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마약 혐의' 이선균, 커리어 정점에서 맞은 최대 위기

김선우 기자 2023. 11. 2.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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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투약 혐의를 받고 있는 배우 이선균이 소환 예정인 28일 인천광역시 남동구 논현동 인천논현경찰서에 출석하고 있다. 김현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hyunwoo3@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커리어 정점을 달리던 배우 이선균이 배우 인생 최대 위기를 맞았다.

K콘텐트가 꽃길을 걷고 있는 시기에, 마약 혐의로 찬물을 끼얹은 사건들이 계속되고 있다. 유아인에 이어 이선균까지 입건되며 큰 충격을 안겼다.

두 사람으로 인해 멈춘 작품들만 해도 제작비가 1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작품에 참여한 수백여명의 배우, 스태프들 일정에 차질 생길수밖에 없고, 몇몇 조단역이나 스태프들의 경우 생계와도 직결된 문제다.

앞서 유아인의 "누구에게도 피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자기합리화의 잘못된 늪에 빠져 있었던 것 같다"는 발언이 공분을 샀던 것. 더구나 유아인과 이선균은 각각 칸영화제 무대를 밟을 정도로 글로벌 영향력 지녔던 배우들이기에 이들의 마약 혐의와 관련해 외신에서도 쓴소리가 이어졌다.

마약 투약 혐의를 받고 있는 배우 이선균이 28일 오후 인천광역시 남동구 논현동 인천논현경찰서에 출석하고 있다. 김현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hyunwoo3@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특히 이선균은 커리어 정점에서 맞은 최대 위기다. MBC '커피프린스 1호점', '파스타'로 스타덤에 오른 이선균은 그간 안방극장에서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영화 '끝까지 간다'로 충무로에서도 주목 받았고, 꾸준히 문을 두드린 끝에 2019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에 합류하며 세계적인 관심을 받게 됐다. 칸영화제, 오스카 시상식도 함께했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선보인 '킹메이커' 역시 이선균의 필모그래피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다. 애플TV 'Dr. 브레인'으로 OTT 시장도 도전했다. 시즌2가 거론되기도 했지만 이번 사건으로 인해 사실상 제작이 중단됐다.

올해는 이선균에게 더할나위 없는 한해였다. 드라마, 예능, 영화 세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올해를 SBS '법쩐'으로 시작한 이선균은 이후 지난 봄 tvN 예능 '아주 사적인 동남아'에 출연해 소탈한 모습을 보였다. 영화계에서의 커리어 하이는 더욱 유의미했다. 4월 개봉한 '킬링 로맨스'는 19만 관객에 그쳐 관객수는 부진하지만, 조나단으로 열연한 이선균의 연기 변신은 호평 받았다. 이선균 역시 작품에 대한 애정이 대단했다. 이후 '잠'과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 두 작품이 제76회 칸영화제 초청돼 '기생충' 이후 4년 만에 다시 칸 무대를 밟았다. 이번엔 아내와 자녀들도 함께할만큼 이선균에게 있어 잊지 못할 순간이었던 것.

제72회 칸영화제 무대를 밟은 영화 '기생충(봉준호 감독)'의 배우 최우식(왼쪽부터), 송강호, 이선균의 모습.
영화 '킬링 로맨스(이원석 감독)' 속 이선균(왼쪽부터)과 이하늬.
연이어 개봉한 '잠'은 큰 규모가 아님에도 147만 관객을 모았고,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 역시 후반작업 후 개봉을 준비중이었지만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 일찌감치 크랭크업한 '행복의 나라' 역시 마찬가지다. 시리즈물 '노 웨이 아웃'은 첫 촬영을 앞두고 마약 혐의가 불거져 자진 하차했다. 해당 역할에는 후임으로 조진웅이 거론되고 있다.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에 따르면 이선균이 마약을 투약했다고 추정되는 시기는 올해 1월부터다. 때문에 승승장구하던 시기에 맞은 이선균의 마약 리스크가 더욱 충격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물론 현재까지는 의혹일 뿐 혐의가 입증된 것은 아니지만 마약, 유흥업소 출입 의혹 등 이 같은 키워드만으로도 타격을 입기에 충분했다.

영화 '잠(유재선 감독)' 속 이선균.
김태곤, 김용화 감독과 배우 이선균, 주지훈, 김희원이 21일(현지시간) 자정 프랑스 칸 팔레 데 페스티발에서 열린 '제76회 칸 국제영화제'(Cannes Film Festival) 미드나잇 스크리닝 초청작인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칸(프랑스) 박세완 엔터뉴스팀 기자 park.sewa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배우 이선균, 정유미가 21일(현지시간) 오후 프랑스 칸 팔레 데 페스티발 영화진흥위원회 부스에서 열린 '제 76회 칸 국제영화제'(Cannes Film Festival) 비평가주간 초청작인 '잠' 국내 매체 인터뷰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칸(프랑스) 박세완 엔터뉴스팀 기자 park.sewa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대중 뿐 아니라 업계 역시 큰 충격에 빠졌다. 가까이서 이선균과 마주했던 이들 역시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 중론이다. 한 관계자는 "처음 L씨로 언급됐던 때만 해도 일말의 희망이 있었지만 이후 터지는 사건들에 사실상 차기작들은 개봉이 힘들지 않을까 싶다"며 "평소 업계에서도 좋은 이미지었기에 안타깝지만 당장 재기 가능성 역시 힘들다고 본다"고 예측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혐의 입증과 별개로 이미 이미지는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가뜩이나 코로나 팬데믹 이후 어려워진 충무로에서 영화 제작 편수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 가운데 스타들의 마약 리스크는 감당 불가하다. 조금 더 직업적 책임의식을 가져야 할 때"라고 꼬집었다.

이선균은 올해 초부터 유흥업소 실장 A씨의 서울 소재 자택에서 대마초 등 여러 종류의 마약을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달 28일 경찰에 첫 출석했고, 4일 오후 두 번째 소환 조사를 앞두고 있다.

김선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sunwoo@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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