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北, 러시아에 대남 타격용 SRBM도 수출한 정황”

노석조 기자 2023. 11. 2.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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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서 노획한 서방 무기도 요구
북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발사 장면. /조선중앙통신

북한이 러시아에 대남 타격용 무기 중 하나인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수출한 정황을 군이 포착한 것으로 2일 알려졌다. 122mm 방사포탄과 152mm 포탄뿐 아니라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 대상이자 전술핵 탄두 탑재가 가능한 탄도미사일을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 넘겼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러시아에 우크라이나에서 노획한 서방 무기를 달라고도 요구했다고 한다. 미국, 영국, 독일 등 서방 무기는 한국군 무기 체계와도 유사한 점이 있기 때문에 노획 무기를 분해하면 한국군 무기 관련 정보도 얻을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군 관계자는 이날 “현재까지 북한 나진항을 통해 러시아로 보낸 컨테이너는 총 2000여 개로 추산되며, 여기에 122mm 방사포탄을 적재했다고 가정하면 20만 발 이상, 152mm 포탄으로 가정하면 100만 발 이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현재 식별된 컨테이너는 길이 6m, 폭 2.5m 규모의 소형”이라며 “만약 소총탄이 실렸다면 컨테이너 1개에만 40만 발이 넘게 담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 이전부터 양국 간 군사협력 방안이 상당 부분 합의가 됐다는 방증하는 것”이라고 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했다는 정황은 작년 중순부터 식별되기 시작했으며,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 직전인 올해 8월부터 러·북 간 해상을 이용한 무기 거래가 보다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정황이 식별되고 있다”며 “한미가 긴밀한 공조 하에 집중 추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군 관계자는 또 “지난 8∼9월 주1회 북러간 선박이 운항하는 정황이 식별됐다면 10월 이후로는 3∼4일 간격으로 서너 척이 오갈 정도로 운항 주기가 단축됐다”며 “북한 컨테이너가 식별되는 장소는 전방과 나진, 평양 인근 등 북한 내륙을 포함한 전 지역”이라고 말했다.

군은 SRBM 불법 거래 정황도 포착했다. 그는 “신뢰할 만한 첩보에 의하면 북한이 열차 컨테이너나 선박 등을 통해 SRBM을 건넨 정황이 여러 방식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북한이 포탄뿐 아니라 탄도미사일을 러시아에 넘긴 정황이 알려진 것은 처음이다. 북한은 지난해 수십차례에 걸쳐 동해와 서해상으로 탄도미사일 발사 실험을 했다. 북한은 회피 기동이 가능한 KN-23 등 신형 탄도미사일을 개발해 그간 여러 차례에 걸쳐 시험 발사했다.

북한은 이 같은 특히 단거리탄도미사일 등에 총알 갈아키우듯 쉽게 탑재 가능하도록 표준화한 전술핵 탄두 ‘화산 31형’을 개발했다고 올초 공개하기도 했다.

2022년 4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북부 외곽 도시인 부차에서 우크라이나군 병사들이 파괴된 러시아군 탱크와 장갑차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북한은 무기 지원 대가로 러시아로부터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가 노획한 서방 무기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방 무기는 한국군 무기와 유사한 점이 있어 서방 무기를 분석하면 한구군 무기 기술 관련 정보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군은 이 밖에도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위성기술 지원, 핵 관련 기술이전 및 협력, 전투기 또는 관련 부품 지원, 방공시스템 지원, 등을 꼽았다.

북한 김정은이 지난 9월 13일(현지시각)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 로켓 조립 격납고에서 푸틴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군 관계자는 “정권의 안정을 도모하고 올겨울을 나기 위해 식량과 유류 등을 우선 지원받고 향후 군사기술 이전과 재래식 전력 현대화 지원, 연합훈련 등을 추가로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러시아와 북한의 무기 거래 등 군사협력은 유엔 안보리 결의의 명백한 위반이며 세계 및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행위이므로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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