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포 서울시 편입 정책에 "국민의힘 욕망 자극하는데 용감해"
김기현 "민주당 찬성이냐 반대냐" 민주당 "찬반? 놀아날 생각없다"
홍익표 "현실성 없는 안 대신 5호선 연장 예산 가져오면 협조"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김포시를 서울시에 편입시키겠다는 국민의힘의 정책을 두고 과반 의석을 가진 더불어민주당 원내 지도부는 “국민들의 욕망을 자극한 얄팍한 술수”, “표퓰리즘에만 용감하다”고 밝혔다. 또한 “졸속이자 현실성이 없는 방안 대신 5호선 연장 예산안을 가져오면 협조하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찬반 여부에 대해서는 “찬성 반대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2일 오전 국회 본관 228호실에서 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포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서울시 편입 여부를 추진하겠다는 우리 당의 입장에 대해 민주당 입장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며 “반대한다는 것인가 아니면 찬성한다는 것인가. 민주당은 지금처럼 동문서답할 것이 아니라, 찬성인지 반대인지 입장을 명확하게 밝히는 것이 도리”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주민들의 생활권, 통근권, 통학권, 지리적 위치와 행정구역을 일치시켜 주민 편익을 극대화하는 것을 행정 이기주의가 가로막겠다면 이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며 “우리 당은 주민들의 의견을 적극 청취하고 필요한 조치를 뒷받침하기 위해 당 대표 직속으로 특별위원회를 오늘 발족시키려 한다. 오로지 시민의 입장에 입각하여 이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를 두고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은 비서울시민들의 부동산 집값 상승 욕구, 교통, 교육 혜택 등의 욕망을 자극하는 정책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이날 오전 정책조정회의에서 “윤석열 정부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이후 이념 과잉의 정치에서 욕망 자극 정치로 바꾼 것”이라며 “김포를 서울시로 편입하겠다는 여당 대표의 주장은 집권여당 국민의힘의 무책임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김 부의장은 “교통난이 심각하면 김포 골드라인 해결책을 내놓으면 된다”며 “진지한 대책이 아니라 얄팍한 술수를 내놓고 판을 흔들었다고 희희낙락하고 있지만, 서울시민은 서울 먼저 챙겨라, 부산에서는 '서울이 작다고? 그러면 부산은?'이라고 반문한다”고 지적했다.
김 수석부의장은 “표를 얻기 위해 욕망을 자극하는 일에는 무책임하게 용감하다”고 했다. 그는 “언제까지 표만 쫓아다니는 '표퓰리즘'으로 나라를 망치고 사회 갈등을 초래할 것이냐”며 “대통령의 진정한 용기와 집권여당의 책임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홍성국 민주당 경제특보도 이날 회의에서 “부동산 경기, 부동산 추락, 가계부채 문제를 막을 방법이 없기 때문에 정부가 내놓은 고육책”이라고 평가했다. 홍 특보는 현 정부가 경기를 살리기 위해 무리한 대출 금리 인하를 한 뒤 대출확대를 해 강남 집값은 어느 정도 회복했으나 강북 지역은 먼저 집값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을 들어 “강북과 집값의 방향성이 동일한 수도권 외곽 지역, 서울 외곽 지역들, 김포를 비롯한 다양한 지역 집값도 어려우니까 내년 총선 때까지 이 논쟁을 일으켜서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재료로” 삼고자 하는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국민의힘 내에서도 신중론이 나온다. 김재섭 국민의힘 도봉갑 당협위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과 전화연결에서 국민의힘의 총선전략에서 플러스 아니냐는 질의에 “총선전략이라는 것이 단순히 어떤 부동산, 땅값, 교통, 이렇게 단편적인 문제로 되는 건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도봉구 지역이나 노원, 중랑구들이 원래 민주당세가 강한 지역들이었지만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에 힘을 실어줬다”며 “이 지역이 지금까지 소외됐는데, 국민의힘은 다를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알고 보니까 우리가 아닌 김포를 챙기더라고 한다면 책임정치라는 면에서도 잘 맞는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경기도 양주가 지역구인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최강시사>에 출연해 김포 서울 편입안을 두고 “그냥 (김포가) 서울의 변두리가 되어서 서울의 쓰레기 소각장이라든가 음식물 소각장 뭐 건축 폐기물 처리장 이런 거 다 옮기려” 하는 것이라며 “선거를 위해서 수단, 방법을 가려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양주, 의정부, 구리, 과천, 안양, 성남, 광명 다 서울에 포함시킬 거냐”며 “모든 집권 세력과 정치권이 주장했던 국가 균형 발전, 지방 균형 발전, 수도권의 과도한 집중 완화와 정반대로 가는 길”이라고 우려했다.
민주당의 공식 입장은 현실성 없는 조치로 보고 이 정책에 관심을 보이지 않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대신 5호선을 김포 쪽으로 더 연장하는 방안에 협조한다는 안을 제시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현실성 없고 졸속적인 김포의 서울시 편입안보다, 실제로 김포주민들께서 매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교통문제”라며 “그런데도 정부는 이번 예산안에 5호선 연장 관련된 어떠한 입장도 제시하지 않았다. 5호선과 관련된 예타 면제와 연장 확정을 이번 예산안에 담고자 한다면 협조하겠다. 정기국회에서 처리해 내년에 5호선 연장사업이 시행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이개호 정책위의장은 “사안 자체가 참으로 뜬금없다”며 “정치적 의도에 따른 국민 갈라치기로 진정성이 의심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찬반에는 분명한 답변을 하지는 않았다. 최혜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은 김포 서울 편입 정책에 반대한다는 거냐'는 미디어오늘 기자 질의에 “찬성과 반대가 중요하지 않는다. 던지기식이다. 중요한 것은 교통의 불편”이라며 “저희는 여당에서 하는 거에 놀아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찬반을 밝힐 가치가 없다는거냐고 묻자 최 원내대변인은 “그렇다”고 밝혔다.
광명시가 지역구인 임오경 원내대변인은 “찬반이 아니라 당이나 원내 입장은 신중검토하겠다는 것”이라며 “저도 광명시다. 출퇴근 인구 가장 많은 곳이 광명시다. 우리는 2009년에도 여론조사 했다. 서울 편입 찬성이 80% 넘었다. 조사하면 무조건 편입 찬성(으로 나온다)”이라며 “하지만 이런 일이 몇차례 있다보니 지역시민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왜 총선 앞두고 이러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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