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사과한다는데…국정원장 “도의적 책임, 감찰 안 해”
[앵커]
국정원 정보원의 허위 제보와 마약 사건 조작으로 무고한 피해자가 발생한 사건, KBS가 단독으로 보도해 드렸는데요.
검찰이 피해자에 대한 재판 신청을 취소하고, 사과한 데 이어, 김규현 국정원장이 도의적 책임을 느낀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국정원은 적법한 절차를 따랐다면서 내부 조사나 감찰 같은 후속 조치는 계획이 없다고 했습니다.
신현욱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영문도 모른 채 택배 상자를 받았다가 구속되고 재판도 받은 마약 사건 무고 피해자들.
국정원 '나 과장'에게서 단기 실적이 될 정보 요청을 받고, 정보원 손 모 씨가 사건을 꾸며 넘긴 거였습니다.
[마약 무고 피해자/음성변조 : "조사받을 때 (허위 제보자가) 국정원 정보원이라는 얘기를 들었어요. 아니 국정원에서 도대체 왜 이런 사람한테 그런 정보를 받아서 도대체 뭐에 쓰는 걸까..."]
김규현 국가정보원장이 어제 비공개로 열린 국정원 국감에서 이번 사건에 대해 '도의적 책임'을 느낀다고 밝혔습니다.
김 원장은 다만, 나 과장이 직무 범위를 벗어나는 일을 해 국정원법을 어긴 건 아니라고 했고, 제보를 기관에 넘기는 과정에 적법한 절차를 지켰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내부 조사나 감찰, 징계 계획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국정원 제보로 무고한 피해자가 인권 침해를 당했지만, 국정원이 후속 조치할 건 없단 취지입니다.
[유상범/국회 정보위원회 간사/국민의힘 : "국정원의 책임을 묻는 다수 의원들의 질의가 있었고 국정원장은 그 부분에 관련해서는 도의적 책임을 느낀다고..."]
허위 제보를 걸러내지 못한 이유에 대해서도 질의가 이어졌지만, 국정원은 내부 절차가 있다고만 했습니다.
[윤건영/국회 정보위 간사/더불어민주당 : "허위정보를 걸러낼 절차가 있다는 답변을 했습니다. 좀 더 이 절차를 보강해야 한다는 지적도."]
국정원이 제공한 정보를 토대로 피해자를 구속 기소했던 인천지검은 제때 공소 취소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해 사과했고 형사보상 절차를 지원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국정원은 도의상 유감만 표명하고,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겠단 겁니다.
국정원은 KBS 보도 직후, 나 과장이 정보를 요청한 게 아니라 정보원이 자발적으로 제공했다고 보도자료까지 배포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디지털 포렌식에서 나 과장이 정보원에게 실적이 될 정보를 먼저 요청한 물증을 확보한 후 공소장에 적시한 걸로 확인됐습니다.
앞으로 재판 과정에서 이런 증거가 공개되면 국정원은 거짓 해명을 했단 비판에도 입장을 밝혀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신현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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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욱 기자 (woog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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