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유방암 환자 20% 서울로…수술 30일 기다려야

강민성 2023. 11. 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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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에서 유방암 진단을 받은 환자 10명 중 2명이 서울의 대형병원을 찾고, 이런 '환자 쏠림'의 영향으로 대형병원의 수술 대기 시간이 30일 가까이 길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실제로 정 교수팀이 같은 기간 유방암으로 새롭게 진단받은 13만3514명을 별도로 분석한 결과, 서울에 사는 환자가 서울의 병원에서 수술 치료를 받는 데까지 걸리는 평균 대기시간(2017년 기준)은 16일이었지만, 서울 외 대도시와 대도시 외 지역에서 서울행을 택한 그룹의 평균 대기시간은 각각 27일, 24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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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고속철도 수서역 앞 버스정류장에서 상경 뒤 서울 강남 일대 대형 종합병원 진료를 받으려는 환자 등 이용객들이 병원 셔틀버스를 기다리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지방에서 유방암 진단을 받은 환자 10명 중 2명이 서울의 대형병원을 찾고, 이런 '환자 쏠림'의 영향으로 대형병원의 수술 대기 시간이 30일 가까이 길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아산병원 유방외과 정일용 교수 연구팀은 대한외과학회지(Annals of Surgical Treatment and Research)에 발표한 논문에서 2010∼2017년 유방암 진단을 받은 15만709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지방(서울 외 지역)에 살면서 서울서 치료받은 비율이 2010년 14.2%에서 2017년 19.8%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유방암은 국내 여성 암 발병률 1위 질환으로, 최근 들어 연간 약 3만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유방암 진단 환자의 지역별 서울행 비율(2017년 기준)은 경북이 43.8%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제주(42.1%), 충북(41.1%) 등의 순이었다. 이들 지역만 보면 유방암 환자 10명 중 4명 이상이 서울에서 첫 진료를 받은 셈이다.

반면 대구(11.7%), 인천(12.4%), 부산(12.8%) 등은 서울행 비율이 비교적 낮은 편에 속했다. 대도시 외 지역의 유방암 환자 중에는 23.6%가 서울에서 치료받았다.

연구팀은 유방암 진단 환자가 서울의 대형병원 진료를 선택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40세 미만의 환자 나이'(2.13배), '대도시 외 지역에서 진단받은 경우'(1.77배) 등을 꼽았다. 정일용 교수는 "지방 유방암 환자의 서울행으로 서울과 비서울 지역의 연간 수술 빈도 및 대기시간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차이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정 교수팀이 같은 기간 유방암으로 새롭게 진단받은 13만3514명을 별도로 분석한 결과, 서울에 사는 환자가 서울의 병원에서 수술 치료를 받는 데까지 걸리는 평균 대기시간(2017년 기준)은 16일이었지만, 서울 외 대도시와 대도시 외 지역에서 서울행을 택한 그룹의 평균 대기시간은 각각 27일, 24일로 집계됐다.

이는 유방암 환자가 거주하는 지역을 벗어나 서울에서 진료받은 경우 치료까지 최장 10여일 이상이 더 걸리는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연구팀은 서울의 주요 대형병원에서 유방암 수술을 받는 경우 치료가 30일 이상 지연될 위험이 대도시 외 지역에서 수술받은 환자보다 6.2배 높아지는 것으로 추산했다.

정 교수는 "교통 접근성이 향상되면서 유방암 치료를 위해 서울을 찾는 환자들이 증가함에 따라 서울의 대형병원들조차 늘어나는 치료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여력이 부족해져 진료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요즘은 (분석 시점보다) 이런 환자 쏠림이 더욱 심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유방암 환자 증가 추세에 따른 전반적인 대기시간의 증가는 현재 의료 체계 내에서 주목해서 봐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정부가 암 치료의 지역적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2004년부터 12개 대학병원을 지역암센터로 지정하는 지역암센터 지원사업을 시작했다"며 "하지만 이런 재정적 지원에도 불구하고 치료를 위해 서울을 찾는 유방암 환자는 계속 증가하고 있는 만큼, 효율적인 의료자원 배분을 위한 장기적인 계획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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