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북송된 아들 얼굴 한 번만 보고 죽게끔 도와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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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최근 탈북민을 대규모로 강제 북송하고 추가 북송 우려도 끊이지 않는 가운데 강제 북송 피해자 가족들이 국제사회에 도움을 요청하고 나섰다.
탈북민 이병림 씨는 2010년 중국에서 체포된 1993년생 아들 박철주 씨 사진을 들고나와 "아들은 한국에 먼저 온 엄마를 찾아서, 더 나은 세상에 오고 싶어서, 밤이면 전깃불을 보고 하루 세 끼를 먹을 수 있는 나라를 찾아 떠난 것이 죄가 되어 중국에서 붙잡혀 북송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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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중국이 최근 탈북민을 대규모로 강제 북송하고 추가 북송 우려도 끊이지 않는 가운데 강제 북송 피해자 가족들이 국제사회에 도움을 요청하고 나섰다.
국내 대북인권단체와 강제 북송 피해자 가족 등이 모여 결성한 '탈북민 강제 북송 비상대책위원회'는 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피해자 가족들이 증언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탈북민 이병림 씨는 2010년 중국에서 체포된 1993년생 아들 박철주 씨 사진을 들고나와 "아들은 한국에 먼저 온 엄마를 찾아서, 더 나은 세상에 오고 싶어서, 밤이면 전깃불을 보고 하루 세 끼를 먹을 수 있는 나라를 찾아 떠난 것이 죄가 되어 중국에서 붙잡혀 북송됐다"고 말했다.
그는 "아들은 조국 반역죄라는 혐의로 죄인 아닌 죄인, 정치범 아닌 정치범이 됐고 현재 어느 수용소에 있는지, 살아 있는지조차 모른다"며 "어미 가슴에는 돌덩이가 들어차 있다"고 흐느꼈다.
이어 "탈북자들이 겪는 불행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도와달라"며 "사랑하는 아들을 단 한 번만이라도 끌어안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한 번만 얼굴을 보고 죽을 수 있게끔 여러분이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탈북민 출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으로 비대위원장을 맡은 이한별 씨는 오빠 이세일 씨의 사진을 들고 와서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강제 북송이 중지될 수 있도록 침묵을 멈춰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오빠는 중국에서 군인들에게 체포됐을 때 '가족이 한국에 있어서 북송되면 죽게 되니 제발 북송하지 말아달라'고 애원했는데 중국은 그런 말까지 다 조서로 작성해서 북한에 넘겼다고 한다"고 중국의 비인도적 행위를 비판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탈북민 참가자는 "두 딸의 어머니인 제 아내는 그 힘든 북한에 살면서 파출소 문 앞에도 안 가본 여자"라며 "저와 딸이 있는 한국으로 오다가 그만 중국에서 붙잡혀 북송됐다. 중국은 더는 이런 일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대위는 오는 6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 7∼8일 워싱턴DC를 방문해 중국을 강제 북송의 책임자로 명시하는 내용의 대북 인권 결의안이 유엔총회 등에서 채택되도록 힘을 쏟을 계획이다.
비대위 사무총장을 맡은 김태훈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한변) 명예회장은 "나아가 중국의 유엔인권이사회 이사국 자격 박탈 운동을 벌이고, 내년 파리 올림픽에 중국의 참가 자격이 있는지 묻는 운동을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비대위 활동을 돕는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은 "중국 당국과의 '조용한 외교'라는 것은 이런 반인도적 문제를 전혀 해결할 수 없다"며 "이 문제를 최대한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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