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금오도 아내 사망' 사건 남편에 보험금 12억원 지급해야"

핵심요약

형사재판서 살인 고의 아닌 과실치사 결론…"보험사, 지급의무 있어"
1심, 살인 고의 인정해 패소 판결…2심, 살인 고의 부정해 승소 판결
대법 "2심 판단에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 없어"…남편 승소 확정

지난 2018년 전라남도 여수시 금오도에서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가 살인 고의에 대해 무죄가 확정된 남편이 12억원에 달하는 보험금을 받게 됐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2일 A씨가 보험사 3곳을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다만 원심 판결에 지연손해금 기산점 판단과 관련해 법리 오해가 있다며 파기자판했다. 파기자판은 대법원이 사건을 하급심으로 돌려보내지 않고 스스로 다시 판결하는 것이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보험사고의 우연성과 증명책임, 보험수익자의 고의에 관한 법리오해나 판례 위반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다만 "보험사 측 주장이 2심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1심에서 받아들여진 이상 (보험사 측) 주장은 타당한 근거가 있다"며 "2심이 A씨의 청구를 모두 받아들이더라도 원심 판결 선고일까지는 지연손해금 이율을 적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보험사 측이 내야 할 지연손해금은 2심 판결이 내려진 날 이후부터 계산돼야 옳다는 취지다.

앞서 A씨는 2018년 12월 31일 금오도의 한 선착장에서 아내가 탄 승용차를 밀어 바다에 빠뜨려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선착장 경사로에서 자신의 승용차를 추락 방지용 나간에 부딪힌 후 이를 확인한다며 차에서 내린 뒤 아내가 탄 승용차를 추락시켜 숨지게 했다는 혐의다.

검찰은 사건 직전 A씨가 아내에게 여러 보험상품을 가입시켰고, 그를 살해한 뒤 사망보험금을 타내기 위해서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의심했다. 반면 A씨는 우발적 사고라고 주장했다.

A씨에 대한 형사사건에서 1심 재판부는 A씨의 혐의를 인정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살인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고 과실치사 혐의를 인정해 금고 3년을 선고했다.

이에 대법원은 지난 2020년 9월 살인이 아닌 과실사고로 최종 결론을 내리고 금고형을 그대로 확정했다.

이후 A씨는 보험사들을 상대로 12억원 상당의 아내 사망보험금을 지급하라는 취지의 민사소송을 냈다.

이에 1심 재판부는 형사재판 결론에 민사재판이 구속되지 않는다며 고의에 의한 살인죄가 인정된다며 보험금 청구 소송을 패소 판결했다.

하지만 2심은 "A씨가 고의로 사고를 일으켰다는 보험사들의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원심을 뒤집고 승소 판결했다.

이에 대법원은 2심 판단이 옳다며 그대로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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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승모 기자 cnc@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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