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이렇게 쓰는거야’ 텍사스의 창단 첫 우승, ‘투자 안목’이 만들어낸 성과

안형준 2023. 11. 2.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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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창단 63년만의 첫 우승. '투자 성공'으로 맺은 결실이었다.

텍사스 레인저스는 11월 2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 백스와 '2023 월드시리즈' 5차전 경기에서 승리했다. 이날 텍사스는 5-0 승리를 거뒀고 시리즈를 4승 1패로 마치며 정상에 올랐다.

애리조나를 제압한 텍사스는 창단 첫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1961년 워싱턴 세너토스로 창단해 1972년 텍사스로 연고를 이전한 텍사스는 창단 63년만에 첫 우승의 기쁨을 누리게 됐다.

이번 우승은 '투자의 결실'이다. 텍사스는 최근 FA 시장과 트레이드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움직이며 전력을 보강했고 그 투자가 우승이라는 열매로 이어졌다.

텍사스는 2022시즌을 앞두고 두 명의 FA 타자를 영입하며 무려 5억 달러를 투자했다. 유격수 코리 시거와 2루수 마커스 세미엔이었다. 시거에게 10년 3억2,500만 달러, 세미엔에게 7년 1억7,500만 달러의 대형 계약을 안긴 텍사스는 내야의 고민을 단번에 지웠다. 당시 빅리그 데뷔를 앞두고 있던 3루수 특급 유망주 조시 영, 2021시즌에 앞서 영입한 1루수 네이트 로우와 함께 내야진을 구성했다.

시거와 세미엔은 지난해 나란히 아쉬운 시즌을 보냈지만 올해는 달랐다. 정규시즌 나란히 맹활약을 펼치며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었다. 세미엔은 올해 162경기에 모두 출전해 .276/.348/.478 29홈런 100타점을 기록했고 시거는 부상으로 119경기에만 나섰지만 .327/.390/.623 33홈런 96타점의 MVP급 활약을 펼쳤다.

정규시즌에 그치지 않았다. 시거는 가을 내내 맹타를 휘두르며 팀 타선을 이끌었고 세미엔은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다소 부진했지만 승부의 분수령이 된 월드시리즈 4차전에서 홈런 포함 5타점 맹타를 휘둘러 팀 승리를 이끌었다. 주포인 아돌리스 가르시아가 3차전에서 부상을 당해 이탈했지만 두 선수 덕분에 텍사스는 무너지지 않았다.

2022시즌에 앞서 트레이드로 영입한 미치 가버 역시 가을 무대에서 제대로 활약했다. 정규시즌에는 부상에 시달리며 시즌을 절반밖에 소화하지 못한 가버였지만 포스트시즌에는 달랐다. 디비전시리즈에 합류한 가버는 디비전시리즈와 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2안타 11타점을 기록하며 '영양가 만점' 활약을 펼쳤고 팀의 월드시리즈 진출에 기여했다. 비록 월드시리즈에서는 아쉬웠지만 가버의 활약이 없었다면 텍사스는 최종 라운드에 오를 수 없었다.

마운드에는 '빅게임 피처' 네이선 이볼디가 있었다. 텍사스는 올시즌에 앞서 이볼디와 2년 3,400만 달러 FA 계약을 맺으며 마운드를 보강했다. 2018년 보스턴 레드삭스를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려놓은 이볼디는 큰 경기에서 진가를 발휘하는 투수. 정규시즌에는 '2% 부족한' 모습이지만 가을 무대는 다른 선수였다.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정규시즌 12승 5패, 평균자책점 3.63을 기록하며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부상으로 144이닝(25G)을 소화하는데 그쳤던 이볼디는 가을 무대에서 '빅게임 피처'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했다. 포스트시즌 6경기에 선발등판해 36.2이닝을 투구하며 5승, 평균자책점 2.95를 기록했다.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4.2이닝 5실점으로 부진한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5경기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완벽한 에이스의 모습을 선보였다.

여름 시장에서 영입한 조던 몽고메리도 완벽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영입한 몽고메리는 이적 후 11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79를 기록하며 에이스로 활약했고 포스트시즌에서는 이볼디와 함께 확실한 원투펀치 역할을 해냈다. 포스트시즌 6경기(5GS) 31이닝, 3승 1패, 평균자책점 2.90을 기록한 몽고메리는 올여름 이적 시장에서 팀을 옮긴 선수 중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불펜의 아롤디스 채프먼도 제대로 힘을 보탰다. 텍사스는 여름 이적 시장에서 트레이드로 채프먼을 품었다. 지난해 기량 하락과 워크에식 논란을 겪은 뒤 뉴욕 양키스를 떠난 채프먼은 올해 캔자스시티 로열스에서 반등세를 보이고 있었고 텍사스는 과감하게 그를 선택했다. 채프먼은 정규시즌에는 다소 기복을 보였지만 포스트시즌에는 9경기 6홀드,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하며 셋업맨 역할을 완벽하게 해냈다.

비록 여름 시장에서 영입한 맥스 슈어저가 부상으로 아쉬운 가을을 보냈지만 텍사스는 대부분의 영입이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지며 창단 63년만에 감격의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사진=위부터 코리 시거, 마커스 세미엔, 네이선 이볼디)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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