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부터 훑어보고 막말한 교장…교사는 임용 2달만에 '유서'

기사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경남 양산의 한 초등학교 신임 교사가 교장으로부터 외모 비하 등 인격 모독에 시달렸다고 호소해 지역 교육청이 조사에 나섰다.

2일 뉴스1에 따르면 임용 두 달째를 맞은 여교사 A(25)씨는 지난달 31일 교사 커뮤니티에 학교에서 겪은 부당한 일을 고발했다.

글에 따르면 학교장은 신규 임용 첫날부터 A씨 옷차림을 훑어본 뒤 "나는 수수한 차림도 싫고 어려 보이는 것도 싫으니 빚이라도 져서 백화점에서 옷을 사 입어라"고 말했다.

이어 교장은 "요즘 애들은 선생의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본다"며 "예쁜 선생이면 민원도 없다"고 했다.

어느 날은 A씨가 가르치던 학생이 친구들 뺨을 때려 학부모 면담이 있자 교장이 교직원 회의에서 "신규는 경험이 없어 종종 학부모 민원을 받는다"고 비난했다고 토로했다.

A씨는 이 외에도 자신을 무시하는 언사와 행동을 했다고 설명하며 "어느 날 문득 컴퓨터 화면에 유서를 쓰는 자신을 발견하며 슬프고 애통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무너져 간 교실에서 잘해보려고 지난 두 달을 버텨 왔는데 처방받은 약봉지를 보면 서러움이 몰려온다"며 "임용시험 합격하고 6개월간 대기하며 취미생활을 즐겼던 때는 정말 건강했는데"라고 적었다.

경남도교육청 등 관계기관은 해당 글에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

조사를 담당하는 도 교육청 관계자는 "지역교육지원청에서 갑질 피해를 호소한 교사 상담을 했으며 내용을 파악 중"이라며 "학교 측을 방문해 조사를 시작했다"고 했다.

학교 측 한 관계자는 "현재 진상 파악 중"이라며 말을 아낀 것으로 전해졌다.

Ａ씨가 교사 커뮤니티에 쓴 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박효주 기자 app@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