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3구역 8300가구 대이동 시작
이주비만 2조7000억 추산
인근 지역 전·월세 문의 줄이어
“서울 한복판에 이런 땅이 놀고 있다고 하니 개발은 해야 되는데 어렵게 사는 사람들로선 나가라고 하니 어디로 갈지 막막하죠. 근처 재개발 구역에 집들도 매물이 없대요.”(한남3구역 거주민 70대 김모씨)
지난달 31일 찾은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2003년 한남뉴타운 조성 이후 20년 만에 이곳은 지난달 30일부터 주민 이주가 시작됐다. 구역 내 이주 대상은 관리처분계획인가 기준 총 8300여가구로 이 중 세입자가 6500여가구에 달한다. 이날도 이삿짐 트럭을 대문 앞에 주차해 이주를 준비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포착됐다.
사업시행자인 한남3구역 조합은 이주 준비를 위해 지난 9월부터 지난달 사이 조합원과 세입자 대상으로 이주 비용 신청을 사전 접수했고 내년 5월15일까지 자진 이주를 접수 받을 방침이다.
인근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이미 경제적 여유가 있는 집주인들은 일찌감치 이주를 시작한 곳도 있다. 이곳은 이주비만 종전감정평가액 5조4000억원 중 50%인 2조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대규모 이주가 시작되면서 이미 주변의 전·월세 매물은 동이 났다. 한남뉴타운 내 지역은 고사하고 용산구 후암동, 성동구 약수동 다세대주택 밀집 지역 등의 전·월세도 마찬가지다.
한 조합 관계자는 “이주 초창기지만 인근 매물이 부족해 이주를 어려워하는 분들이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한남역 인근 공인중개업소 대표 A씨는 “수요는 많은데 들어갈 집이 없으니 매물이 나오기만 하면 족족 나간다”며 “타 구역 사람들도 3구역이 이주하길 기다리고 공실로 놔둘 사람은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보광동 소재 공인중개업소 대표 B씨는 “3구역이 이주한다는 소식과 한남뉴타운을 비롯해 용산구 다세대주택 등에 세를 줄 물건이 없다는 소식에 상계동 등지에서도 손님을 소개해달라고 한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인근 재개발 구역의 임대차 가격은 크게 오르지 않은 수준이다. 수요가 많고 이주 초창기지만 문의가 이어짐에도 집 수리 상태가 좋지 않고 저소득층이 많은 지역 특성 상 임대료를 크게 올리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간혹 이주가 시작되자 집주인이 방 2개가 있는 50㎡ 후반대 빌라를 전세보증금 2억5000만원에서 3억원으로 호가를 올린 곳도 있다. 현재 29.7㎡ 기준 방의 보증금과 임대료는 보증금 500만원에 월 30만원 수준인데, 보증금이 1000만~2000만원가량으로 상승하고 있다.
이미 용산구 후암동과 성동구 약수동 다세대주택과 단독·다가구 주택이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한남뉴타운 거주민들의 이주 문의는 잇따르고 있다. 해방촌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이주 시기 전부터 한남3구역 내 주민들이 움직이고 있다”면서 “해방촌도 신축 건물이 들어섰고 이미 포화 상태기 때문에 방 2개 있는 빌라 전세의 경우 가격대가 연초에 비해 5000만~1억원 상승했다”고 전했다.
현장에서는 향후 집주인들이 이주를 시작하면 성동구나 주변 자치구에서도 구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임대차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주비 대출은 이달 16일부터 실시된다. 무주택자·1주택자의 경우 1차 이주비 대출에서 종전가치평가액의 50%를 받을 수 있는데, 금리가 4%대로 시중 금리보다 낮다. 한남동과 보광동 등의 지가가 높아 봄 이사철이 되면 인근 지역의 구축 아파트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함께 상가 거주자들의 인근 지역 이동으로 한남뉴타운 내 다른 구역의 상가 공실은 사라지고 있다. 지역 내 상인들이 ‘동네 장사’를 했기 때문에 타 지역으로 옮기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보광초등학교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3구역 상인들이 이주기간이 가까워 오면서 계약 기간 만료와 동시에 이슬람 사원에서 보광동 일대로 넘어왔다”며 “30㎡ 남짓 상가가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 200만원으로 비쌌던 공실 상가가 채워졌다”고 전했다.
다만, 많아진 임차 수요 대비 공급 물량이 부족할 수 있지만, 전셋값 상승에 큰 영향은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 부동산 업계 전문가는 “부족한 공급으로 인근 전세 가격이 상승한다면 수요자들은 더 저렴한 외곽을 찾을 것”이라며 “재개발은 아파트 재건축과 달리 가구마다 평형대와 구조가 다르다. 한남3구역은 서민 중에서도 경제적으로 열악한 주민들이 많이 살아 인근 전셋값을 올리기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준태 기자
Lets_wi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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