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R&D 예산 삭감은 지출 조정” 정당성 강조

유설희 기자 2023. 11. 2.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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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임 중 재정 R&D 예산은 늘려갈 것”
윤석열 대통령이 2일 대전시 유성구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글로벌 우수 신진 연구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이번에 이제 R&D(연구개발)에 대한 지출 조정을 했다”며 “재임 중에 재정 R&D 예산은 늘려갈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도 R&D 예산안 축소 논란이 이어지자 ‘지출 조정’이라고 반박하며 장기적으로는 예산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내년도 R&D 예산은 그대로 가는 대신 남은 임기 동안 늘리겠다며 비판 여론을 피해가려는 의도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에서 열린 ‘SBS D포럼’에서 공개된 인터뷰에서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계시는데 결론부터 얘기하면 제 재임 중에 재정 R&D 예산은 늘려갈 것이고, 많이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인터뷰는 윤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을 했던 지난 31일 사전 녹화됐다.

윤 대통령은 “2019년부터 3년 동안에 (R&D 예산이) 20조가 30조로 늘면서 우리가 성장 동력을 창출해내는 데 좀 미흡한 점이 많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예를 들어서 연구자들한테 똑같이 연 한 3000만원씩 나눠준다고 하면 한 달에 한 2~3백만원의 금액인데 이걸 가지고 무슨 연구를 하라고 하는 것 자체가 그건 결국은 어떤 수당 보조의 개념”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민간이 투자하기에는 너무 앞선 기술, 예를 들면 기초 원천 기술이라든가 아니면 우리나라 기업에서는 아직 몇 년 이내에 상용화하기 어려운 그런 아주 최첨단 기술 같은 경우에 그거를 그냥 놔둘 수는 없기 때문에 그런 데에 정부가 선제적으로 재정 투자를 하는 것이 재정 R&D”라며 “중소기업 같은 경우에 이제 중소기업은 자금 여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R&D 투자를 할 수 있는 그런 재정 여건이 안 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예산 삭감이 아닌 ‘조정’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그런 것을 저희가 이제 중심으로 해서, 이번에 이제 R&D에 대한 지출 조정을 했다”며 “그래서 전체적으로 한 10% 조금 못 되게 이렇게 (조정)했는데 앞으로 더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전체적으로 아마 사이즈(규모)가 좀 주니까 우리한테도 다 줄어드는 것이 아니냐 그런 우려가 많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번에 하여튼 처음으로 구조조정을 좀 했습니다마는 정말 필요한 분야에 대해서는 저희가 과감하게 투자를 할 것이다. 그래서 뭐 거기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 안 하셔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잇따라 과학기술인들을 만나며 달래기에 나섰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대전 유성구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열린 ‘대덕연구개발특구 50주년 미래비전 선포식’에 참석해 “최근 국가 R&D 예산을 앞으로 더 확대하기 위한 실태 파악 과정에서 내년 R&D 예산의 일부 항목이 지출 조정되었다”며 “연구 현장의 우려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앞으로 연구자들이 제대로 연구할 수 있도록 돈이 얼마가 들든지 국가가 적극 뒷받침할 것”이라며 “도전적 연구에 대해서는 성공과 실패가 따로 없는 만큼 실패를 문제 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이에 앞서 같은 곳에서 열린 ‘글로벌 우수 신진 연구자와의 대화’에 참석해 7명의 연구자들의 현장 목소리를 들었다. 윤 대통령은 “국가 R&D 예산은 무슨 수당처럼 공평하게 나눠주는 게 아니라 연구자들이 진짜 제대로 연구할 수 있는 곳에 지원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R&D 구조개혁은) 하루 이틀 만에 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실태조사를 하며 우선 바구니를 비우고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백민경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조교수, 윤영우 한국전자정보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 이민아 한국과학기술원 선임연구원, 김근수 연세대학교 물리학과 부교수, 신지호 화학연구원 선임연구원, 권경하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조교수, 차진웅 표준과학연구원 선임연구원, 최상목 경제수석, 조성경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이 참석했다.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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