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에 찾아온 봄? 연일 포근한 날씨에 가장 높은 ‘최저기온’ 경신
2일 아침 서울과 인천, 강원 영동 등에서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래 ‘11월의 일 최저기온’으로는 가장 높은 기온이 기록됐다.
기상청은 최근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이날 아침 최저기온이 평년보다 3~10도 높은 곳이 많았다고 밝혔다. 수도권과 전국 내륙을 중심으로 11월 일 최저기온 최고 극값을 경신한 지점도 있었다. 극값은 기온, 기압, 강수량 등의 기상 요소를 장기 관측하여 얻은 가장 큰 값 또는 가장 작은 값을 말한다.
2일 서울 종로구 송월동 기상관측소의 기온은 오전 4시4분 18.9도를 기록했다. 관측이 시작된 1907년 이후 11월 일 최저기온으로는 가장 높다. 서울 외에도 인천(18.3도), 강릉(20.0도), 속초(17.5도), 서산(17.6도) 등에서도 최저기온 기록을 경신했다. 이들 지역은 지난 1일에 이어 이틀 연속으로 11월 최저기온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남 완도(19.8도)와 경북 영덕(17.2도)에서도 11월 아침 최저기온 극값이 경신됐다. 충북 청주(16.1도)와 경남 거제(17.9도)에서는 역대 2위에 해당하는 기온이, 전북 군산(15.9도)에서는 역대 3위인 기온이 기록됐다.
기상청은 한반도 남쪽에 고기압이 자리 잡으면서 최근 따뜻한 남서풍이 지속해서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부지방은 밤사이 구름이 많았던 탓에 복사열이 빠져나가지 못해 기온이 떨어지지 않으면서 최저기온이 평년보다 높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달 하순에는 기온이 영하권으로 급강하했다가 최근에는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는 등 가을 속에서 ‘여름과 겨울’이 교차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21~22일에는 강원 태백과 대관령의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는 등 초겨울 날씨가 찾아왔다. 열흘 뒤인 11월 초에는 반소매 옷을 입고 다니는 시민이 보일 정도로 기온이 올랐다. 가을의 초입이라 할 수 있는 지난 9월에도 평균기온이 평년(20.5도)보다 2.1도 높은 22.6도를 기록했다.
기온 변화로 올해 단풍은 예년보다 시작과 절정이 늦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산은 평년(10월15일)보다 2일 늦은 지난달 17일 첫 단풍이 관측됐고, 설악산의 단풍 시작일도 평년(9월28일)보다 늦은 9월30일이었다. 설악산 단풍의 절정은 지난달 23일로 평년(10월17일)보다 6일 늦었다. 또 속리산은 단풍 시작일이 평년(10월14일)보다 5일 늦은 지난달 19일이었다. 기상청은 산 전체가 정상으로부터 약 20% 물들었을 때를 첫 단풍으로 보고, 80% 정도 물들면 절정으로 판단한다.
가을답지 않은 날씨로 단풍의 색감이 예년보다 좋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단풍이 제대로 들려면 밤 기온이 낮고, 일조량이 충분해야 한다.
포근한 날씨는 오는 주말부터 월요일까지 비가 내린 뒤 사라진다. 기상청은 비가 그친 뒤에는 바람이 강해지고,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2일 예보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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