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결혼하려고…” 택시기사 살해 후 돈 훔쳐 태국 도주한 40대

택시기사를 살해하고 태국으로 달아난 40대 남성이 태국공항에서 붙잡혔다. 충남 아산경찰서 제공

택시기사를 살해하고 금품을 훔쳐 태국으로 도주한 혐의를 받는 40대 남성이 태국 여성과 결혼하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2일 충남 아산경찰서는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된 A 씨(44)를 대전지검 천안지청으로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 씨는 지난달 23일 새벽 광주에서 택시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가던 중 택시기사 B 씨(70)를 살해하고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그는 B 씨의 금품을 일부 훔친 뒤 시신을 도로에 버리고 직접 택시를 운전해 인천공항까지 이동했다. 인천공항에 도착해서는 B 씨 통장에서 1000여만 원을 인출해 태국행 비행기 티켓을 구매하고 일부는 환전한 뒤 태국으로 도주했다.

경찰은 태국경찰주재관 등 관계기관과 공조해 범행 11시간 만에 방콕 수완나품 공항 입국장에서 A 씨를 검거한 뒤 국내로 송환했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교제하던 태국 여성과 결혼하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태국 여성과 결혼하기 위해서는 지참금을 소지해야 했는데 A 씨는 재산이 없어 강도 범행을 계획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 도구를 미리 준비하고 범행 수법과 도주 방법 등을 검색하는 등 사전에 범행을 준비했던 것으로도 확인됐다”고 말했다.

다만 피해자를 사전에 물색한 것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B 씨를 협박해 통장 비밀번호 등을 알아내 현금을 인출했지만 사전에 B 씨를 노린 것은 아니다”라며 “범행 대상이 돈이 없었다면 출국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