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구역과 생활권 ‘일치’가 효율적[포럼]

2023. 11. 2.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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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 논란이 뜨겁다.

정치적 해프닝으로 끝날 수 있는 이번 사안의 여파가 의외로 큰 것은 서울대도시권의 급격한 성장 과정에서 담지 못했던 서울시의 행정구역 확대 필요성이 국제적인 메가시티 간 경쟁 구도 강화의 흐름 속에서 내재된 압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번 논란을 유효하게 풀어 나가려면 김포시만의 문제가 아니라, 좀 더 광역적인 차원에서 경제적 생활권으로 중첩된 서울시 인근 시들을 포함한 확대된 구도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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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

경기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 논란이 뜨겁다. 정치적인 구도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던진 창 하나가 일으키는 여파가 생각보다 크다. 맞서는 더불어민주당의 방패는 아직 그 모양새를 못 갖춘 듯하다. 어쨌든 이번 논란이 충분히 준비된 화두는 아닌 것 같다. 제시하는 여러 근거가 그리 매끈하지 못하다. 예를 들어, 김포시민의 85%가 서울로 출퇴근한다는 통계는 욕심이 앞선 걸러지지 못한 수치다. 서울의 자치구 시민도 85%가 서울로 출퇴근하지 않는다. 광명시나 하남시 같이 서울시와 연결성이 더 강한 곳이 있는데 ‘왜 하필 김포시부터’라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필자가 학부 수업인 ‘도시및부동산경제학’ 강의를 시작할 때 적잖은 시간을 할애하는 주제가, 행정구역상 도시와 실질적인 경제적 도시권의 차이에 따른 문제점이다. 행정구역 단위로 도시를 해석하면 도시 현상에 대한 이해가 왜곡된다. 대표적인 곳이 서울대도시권이다. 시민들의 생활권 중첩으로 만들어지는 경제적 공동체권역은 서울시를 넘어 새로 조성된 택지개발지구들이 징검다리가 되면서 성남·수원시 같은 전통적인 인근 도시들로 확대됐다. 그렇다고 서울대도시권이 경기도를 모두 포함하는 것도 아니다. 이번 논란의 빌미가 된 경기도의 ‘남도’ ‘북도’ 분도 논란도 실질적인 경제권역을 경기도라는 행정구역이 대변하지 못해서 생긴 것이다.

국제 통계에 인용되는 각국 주요 도시의 인구를 보면 서울대도시권이 서울시로 대표되는 관계로 해외의 경쟁 대도시들에 비해 순위가 낮다. 경쟁적인 대표도시들도 실질적인 도시권역을 100% 행정구역으로 담아내진 못하지만, 활동의 강도가 강하게 연결돼 있는 중심적인 권역을 포괄하면서 상당한 인구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도쿄도(都)는 1300만, 상하이시는 2500만 인구를 각각 담고 있다. 비수도권에서 부산·울산·경남의 행정구역 병합을 통한 메가시티화가 필요한 것 이상으로 국가적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서울대도시권의 메가시티화 전략이 요구된다.

실질적인 생활권이 연결된 대도시권에서 잘게 쪼개진 행정구역별로 독립적인 도시정책 및 도시 인프라가 추진되면 불합리한 현상들이 발생한다. 대표적으로, ‘지옥철’이라는 김포골드라인 문제도 서울로의 통근이 주류인 김포 신도시 주민들의 대중교통 연결을 서울시의 네트워크로 수용하지 못한 결과다. 행정구역상의 도시권과 경제적 생활권의 도시권역이 일치되면 여러 측면에서 효율성과 편의성이 얻어진다.

정치적 해프닝으로 끝날 수 있는 이번 사안의 여파가 의외로 큰 것은 서울대도시권의 급격한 성장 과정에서 담지 못했던 서울시의 행정구역 확대 필요성이 국제적인 메가시티 간 경쟁 구도 강화의 흐름 속에서 내재된 압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번 김포시 및 인접 시의 서울시 행정구역 편입 문제는 파이를 나누는 게임이 아니라 나눈 파이를 안 흘리고 얼마나 잘 먹느냐 하는 개별 도시권의 효율성 문제다. 그것까지 지역균형발전이란 모호한 잣대로 막아서는 건 편협한 간섭이다. 이번 논란을 유효하게 풀어 나가려면 김포시만의 문제가 아니라, 좀 더 광역적인 차원에서 경제적 생활권으로 중첩된 서울시 인근 시들을 포함한 확대된 구도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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