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하연의 여의도 돋보기] 글로벌 시장 악재가 호재로?
<글쓴이주>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고 했나요. 어렵고 딱딱한 증시·시황 얘기는 잠시 접어두고 '그래서 왜?'하고 궁금했던 부분에 돋보기를 들이대고 하나씩 설명해드리겠습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2회 연속 동결한 가운데 시장에서는 벌써부터 금리인상 종료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1일(현지시간) 연준은 만장일치로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하고 성명을 통해 "가계와 기업의 더 긴축된 금융 및 신용 환경은 경제 활동, 고용, 인플레이션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더 높아진 장기 국채 수익률로 인해 최근 몇 달간 금융환경이 크게 긴축됐다"면서도 금리 인하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라고 선을 그었습니다만 시장은 '금융 긴축' 관련 발언에 주목해 비둘기파적(통화완화 선호)으로 해석하면서 환호했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1월 FOMC 이후 12월 금리동결 확률 전망은 80.2%로 전일(68.9%)보다 높아졌고, 내년 6월 금리인하 전망은 40.4%로 전일(35.6%)보다 상승했습니다. 올해 더 이상 추가 금리인상을 하지 않고 내년 상반기 즈음엔 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 셈이죠.
연준 위원들의 분위기도 달라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난 9월 FOMC 의사록에서는 대다수 연준 위원들이 추가 1회 금리인상 필요성을 시사하고 일부 위원들만이 추가 금리인상에 대해 신중론에 나섰던 반면, 10월 들어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한때 5%대에 진입함에 따라 연준 내부에서도 추가 인상 필요성이 낮아졌다는 인식이 확산 중이라는 겁니다.
주요 선진국 통화정책에서도 금리인상이 마무리 될 수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견고한 미국경제와 달리 세계경제는 내년 상반기 경기둔화 우려가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죠.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악화에 따른 유가 급등 시나리오를 제외할 경우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도 점진적으로 둔화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외에도 증권가에서는 금리동결, 즉 금리인상 종료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모습입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11월 FOMC 이후 추가 금리인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줄어들면서 금융시장의 시선은 금리동결에 무게를 두고 있으며 내년 6월 금리 인하 전망도 소폭 높이는 모습"이라는 평가를 내놨습니다. 금융시장에서 아직 금리 인하 기대가 확산된 것은 아니지만 이번 회의 이후 그 가능성을 염두에 두기 시작했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연준의 금리 인상은 지난 7월 회의를 마지막으로 마무리됐다고 보며 적어도 내년 상반기 중반까지는 금리 동결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습니다.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연준은 금리 동결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향후 발표될 경제지표는 금리 동결을 지지할 가능성이 높지만, 금리 인하를 자극할 만큼 경기 및 물가 둔화가 나타나기도 어렵다"며 신중한 전망을 내놨고요.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궁금해지는 것이 국내 주식시장에 미칠 여파입니다. 금리는 투자심리와 위험자산 선호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통상 고금리 환경은 기업과 투자자들의 차입 비용을 높이고 유동성을 낮추기 때문에 주식시장에는 부담을 줍니다.
하지만 금리가 더 이상 오르지 않고 오히려 내년 상반기께 인하를 시작한다면, 국내 증시에도호재로 작용할 수 있겠죠. 이미 이날 오전 11시 기준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2%, 3% 이상 급등하고 있습니다.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렇게 전망했습니다. "그동안 악재만을 반영해왔던 증시는 향후 호재에 민감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FOMC를 계기로 '배드 이즈 굿'(Bad IS Good) 국면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최근 투자심리를 짓눌렀던 미국 채권금리가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연준의 통화정책 경로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주식시장의 반등 시도로 이어질 수 있단 건데요. 잠깐, '악재가 곧 호재'라는 건 무엇을 의미할까요? 경기 침체를 알리는 '나쁜' 신호가 오히려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론'에 힘을 실어줄 것이란 시장의 기대감을 말합니다.
최근 조정을 겪은 코스피가 '딥밸류'(deep value), 즉 초저평가 구간에 위치해 있는 만큼 작은 변화나 호재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겠습니다. 다만 여전히 금리는 높고, 경기침체 우려도 잔존하고 있으니 단지 많이 빠졌다는 이유만으로 중소형주나 코스닥 중심의 무리한 투자는 금물입니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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