 많이 시키는 게 목표다. 제가 어릴 때 그렇게 못 살았기 때문에 그렇다. 독서도 안 하고, 외국어도 뒤늦게 했다. 그 두 가지만 있으면 본인이 원하면 일타강사 뵙게 하는 거고, 너무 싫다고 하면 안 하는 것"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다만 "결국 미래 제 배우자의 뜻에 맡기겠다"라고 덧붙이기도 한 바. 그만큼 '정답'이라고는 찾기 힘든 사교육과 전쟁 같은 입시 과정에 '티처스'가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 기대를 모은다.
'티처스'는 오는 5일 일요일 저녁 7시 50분에 첫 방송된다. / monamie@osen.co.kr
[사진] OSEN 민경훈 기자, 채널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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