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이익 외면… 아직도 ‘정치투쟁’ 경쟁에 몰두하는 민노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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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민주노총 정치 방침의 최대 화두는 민족해방(NL) 계열이 주장하는 진보연합 정당이었으며, 또 다른 정파인 민중민주(PD) 계열은 'NL 패권주의'라고 비판하며 맞섰다.
2일 노동계에 따르면 민주노총은 지난 10월 27일부터 NL 계열의 양경수 후보(현 민주노총 위원장)와 PD 계열 박희은 후보 간의 위원장 선거전이 치러지고 있으며, 각각 '첫 연임 위원장'과 '첫 여성 위원장'에 도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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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L계열 양경수 - PD계열 박희은
노동자 현실적 문제는 못본 채
대립각 세우며 세력 결집 유도
젊은층 “이념싸움 40년 되풀이”
올해 민주노총 정치 방침의 최대 화두는 민족해방(NL) 계열이 주장하는 진보연합 정당이었으며, 또 다른 정파인 민중민주(PD) 계열은 ‘NL 패권주의’라고 비판하며 맞섰다. 노동계에선 이번 위원장 선거 또한 양측 간의 정치 대립 연장선으로 보고 있다. 젊은 노조원들 사이에선 ‘과거 유물’이 된 이념 투쟁을 40년 넘게 되풀이하는 것으로, 소외되는 노동자들의 현실을 보지 못하고 정치투쟁에 몰입한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2일 노동계에 따르면 민주노총은 지난 10월 27일부터 NL 계열의 양경수 후보(현 민주노총 위원장)와 PD 계열 박희은 후보 간의 위원장 선거전이 치러지고 있으며, 각각 ‘첫 연임 위원장’과 ‘첫 여성 위원장’에 도전하고 있다. 양 후보는 직전 위원장으로 인지도가 높아 우세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박 후보는 PD 현장파 내에서 ‘NL 패권’에 맞서기 위해 만들어진 ‘전국결집’ 소속으로, 양 후보와 대립각을 세우며 결집을 유도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2004년 선거 이후 11대 한상균 위원장을 제외하면 NL 성향의 국민파가 주류였다. 과거 선거에선 주로 PD 계열에서 복수 후보가 나오는 경우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한 명의 후보가 나왔다. 노동계 관계자는 “박 후보를 PD 단일 후보로 보기는 어렵지만, 한 명의 후보가 나오면서 NL과 PD 간의 대립각이 더 선명해졌다”고 평했다.
민주노총은 크게 PD 계열 현장파와 중앙파, NL 계열 국민파로 분류된다. PD와 NL은 1980년대 운동권에서 민중들의 빈곤한 이유가 어디에서 비롯됐는지를 두고 나뉘었다. NL은 한국을 미국의 식민지로 판단하고 ‘식민 모순’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PD는 재벌의 착취 문제를 언급하며 ‘계급 모순’ 타파를 주장한다. 노동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조합원 중 NL 계열 국민파가 55% 정도로 가장 많고 PD 계열 중앙파 35%, 현장파 15% 정도로 보고 있다. 국민파 내 최다 정파인 전국회의는 전국적인 조직을 갖고 있는데, 양 후보는 이 중 응집력이 강한 경기동부연합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파는 ‘현장에서의 변혁’을, 중앙파는 과거 이들을 이끌던 ‘문단심(문성현·단병호·심상정)’이 민주노총 중앙에서 활동했던 것에서 이름 붙여졌다.
민주노총 선거가 이념·정치투쟁에 집중되면서 노동계의 우려가 크다. 노동계 관계자는 “양측 모두 NL과 PD를 대표한다는 것 외에 소외된 노동자들을 위한 현실적인 해결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민주노총이 과거 이념에 치우쳐 현실과 괴리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민주노총이 윤석열 정부에서 투쟁 방침을 굳히면서 사회적 대화파의 목소리는 갈수록 줄어든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번 입후보 과정에서 사회적 대화파로 분류되며 출마가 예상됐던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막판 출마를 포기했다. 노동계에서는 사회적 대화를 강조하는 나 위원장이 이탈한 것을 두고 민주노총 내 대화파 입지가 좁아진 방증으로 보고 있다.
120만 조합원 가운데 투표권을 가진 약 101만 명이 직접 선출하는 민주노총 임원 선거는 위원장과 수석부위원장, 사무총장이 3인 1조를 이루는 ‘러닝메이트’ 형식으로 진행된다. 선거운동은 10월 27일부터 11월 20일까지이며, 선거는 11월 21∼27일까지 현장투표와 전자투표, 우편투표 방식으로 이뤄진다. 위원장의 임기는 내년 1월 1일부터 3년이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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