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대 공포에 '퇴치법' 영상도 유행…전문가들 의견은?
생김새, 물렸을 때 증상, 퇴치법 등 게재
전문가들 "고온세탁·진공청소 효과 있어"
"특정 살충제엔 저항"…"일부 오일, 효과"
"확산 시 多 경험 전문 방역업체서 도움"
[서울=뉴시스] 이창환 기자 = 국내 여러 지역에서 빈대가 발견되면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에서는 관련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다. 단순히 빈대의 모습뿐만 아니라 직접 물리거나 퇴치법을 소개하는 등 다양한 영상이 올라온다.
앞서 지난달 인천 소재 사우나, 대구 계명대 기숙사에 이어 경기와 서울 지역 고시원 등에서 빈대 신고가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유튜브·틱톡 등 영상 플랫폼을 중심으로 빈대를 소재로 다룬 영상들도 잇따라 나오는 모습이다.
실제로 '빈대'를 검색하면 영국·프랑스 등 유럽 지역과 우리나라의 빈대 출몰 소식을 다룬 콘텐츠뿐만 아니라, 직접 생김새를 담거나 물렸을 때 증상·퇴치법 소개 등의 콘텐츠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일례로 이색 동물 유튜버 '다흑(구독자 약 92만2000명)'이 지난 10월11일 올린 '너무 역겹고 충격적이라 고민했습니다. 심각성이 보이나요 정말 조심해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은 전날 오후 기준 50만회에 육박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많은 관심을 받았다.
또 다른 유튜브 채널 '국가대표 쩔템(구독자 32만5000여명)'은 지난달 31일 빈대에 직접 물리고 어떤 증상이 나타나는지, 가정용 살충제로 잡을 수 있는지 등을 다룬 영상을 게재하기도 했다.
특히 그중에서도 빈대로 피해를 겪은 경험담 및 '빈대 퇴치법'을 소개하는 콘텐츠들이 가장 눈에 띈다.
우리나라도 빈대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되자 시청자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 빈대는 감염병을 매개하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자체 방역'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대체로 ▲고온 세탁 ▲스팀·진공청소기 ▲살충제 등이 빈대 퇴치법 영상에 주로 등장한다. 이외에도 규조토, 이센셜 오일 등도 퇴치에 도움이 된다는 영상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고온 세탁·진공청소기 등을 이용한 방제는 실제로 효과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정확한 성분, 계열의 살충제 또는 이센셜 오일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양영철 을지대 보건환경안전학과 교수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60도가 넘는 고온의 물로 세탁하면 빈대를 죽이는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진공청소기로 빨아들이는 것도 효과가 있다. 그러나 어린 자충을 놓칠 수도 있어 100% 방제가 이뤄졌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지금 (국내에 나타나는) 빈대는 유럽 등 외국에서 다 들어오고 있기 때문에 피레스로이드 계통에 대한 저항성이 이미 발달돼 있다"며 "내추럴 피레스린 성분이 포함된 에어로졸이 달린 살충제를 쓰는 방법 등을 병행해야 한다. (또) 디노테퓨란 같은 네오니코틴노이드계 살충제를 쓰면 아주 잘 죽는다"고 했다.
또 이센셜 오일의 효율성에 대해선 "유칼립투스나 계피 외에 다른 이센셜 오일은 별로 효과가 없다. (오일을 사용 시) 침대를 비닐로 밀봉해서 3일 정도 두면 된다"며 "규조토는 효과가 없다. 다른 유충이 안 생긴다는 얘기들이 있지만, 빈대를 잡는 데는 쓸 수 없다"고 덧붙였다.
침실뿐만이 아니라 실내 공간으로 빈대가 확산할 경우 한국방역협회로부터 추천을 받아 다수의 퇴치 경험이 있는 전문 방역업체를 이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부연하기도 했다.
장영진 벅스클린 대표도 "옷과 이불 등 패브릭 재질의 경우 50~60도에서 30분 이상 고온 세탁을 하면 빈대가 죽는다"며 "빈대가 틈을 좋아하고 새끼는 크기가 작고 하얀색이라 침대 프레임, 매트릭스 등을 진공청소기로 천천히 빨아들이는 게 좋다"고 보탰다.
그는 또 "(빈대 퇴치로) 알려진 오일 계열에는 시나몬, 제충국(국화 추출물)이 있다"며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외국 사례는 좀 있다"고 언급했다.
장 대표는 "전문가를 찾으시는 게 가장 좋다"면서도 "집에서 바로 취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으로는 가스 형태의 바퀴벌레약이 있다. 속효성이 있어 틈 같은 데 뿌려두면 빈대가 죽는다"고 전했다.
앞서 질병관리청이 지난달 25일 내놓은 '위생해충 분류군 정보집(빈대)'은 빈대 방제는 물리적 방제(스팀 고열, 진공 청소 등)와 화학적 방제(환경부 허가를 받은 살충제 등)를 병행해야 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아울러 빈대 예방 수칙으로는 '숙박업소 방문 시 빈대가 숨어있는 침대 매트리스, 머리판, 침구류 가구 등 틈새 확인하기' '방바닥 또는 침대에 짐 보관 지양' '여행 중 빈대 경험이 있는 경우 여행용품 철저히 소독' 등을 꼽았다.
한편 질병관리청은 10월31일 보건복지부 등 관계 부처 회의에서 공동·숙박시설 등에 대한 빈대 확산 예방 및 방제 관리를 강화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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