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반등세…기업환경 개선 급하다[포럼]

2023. 11. 2. 11:4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경기 반등의 기미가 보이는 지표들이 나왔다.

고금리·고물가에 위험수위에 이른 기업과 가계부채, 1000조 원이 넘는 국가채무 같은 국내 요인뿐 아니라 미·중 갈등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세계 경제의 불안정성 증대, 이스라엘·하마스 충돌에 따른 국제유가 불안 등이 경기 회복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우리의 성장동력이 쇠퇴하고 경제 성장이 둔화한 근본적인 이유는 기업 환경이 계속 악화했던 데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안재욱 경희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경기 반등의 기미가 보이는 지표들이 나왔다.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생산·소비·투자가 조금씩 증가했다. 8월보다 전체 산업생산지수와 소매판매액지수, 그리고 설비투자가 지난 8월보다 각각 1.1%, 0.2%, 8.7% 올랐다. 또, 산업통상자원부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10월 수출이 13개월 만에 전년 대비 5.1% 증가했고 무역수지가 5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희망적인 뉴스다. 그러나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단언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대내외 경제 악재가 겹겹이 쌓여 있기 때문이다. 고금리·고물가에 위험수위에 이른 기업과 가계부채, 1000조 원이 넘는 국가채무 같은 국내 요인뿐 아니라 미·중 갈등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세계 경제의 불안정성 증대, 이스라엘·하마스 충돌에 따른 국제유가 불안 등이 경기 회복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대내외적인 악재들보다 더 큰 문제는 계속 추락하는 성장동력이다. IMF의 10월 ‘세계경제전망’에 따르면 우리의 경제성장률은 ‘잃어버린 30년’을 겪은 일본의 성장률 전망치(2.0%)보다 낮은 1.4%다. 그렇게 되면 우리의 성장률은 외환위기 이후 25년 만에 일본에 역전당하게 된다. 게다가 OECD는 우리나라의 올해와 내년 잠재성장률이 1%대로 추락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우리의 성장동력이 쇠퇴하고 경제 성장이 둔화한 근본적인 이유는 기업 환경이 계속 악화했던 데 있다. 지난 수년 동안 정부는 기업의 활동을 옥죄고 위축시키는 조치를 해 왔다. 기업 규제 3법, 중대재해처벌법, 불법 노조 활동에 대한 정부의 방관적인 태도 등 친노조-반기업 정책이 기업의 투자와 혁신을 가로막았고, 기업들의 생산 중단과 해외 탈출을 초래했다. 그로 인해 경제가 활력을 잃고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성장동력은 기업의 자유로운 활동에서 나온다. 기업가는 기업을 세우고 기업을 통해 활동한다. 미래를 내다보고 기업을 통해 자기 아이디어와 새로운 사업을 실현하기 위해 인력을 고용하고 새로운 생산 기술을 찾아 사용하며 가치를 창출한다. 이때 가장 크게 고려되는 것이 기업 환경이다. 경제 성장에 기업 환경이 중요한 이유다. 따라서 성장동력 회복을 위해서는 기업 활동에 가해지는 수많은 규제와 과도한 노동자 보호 등으로 기업의 활동을 제한하는 규제를 완화 또는 철폐해 자유로운 기업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또, 근로소득세와 법인세를 낮추고 상속세를 폐지하거나 과감하게 내려야 한다. 그래야 경제가 활력을 찾아 성장동력을 회복해 경기가 살아나고 경제가 계속 성장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자유를 강조하는 윤석열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은 잘 잡았다. 중요한 것은 실행이다. 그런데 출범 1년6개월이 지나도록 이렇다 할 실제 결과가 나오지 않은 것은 문제다. 물론 거대 야당의 벽에 부닥쳐 국정 과제 법안들이 처리되지 않았지만, 민생의 어려움을 고려할 때 정책을 실행시키지 못한 정치력 부족은 비판받을 일이다. 야당 또한 민생을 정말 생각한다면 옳은 정책을 무조건 반대만 해선 안 된다. 지금 우리 경제는 매우 위태로운 상태다. 이대로 가면 서민의 삶은 갈수록 피폐해진다. 이제 정말 민생을 위해 정쟁을 멈추고 여야가 협력해 성장동력 회복에 힘쓸 때다.

안재욱 경희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